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의 금리인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下)

[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미국현지시각으로 지난 6월 14일 재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0.25% 올려 1.00%~1.25%가 되었고, 연내 자산축소 계획도 공개했다. 또한 이번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의 점진적인 성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 경제가 이전과 같은 수준의 2%대의 성장률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미국경제의 자신감과 경제지표 호조를 비춰봤을 때 시장에서는 올해 한 차례 더 추가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6월 2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미국의 비농업부문 5월 실업률을 4.3%라고 밝히며, 미국 실업률은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실업률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이번 금리를 0.25% 인상해 1.00%p~1.25%로 현재 국내 금리와 비슷해졌고 올해 한 차례 더 인상을 하게 되면 현재 우리나라 금리 1.25%p보다 높아지는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나 자본유출이 발생 하게 되어 국내에서는 이미 긴장을 하고 있다.<그래픽_진우현 기자>

◆ 금리인상 가능성에, 환율 상승, 코스피, 코스닥 하락

이번 6월 14일 금리인상 결정 이전인 6월 12일에는 이미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국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오른 1,127.3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3.82P (1.00%) 내린 2357.87로 마감, 사흘 만에 하락반전 했다. 코스닥은 9.29p (1.38%) 하락한 664.86 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코스피, 코스닥 양 지수가 내린 가운데, 은행업종이 미국의 기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KB금융(+0.72%), 우리은행(+2.09%), 기업은행(+1.1%), 하나금융지주 (+2.58%), 신한지주(+0.8%) 상승을 나타낸 것이다.

▲ 미국 비농업부문 실업률 추이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

◆ 국내 시중은행의 수익성 개선

금융감독원에서 내놓은 자료(그래프 참조)를 보면 수년간 미국의 금리 하락으로 인해 국내 시중은행의 NIM(Net interest Margin, 순이자 마진) 또한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국내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순이자마진 마진이란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는 은행 이자부문 수익성 지표로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며, 만약 이 비율이 마이너스라면 은행이 예금을 받아 대출을 많이 할수록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국민은행은 2012년 2.17%에서 1.91%→1.81%→1.61%, 2016년 말 1.58%를 나타냈으며, 농협 1.81%를 제외한 일반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나타냈다. 그 다음 신한은행이 2012년 1.99%에서 2016년 말 1.49%, 우리은행은 2012년 가장 높은 2.34%를 나타냈다가 2016년 1.40%로 하락했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 1.39%로 조사됐다. 이처럼 모든 시중은행이 2012년 2%이상에서 현재 1.8%~1.5% 순으로 5년 사이 은행의 NIM은 감소 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그 동안의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정책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NIM이 지난 5년간 악화됐지만,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으로 국내 시중 은행의 NIM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이 그 동안의 예대마진 수익이 감소하자, 비 이자수익 부분에서 생존활로를 찾으려 많이 노력을 해왔는데, 이제 앞으로는 은행 본연의 영업수익인 예대마진의 수익성이 높아져 은행으로서는 미국 금리인상이 반가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기대감으로 6월 12일 코스피, 코스닥이 하락 마감하였음에도 은행업종이 전반적인 상승을 하게 된 것이다.

◆ 한국은행의 카드는?

하지만 미 FOMC가 미국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국내와 비슷한 수준의 금리가 만들어지게 돼 이제 더 이상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금리 동결카드만을 꺼낼 수는 없게 된 상황에 놓이게 됐다.

6월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이 확실시 예상됨에 따라,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시사 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2017년 들어 수출증가 등 경기회복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의 정책 금리인상 지속으로 국내 금리 상승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 긴축’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주열 총재는 다만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점과 조정 폭은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 국내 5대 시중은행 명목순이자마진 NIM 변동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문제는 한국의 가계부채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하면 은행의 수익성이 높아지게 되지만 문제는 가계부채다. 이미 국내 가계부채는 136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고객에게서 받는 이자가 높아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의 인상은 고스란히 대출을 갚아나가는 가구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가계대출의 부담이 가중되면 이자내기도 버거운 한계가구의 수가 급증하게 될 것이다.

현재 가계대출의 절반이 주택담보대출로 이미 최고 연 금리는 5%대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미국 금리상승으로 인한 국내 금리인상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이자 부담이 가중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계대출이자 중에서 저신용자의 경우, 높은 금리는 물론 변동금리를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 앞으로의 조금한 금리인상에도 큰 부담을 받게 될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연간 이자부담이 42만원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이고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이 40% 이상인 '한계가구'의 연간 이자상환 부담은 83만원씩 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가계의 부담이 클 것으로 나타났다.

◆ 가계부채 문제는 경기침체까지 우려까지

가계부채가구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상환부담이 증가할 경우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이를 채무상환에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되며,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연결되지 못해 소비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소비부진이 일어나게 되면, 영세한 기업들은 줄도산이 예고되며, 이러한 경제상황은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에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가계부채를 해결하지 못하고 부실이 현실화 될수록 소비가 크게 침체돼 전체적인 경제상황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현재 미국과 금리수준이 비슷해진 이 시점에서, 국내 금리를 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국내에 들어온 외국자본의 유출이 걱정되고, 또 국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가계부채의 부담 가중으로 전체적으로 국내 경기가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앞으로 한국은행이 어떠한 결정을 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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