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지금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약 1년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리설주는 1년여간 잠행하면서 신변과 관련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어 왔다.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인 16일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관람했다.
신문은 김정은 부부가 나란히 앉아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총비서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극장 관람석에 나오자 전체 참가자들은 최대의 경의를 드리며 우렁찬 만세의 환호를 터쳐올렸다”고 보도했다.
리설주는 지난해 1월 25일 삼지연 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한 이후 모습을 감춰왔다. 당시 설 명절 기념공연은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전 당 부장과 관람했었다.
각종 ‘설’ 불식 시키기 위해 등장했나?…김정은과 다정한 모습 공개
리설주는 기념공연 이후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 등 주요행사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피해 원산 체류 가능성, 임신설, 불화설 등 다양한 추측들이 제기됐다.
하지만 신문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리설주와 김 위원장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붙어 앉아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공연의 관람객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자리에 착석한 모습이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근처에서 마스크도 없이 방역에 성공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리설주의 잠행과 관련한 질문에 “특이동향은 없다”며 “아이들과 잘 놀고 있고 코로나19 등 방역 문제 때문에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추론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리설주가 잠적한 시점이 코로나19 확산 시기과 맞물려 있는 것을 볼 때, 리설주의 공개활동재개는 북한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각종 소문들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불화설이 제기되는 등 각종 추측이 지속되자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 위원장의 신변에도 아무런 변동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앞서 지난달 12일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리설주가 과거 백두산을 등정한 기록영화가 방송된 점을 들며 리설주의 위상에는 변화가 없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북한 당국도 ‘긴장’ 높이는 듯
‘노마스크’로 공개 활동에 나선 김정은 위원장 부부의 방역 과시와는 달리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하면서 경계심을 높이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17일 ‘비상방역진지를 더욱 철통같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코로나19 방역에 더욱 완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전원회의를 통해 “비상방역사업의 완벽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한 과업들 중 1순위”라고 언급한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보다 엄격하고 철저하며 모든 정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초긴장 상태를 변함없이 견지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우리의 첫째가는 적은 안일과 해이라고 지적하며 대중적인 방역 분위기를 계속 고조하기 위한 정치사업, 사상교양사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자국 내에서 단 한명도 없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16일 북한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원전기술을 해킹으로 탈취하려 시도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매일 평균 사이버 공격 시도가 158만건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며 “지방자치단체 행정망 침투를 통한 주차관리업체 시스템 해킹, 첨단기술 및 금전 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해킹 메일, 기업 협박 랜섬웨어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주요인사 100여명에게 해킹 메일이 유포된 것도 있다”며 “(해킹 시도들의 발신지가) 중국·러시아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북한”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