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윤리] 금융권 성과주의의 폐해…묻지마 투자를 권유하는 이유
[기업윤리] 금융권 성과주의의 폐해…묻지마 투자를 권유하는 이유
  • 김지훈 기자
  • 승인 2017.06.12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워커_김지훈 기자의 금융 훑어보기]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상품을 판매할 때는 물론 판매하려는 상품의 이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자하려는 투자자 자산의 안전과 투자자에 대한 이해도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성과주의에 목을 매어, 본사로부터 지침이 내려오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되면, 각 지점마다 할당치가 배분되고, 그러한 할당치를 채워야 직원 각 개인의 인사고과나 성과급 등 상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객이 우선되기 보다는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 그래픽_진우현 기자

고객이 평생에 걸쳐 모은 소중한 자산을, 금융투자업자가 한 순간의 성과치를 달성하기 위해, 또는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받게 되는 일정부분의 수수료 때문에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상대적으로 정보의 양이 부족한 고객을 보호하고 금융투자업을 건전하게 육성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법률’을 지난 2009년부터 시행했고, 법 제46조1 적합성의 원칙, 제46조2 적정성의 원칙, 제47조 설명의무를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제46조(적합성, 적정성의 원칙) 기본적인 내용으로는 투자자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투자자인지, 일반투자자인지 명확히 구분을 해야 한다.

일반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하기 전에 일반투자자의 정량적, 정성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투자자의 확인을 받아 투자하여야 하며, 이러한 확인은 서명, 전자서명, 기명날인, 녹취 등 그밖에 방법으로 유지관리 해야 하며, 금융투자업자는 투자권유 하기 전에 투자에 대하여 상황이나 성향이 맞지 않는 경우 일반투자자에게 투자권유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제47조 설명의무로서는, 투자 권유하는 상품에 대하여 일반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 하며, 투자자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에 대하여, 거짓, 불성실, 왜곡, 누락 등을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자료: 국가정보법령정보센터-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이러한 법을 지키지 아니하면, ‘불완전판매로’ 원칙적으로 금융투자회사는 고객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손해와 관련된 입증책임을 금융투자회사에게 두어 투자자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9일 한 신문이 보도한, ‘브라질채권 불법판매 압박’과 관련한 내용을 보면, 해당 증권사의 브라질채권 불법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는 회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데에 따른 성과 압박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주요 골자는, 올해 11월 20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3년 임기가 끝나, 12월 연임 결정문제가 남아 있어, 그 동안에 리스크를 가진 비우량채권을 본사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판매를 했다는 것이다.

KB증권관계자에 따르면 지역단위 영업조직들에서 브라질 채권에 대한 실적 목표치를 부여하였고, 이 회사의 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지역본부에서 영업점 단위로 브라질 채권 판매목표 할당치를 배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채권’의 경우, A등급의 우량채권이 아닌, 투기등급의 비우량채권으로 분류되며, 신흥국채권이어서 10만기물의 국채 표면금리가 연10%대에 이르지만, 그 만큼 가격변동위험이 있으며, 또한 헤알화 가치와도 연동이 되어, 환율위험 또한 같이 존재하게 된다.

▲ 2007년10월15일 설정 이후, 2008년과 2009년~2011년 기준가를 넘은 경우를 빼고는 몇 번의 급락과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이어와 기준가 1,000원에서 현재 765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6년 바닥권에서의 최근 1년 수익률 보면 +11%로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판매를 하고 있는 중이다. 2017년 6월 10일 現 브라질 대통령 미셰우 테메르는 2014년 불법 대선자금 수수혐의로 재판을 무죄 판결을 내려 큰 고비를 넘겼지만, 현재 부패혐의로 탄핵 퇴진 요구 압박이 거세 앞으로의 정국이 요동칠 상황이다.

이러한 채권의 경우는 신흥국 특성상, 정치적 불안이 발생하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는 바로 주가에 영향을 주어, 해당국가 화폐가치를 떨어뜨리게 되며, 이는 해당화폐로 매입한 국채의 가격 또한 떨어지게 되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리스크를 인지하고, 앞으로의 정세를 파악해, 먼저 영업점에 찾아와 브라질채권을 사겠다고 하는 고객이 몇 명이 있었을까 하는 점이 의문점으로 남는다.

대부분 투자자의 성향이나 상황을 기반으로 하기 보다는 금융투자업자의 상황이나 실적압박에 의해, 고객에게 좋은 투자상품이 있다고 상품소개를 하며, 판매를 유도하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KB증권의 경우도, 브라질채권상품을 한번 판매할 때마다 떨어지는 수수료가 높으니까, 수수료수익을 높여, 회사의 전체적인 수익에도 기여를 하고, 이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좋은 수치로 바꿀 수 있으며, 이는 회장연임 회의에서, 좋은 연임 구실을 제공할 수가 있어, 일단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들 대다수는 알고는 있다. 고객의 안정적인 자산증식을 도와주면,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이 지속적으로 추가 되고, 기존 고객들은 추가금액을 납입해, 금융투자회사의 질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는 것을. 이는 고객과 회사 모두 Win-Win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금융투자회사는 물론 직원들도 일단 자신들의 안위만을 위한 근시안적인 수수료장사를 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다시 한 번 금융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상황이 되었다. 앞으로가 중요하지만 그 기대치는 높지 않아 보인다는 게 금융권이 더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상대에 대한 비방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