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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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유엔의 공공인프라 분야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금강산 개별관광 등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을 촉구하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장관의 이같은 계획들이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성과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인영 장관은 지난 21일 오전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웨비나 ‘코리아비전 대화 시리즈’에 참석해 “인도주의 문제는 북한의 정권이나 핵 개발 과정과는 철저히 다른 것”이라며 “인도주의 문제는 대북 제재 대상에서 주저 없이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이날 “미국의 민주당 정부도 인도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제재 문제를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남북 철도·도로 협력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보건의료협력과 민생협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면, 지금은 유엔이 제재를 적용하고 있는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 정도는 제재를 풀어주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국제사회, 제재의 시각 유연하게 바꿨으면”


특히 이 장관은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해선 “국제사회가 제재의 시각을 유연하게 바꿨으면 좋겠다.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적 방문 형태를 띤다면 인도주의에 부합하기도 하고, 제재 대상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일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금강산에 대한 개별 방문부터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과의 음악, 영화 등 문화 교류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이 장관은 문화적 교류도 적극 찬성한다면서 “문화와 방송이 공유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의도가 없다는 걸 오랜 기간 인식시킨다면 북쪽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의 이같은 발언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수립 과정에 있어서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한국의 의견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꾸준한 대북 정책의 필요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까지도 미국이 강경한 대북제재 고수 의견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행정부가 어느 정도 수준의 인도주의적 제재 해제 검토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주의적 분야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지만, 미국이 어디까지를 ‘인도적’으로 한정할지는 알 수 없다. 넓은 범위에서의 분야로 본다면 이 장관이 언급한 철도·도로 등 개발협력 분야도 포함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금강산 관광 문제나 기타 개발 협력 분야의 사안들은 북한의 호응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통일부 “대북제재 틀에서 금강산 관광 추진 노력 할 것”


이와 관련, 통일부는 22일 대북제재 틀 안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미 남북이 합의한 대로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이 사업들을 재개하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며 “그렇게 해 나갈 수 있도록 남북합의, 국제사회와의 협력, 공감대 확보 등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대북제재에 대해선 “기본적으로는 대북제재의 틀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런 사업들이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면 금강산 관광이라고 하더라도 관광이 진행되는 방식에 따라서는 현재의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제재의 영역이 아닌 방법을 통해서도 관광을 추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다”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서도 현재 제재의 틀이 있고 그 제재의 틀에 적용되지 않는 방식 또는 이것을 유연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앞으로 검토를 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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