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 ③사물인터넷(IoT) 편

[뉴스워커_신지영 기자] 2014년 2월, 미국의 유명한 통신 및 네트워크 전문 기업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전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4’ 기조연설에서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며, 인류 생활 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명적인 일이다.”

▲ 글 싣는 순서

그로부터 1년 후, 사물인터넷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의 독보적인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사물인터넷 4대 구성 요소인 반도체 칩과 센서,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CES 참가 기업 4곳 가운데 한 곳 이상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웠을 정도다. 사물인터넷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우리 생활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까.

◆ 물체 스스로 교감하며 행동하는 세상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은 ‘모든 사물이 인간의 구체적인 개입이나 지시 없이 부착된 센서를 통해 상호 교류하여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하는 인터넷 연결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미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사물 인터넷과 유사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이미 보편화된 하이패스 시스템, 자동차 원격 시동 및 블루투스 통화 등 각종 무선 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사물에 센서를 부착하고 센서가 읽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주고받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사물 인터넷의 개념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사람이 조작하고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시켜 사물과 사물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즉 기존의 유선통신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이나 모바일 인터넷보다 진화된 단계로, 센서가 달린 사물들이 거대한 네트워크 연결망을 통해 상호 간에 알아서 정보를 주고 받아 처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래픽_진우현 기자(사진출처_LG디스플레이,makewith.co,solarvps.com 일부 이미지 합성)

◆ 4차 산업혁명…물체 그 자체가 인터넷

구글의 에릭 슈미트(Eric Schmit) 회장은 201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인터넷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 자율 자동차나 스마트 홈, 스마트 빌딩 등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서로 소통하게 되므로, 굳이 인터넷이 따로 있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인터넷은 공기처럼, 혹은 원래 사물이 갖는 특성처럼 당연해진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터넷만 있어서는 안 된다. 센서와 네트워크 기술,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3D프린팅 등의 다양한 기반 기술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으로 빅데이터를 얻고, 그것을 클라우드(cloud)에 저장해,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흐름을 보여 준다.

▷빅데이터=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Alibaba)의 마윈(馬雲) 회장은 앞으로 데이터 기술(Data Technology)이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데이터를 ‘21세기 원유’라고 보았다.

사물인터넷의 바탕이 되는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그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 주기도 짧고, 형태도 수치 뿐만 아니라 문자와 영상 자료를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의미한다. 이러한 빅데이터는 IT와 스마트혁명 시기를 맞아 혁신과 경쟁력 강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요한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개인의 다양한 정보들을 취합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KT는 소비자 개인 맞춤형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 ‘쇼닥’을 통해 연령, 성별, 지역별, 시간대별 쇼핑 특성, 최근의 관심도까지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며, 카카오는 ‘멜론’ 빅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의 감상 패턴, 선호 취향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비즈니스에 활용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에서는 휴대전화 이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심야에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 중심으로 심야 버스 노선을 결정하는 등 개인 뿐만 아니라 공공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이미지출처_solarvps.com

▷클라우드=클라우드는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자원을 물리적으로 설치하지 않고 네트워크에 접속해 그때그때 이용하는 서비스로, 사물인터넷의 기반이 된다. 빅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량의 저장 인프라가 필요한데, 기존의 하드 디스크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물리적 한계를 클라우드가 해결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학교, 금융기관, 병원 등에서 서버가 사라지고 클라우드로 바뀌고 있다. 창업 벤처는 아예 처음부터 클라우드를 기본 인프라로 사용함으로써 비용이 줄고 효율적인 창업이 가능하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일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smart work)’는 클라우드가 없었더라면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 사물인터넷의 활용과 전망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의 상호 발전과 더불어 사물인터넷은 우리 주변의 여러 사물들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앞서가는 분야는 ‘스마트 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정 내의 전등, 플러그, 스위치와 같은 사물을 연결하는 것을 기본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 계획, 교통,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센서를 탑재한 디바이스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제는 ‘스마트 시티’가 사물인터넷의 새로운 분야로 주목되고 있다. 도로에 센서를 부착한 디바이스를 설치하여 교통량을 통제하고 신호를 제어하는 등, 도시의 스마트화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통신 장비 업체 시스코(Cisco)의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기계, 통신 장비, 단말 등)이 2013년에 약 100억 개에서 2020년에 약 500억 개로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그 자료는 2020년에는 사물인터넷 인프라가 급격히 확대되어, 모든 개체(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 등)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은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으로 그 연결 범위를 확대하여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는 핵심 구성체가 될 전망이다.

◆ 사물인터넷 기술…한국은?

한국도 인터넷 기업, 통신 기업 등은 물론이고, 제조업, 중소기업들도 사물인터넷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통신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 홈과 스마트 시티 등을 통해 사물인터넷을 새로운 기회로 발전시킬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신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가 하면, 전용망 기반의 서비스를 출시하고,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물론 유통 플랫폼으로까지 사물인터넷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주요 통신3사의 움직임을 통해 한국 내 사물인터넷 기술을 분석해 본다.

 

▷ SK텔레콤 = IoT 전용망인 ‘로라’를 활용해 자녀 및 반려동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키코’, 충격 감지 센서 통해 차량 정보를 알리는 ‘스마트톡톡’, ‘IoT 블랙박스’ 등의 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가전기기 제조업체 65여개사와 협업해 홈 IoT 연동제품 70여개 이상을 선뵈며, 스마트홈 생태계의 조성과 확산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피스텔 전문 건설사인 우성건영과 음성인식 AI 기기 ‘누구’, IoT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IoT 적용 대상도 확대하고 있다. 5월 말 분양을 시작하는 하남 미사강변도시 ‘우성르보아파크Ⅱ’ 480세대를 시작으로 각종 스마트홈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도입하는데, 그간 주로 대형 건설사와 손을 잡아온 SK텔레콤은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오피스텔과 같은 소형주택에서도 영역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KT = 대구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 모델하우스에 지능형 영상 보안 서비스 ‘기가아이즈’를 시범 적용하고 향후 스마트 아파트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3분기 출시 예정인 기가아이즈는 담벼락, 건물 옥상 등 보안 취약 구역 침입자를 CCTV로 자동 탐지해 관제센터에 알려준다. 불법 주차 감시와 IoT 센서 연동을 통한 화재·소리 감지도 가능하다.

인천광역시 송도의 복합쇼핑몰 ‘트리플 스트리트’에 스마트빌딩 구축 사업을 벌인다. IoT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건물 통합관제, 스마트 주차관리스템, 긴급 비상벨 솔루션 등을 구축한다.

 

▷ LG유플러스 = 올해 말부터 소형가전 생산업체인 신일산업이 생산하는 가전제품에 가정용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신일산업의 모든 제품은 LG유플러스의 홈IoT 플랫폼인 'IoT@home' 앱과 연동되며, 오는 연말 겨울가전부터 IoT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6월부터는 경기도 고양시에 사물인터넷에 기반한 쓰레기 수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도시가스기업 삼천리와 손잡고 가스배관 시스템에도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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