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팀장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팀장

[뉴스워커_남북정세] 이번 설에도 이산가족들은 애끓는 명절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최근 최우선적으로 이산가족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이산가족들의 만남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이인영 장관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이산가족 단체장들과 차담회를 갖고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인륜의 문제로서, 천륜의 문제로서 어떤 정책적 고려 없이 최우선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올해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아서 한반도 평화의 길, 이산가족들의 만남의 길을 다시 열 수 있는 계기를 꼭 만들어내고자 다짐한다”며 “남북관계의 멈춤, 중단이 반복돼서 이로 인해서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 진전이 더딘 것 또한 사실이다. 이산가족이 다시 만나는 길, 고향으로 가는 길을 열어내야만 하는 통일부 장관으로서 더없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인영 “지금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남북 40가족 만날 준비 돼”


이 장관은 “지금이라도 남북이 마음만 먹으면 전국 13개 장소에서 화상상봉을 할 수 있고, 화상상봉장을 통해서 하루에 남과 북의 40 가족이 만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며 “화상상봉에서 먼저 시작해서 코로나가 진정되는 대로 남북이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에, 꽤 규모 있는 이산가족 만남의 자리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산가족들은 매년 명절 마다 파주 임진각에서 망향경모제를 개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많은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임진각 망배단에 가지 못하더라도 북녘 정취를 느끼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도록 온라인 망향경모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영찬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차담회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제재 완화와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교착 상태는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고령의 이산가족에게는 더 이상 시간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봉행사뿐만 아니라 생사 확인, 서신 교환, 화상 통화 등 기본적인 관계 복원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며 “국가 전체가 나서야 하는 과제임을 설명하고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명절 때마다 북한을 향해 이산가족들의 만남이라도 이어가자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이 불가피하자 화상 상봉이라도 서두르자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측은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얽혀있는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산가족 교류 역시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北, 국경 봉쇄 해제 조치 내릴까…김정은 ‘대외경제’ 언급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대외경제 사업을 언급하면서, 조만간 닫혀있던 북한 국경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 2일 차 회의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대외경제 부문에서 국가 경제를 보호하고 자립성을 강화하는 견지에서 작성된 혁신적이며 합리적인 방안들을 실행”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1월 말 이후 국경을 봉쇄하면서 무역·관광 등 대외경제 부문에서 교류를 전면 중단해왔다. 이로 인해 북중무역 규모는 상당히 감소했다. 지난해 북중 무역 총액은 전년도 총액보다 80.7% 감소했다.

북한의 국경 해제 움직임은 아직까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초 개최한 제8차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서도 대외경제 활성화와 관광사업 재개 등을 언급하며 방안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도 지난 8일 러시아 매체인 인테르팍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국경을 넘어가는 물품의 안전한 배송을 위해 대형 소독장이 건설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교역을 위해 (북한) 국경의 일부가 개방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