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사망사고와 안전 불감증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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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장 사망사고...


지난 16일, 동국제강(장세주 회장, 장세욱 대표) 부산공장 원자재 제품창고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크레인으로 들어 올린 6.3t 무게의 철강 코일 포장지를 해체하는 것은 50대 직원 A씨의 일이었다. A씨는 작업 중 움직인 코일 사이에 끼었다. 비상 사이렌을 들은 동료가 A씨를 발견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지난 18일, 김연극 동국제강 사장은 절대로 발생하지 말아야 할 사고가 발생한 데에 참담하고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또한, 안전 대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말과 함께 직접 부산공장 원자재 창고의 사고 현장을 방문, 점검했다.


동국제강의 사망사고...


김 사장의 사과에 앞서, 동국제강에서는 그동안 많은 사망사고가 있었다. 지난 1월에는 포항공장에서 50대 식자재 납품업자가 화물 승강기에 끼어 사망했고, 지난해인 2020년 1월에도 부산공장에서 유압기를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이 기계에 끼어 숨졌다. 2019년에는 인천 제강소의 창고형 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추락,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이어지는 사고로 문제를 인지한 동국제강은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환경 안전 부문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지난 18일 환경 안전 투자 규모 확대 논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틀 전인 16일,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책임과 노력...


지난 18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노동대변인은 논평에서 동국제강의 사망사고를 언급했다. 관계 당국의 철저한 수사,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 감독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그에 더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동안 ‘끼임사고’가 제조업 중대 재해 사망사고의 30% 이상을 차지함을 알렸다.

이 끼임사고의 경우 작업 형태 및 시설 개선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있다. 업계 특성상 발생하는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 빈도는 사업주의 책임과 노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철강 코일을 움직이는 작업을 2인 1조가 아닌 혼자서 진행한 부분을 짚으며, ‘회사 관계자는 해당 작업의 2인 1조 의무화 규정이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유독 한 회사에서 사고가 잇따르는 것에는 사측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안전불감증...


동국제강이 아니더라도 당장 포털 사이트에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를 검색하기만 하면 수많은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키워드로 국내에, 최근까지 꾸준히 그렇게 많은 사례가 있다는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사고 발생 확률 자체가 높지 않다. 그러니 고용주라면 그에 들이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싶을 거고, 이는 관리/감독의 소홀로 이어진다.

‘‘겨우 코일 포장지 벗기는 일’에 두 명이나 필요할 일인가. 한 명이면 충분히 할 수 있고, 다른 한 명은 그 시간에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상부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리면, 자신의 목숨과 직접 관계된 일이라 하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노동자의 입장이다. ‘일어날지 아닐지 모르는 사고’보다 ‘당장 내가 일할 곳’이 필요할 테니까.

고용주는, 설사 노동자에게 안전불감증이 있더라도 관련 규정을 만들어 ‘안전을 강제’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의 정반대로 행동한 바람에, 결과는 보이는 것과 같다.

적어도 타인의 목숨이 닿아 있는 일을 지휘할 사람이 안전불감증이어선 안된다. 이미 잃은 수많은 생을 대가로, 그들은 이 사실을 깨달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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