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ATM이 줄고 있다. 최근 길거리에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은 잘 안보여, 급히 현금이 필요할 때는 눈에 잘 띄는 편의점에 들어가 비싼 수수료를 내며 현금을 찾은 경험을 한번쯤 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예전보다 은행의 자동화기기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과 핀테크의 영향으로 대부분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거래가 많아지자, 은행들은 점포수와 직원수를 줄이며, 몸집 줄이고 경제적 효율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람이 줄어드는 대신, 자동화기기의 수는 계속 유지되거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ATM기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왜 은행은 자동화기기도 계속 축소하는 것일까.

▲ 자료에 의하면, 국민은행 2012년대비 2016년 말 자동화기기수는 12,111대에서 10,410대로 -14%, 신한은행은 8,715대에서 7,643대로 -12%, 우리은행은 -7.5%, 농협은행은 7,614대에서 6,921대로 -9.2%, 하나은행은 2015년 4,874대에서 2016년 4,624대로 -5%로의 감소폭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가장 큰 5년사이 10%이상의 감소폭을 나타내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그래픽_진우현 기자>

◆ 지급결제수단의 변화

지난 2016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급결제조사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지급수단별(건수기준) 이용비중으로는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66.4%, 현금 26%, 기타 7.6% 순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주요국 현금 지급수단 이용 비중을 살펴보았을 때, 호주 47%, 캐나다 44%, 독일 79%, 네덜란드 57%, 미국 26%로 주요국 중 현금사용 비중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가입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더 현금 이용의 비중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은행의 입장에서는 굳이 한 곳당 수천만 원들 들여가며, 새로운 자동화기기를 구입하지 않으며, 또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동화기기의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아 은행의 점포, 직원수 축소와 함께 자동화기기 또한 축소하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 지급수단 이용비중(건수기준)의 국제비교 / 자료: 한국은행 지급결제조사자료 2016

◆ 금융의 트렌드 변화, 금융소외 계층 발생 가능.

한국은행은 4월 20일부터 동전제조비용 절감 등을 위해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남은 잔돈을 선불카드에 충전 받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있으며, 또한 최근에는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도 뜨겁게 일고 있다.

이처럼, 금융부문의 기술혁신이 이미 생활 곳곳에 발생되고 있고, 기술혁신이 나타날수록, 모든 거래가 전자화되어 앞으로 동전과 현금이 점차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의 자료에 의하면 2008년부터 2017년 올해까지 65세 이상의 고령층 비율은 한해도 빠짐없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며, 고령층이 이처럼 높아지는 추세에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의 경우, 점차 은행 점포도 찾기 어렵고, ATM기기도 보이지 않아, 금융거래의 어려움을 느끼기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7년 6월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중은행장 금융협의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새로운 금융 트렌드는 고령층이 적응하기 어려운 변화”라며 우리사회에 당면한 고령화 사회를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였지만, 오히려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금융소외 계층을 양산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s냈고, 디지털기술의 발전이 계층 간 격차를 확대하지 않도록 각 은행장들에게 배려와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 자료: 국가통계포털_고령인구비율(2016)

현재 일고 있는 금융산업에서의 기술혁신 바람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거대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떤 계층은 금융에 더 쉬운 접근이 가능해 질 것이고, 또 어떤 계층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소외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국내의 각 은행들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떠한 방식으로 금융소외 계층을 끌어안고 새로운 금융산업을 이끌어 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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