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원인을 과학적이며 객관적으로 밝혀야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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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보고서, 월성 원전 배관 등에서 삼중수소 누설 지적


[뉴스워커_이슈] 2020년 6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발간한 ‘월성 3호기 제17차 정기검사 보고서’의 340P~343P에 있는 ‘11. 11 구조물 검사’ 항목에서 월성 발전소의 삼중수소(계통수) 누출이 지적되어 있다.

보고서에서는 “주요 구조물 하부지하수(영구지하수처리시설) 및 지하관정 지하수에 대한 방사능 분석 결과에 대해 사업자는 발전소의 계통수가 누설되어 주변 지하수와 희석되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때 방사능 분석 결과는 “삼중수소 농도: Turbine Building 배수조 #8 최대 2.28E07 Bq/㎥, SFB 하부지하수 최대 2.34E06 Bq/㎥ 등”으로 제시된다.

즉 사업자는 방사능 분석결과 삼중수소 농도가 높게 나오는 이유를 발전소의 삼중수소(계통수)가 누설되어 주변 지하수에 혼합된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현재 측정되고 있는 월성 2발전소 부지 지하수 삼중수소 농도가 2010년 12월 월성 1발전소의 백그라운드 농도보다 100배~1만 배 정도까지 높아졌다며 주의를 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가 계통누설 개소의 확인 및 조치를 위해 일부 계통수 누설이 확인된 지하매설배관 교체 등의 조치를 이행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지난 20년 6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월성 3호기 제17차 정기검사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월성 발전소의 삼중수소 누출이 있다는 지적을 보고 한 바 있다. <이미지출처_제17차 정기검사 보고서 P342>

이는 사업자가 삼중수소의 누설을 확인했으며 그에 대한 원인으로 지하매설배관 등을 지목하는 동시에 배관을 교체하여 대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사업자의 대응이 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환경으로의 계통수 누설을 가능한 감소시키기 위하여 4E07 Bq/㎥의 계통수가 누설되어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포함한 모든 절차서의 적절성에 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즉 보고서는 4E07 Bq/㎥ 기준을 넘지 않는다고 하여 계통수 누설을 가능한 감소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보고서는 결론 부분에 사업자에게 “환경으로의 계통수 누설을 가능한 감소(누설 문제점에 대한 명확한 인식 및 가능한 즉각적인 후속조치 수행)시키기 위한 조속한 보완을 요구했다.”는 내용으로 매듭지었다.


월성 3호기 가압기 배수밸브 오조작에 의한 냉각재 누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2018년 6월 11일에 월성 3호기에서 원자로 냉각재 계통 냉각 및 감압을 수행하던 중 닫혀있던 가압기 배수밸브 (3332-V14)를 수동 개방하여 냉각재 누설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고장, 사고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배수밸브 오개방으로 인해 약 4078kg의 원자로 냉각재가 원자로건물 내부로 누설되었는데, 이 중 약 3819kg이 회수되었고 원자로건물 외부로는 약 259.1kg이 배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외부로 배출된 중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양은 Bq로 연간 배출한도의 0.055% 수준에 해당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한도를 초과하는 양의 삼중수소가 배출된 것은 아니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원전 외부로 누설한 사실까지 부정하기는 어렵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인적오류 예방기법 적용 미흡과 밸브 명패 관리 미흡 그리고 주요 밸브에 대한 잠금장치 관리 미흡으로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해 기기 명패를 포함한 관리지침 개정과 함께 현장운전원에 대한 교육과 2인 1조 규정을 보완하는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월성 3호기서 71만Bq/L 검출된 원인 등 과학적이며 구체적으로 밝혀야


최근 월성 3호기의 지하에서 71만 3000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등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71만 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2019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규제기관에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수원이 고농도의 삼중수소를 검출하자마자 규제기관에 알리고 1년이 넘게 장시간 모니터링 한 것은, 아무리 원전 지하라지만 71만 Bq/L가 검출된 것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성 3호기 제17차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원전의 지하매설배관에서 삼중수소가 누설되는 등의 비정상적인 상황 아래서도, 터빈 빌딩 배수조 #8에서 최대 2만 2800 Bq/L가 SFB 하부지하수에서 최대 2340 Bq/L가 검출되는 등 71만 Bq/L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2011년에 발간한 ‘월성원자력 환경관리센터 부지주변 방사선환경조사 보고서’에 언급된 삼중수소 농도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보고서는 월성원전 부지 근처의 공기 중 삼중수소 농도를 0.184~3.00 Bq/㎥으로 제시하는데 이를 Bq/L로 환산하면 0.000184~0.003Bq/L로 자연에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즉 아무런 근거도 없이 71만 Bq/L의 삼중수소가 자연에서 생성된 삼중수소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

결국 원전 내부에서 냉각재와 감속재로 사용되는 중수의 핵반응으로 대부분의 삼중수소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우 고농도인 71만 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는 것은 앞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보고서에서 지적된 배관에서의 누설 혹은 관리자의 실수로 인한 누설 등을 의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만 구체적 조사 없이 단정적인 결론을 내는 것 또한 과학적이며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지난 2월 16일 나온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공식입장처럼 71만 Bq/L에 이르는 삼중수소가 검출된 원인을 과학적이며 객관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으며, 지하수 흐름 등을 조사하여 부지 외부 환경으로의 방출 여부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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