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민낯]① 미스터피자 편 ‘대한민국은 갑질 천하’
[갑질의 민낯]① 미스터피자 편 ‘대한민국은 갑질 천하’
  • 김다예 기자
  • 승인 2017.06.26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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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다예 기자]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의 다수는 양극화와 그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낳은 결과들이다. 특히 불평등의 극단으로 치달은 갑을관계에서 갑의 탐욕과 횡포 때문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안타까운 생명이 이미 여럿이다. 이에 <뉴스워커>는 경제적 불평등과 부조리를 넘어서 서민의 목숨마저 위협하고 있는 대기업의 ‘갑질’ 논란을 집중 조명하고 해당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봄으로써,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상생해법을 모색하는 ‘갑의 횡포,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가맹점주에 대한 본사의 갑질로 스스로 목숨까지 끊어야 했던 갑질의 민낯 ‘미스터피자’ 편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자살 사건 일지, 사진 MPK 정우현 회장 <정리_김다예 기자>

◆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갑질’하다 압수수색까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가 서울 방배동 미스터피자 가맹본부 본사와 관계사 2곳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미스터피자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됐다. 압수수색이 진행된 다음날인 22일에는 MP그룹 정우현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정 회장의 건물 경비원 폭행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올해 3월 한 탈퇴 가맹점주가 본사의 보복 영업을 탓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갑의 횡포’를 일삼아온 민낯이 드러났다.

현재 검찰은 정 회장이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 자신의 친인척이 소유한 중간납품업체를 인위적으로 끼워 넣어 수익을 챙기도록 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를 수사 중이며, 탈퇴 가맹점 인근에 지점을 내 보복 영업을 한 의혹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또한 미스터피자가 탈퇴 점주들에게는 재료를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 회장이 가맹점주가 낸 광고비로 자서전을 제작해 강매했다는 점주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할 지 검토 중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정조준한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은 미스터피자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 미스터피자 ‘갑질’의 역사…정우현 회장 50대 경비원 황당 폭행

미스터피자가 ‘갑질 기업’이라는 오명을 갖게 된 때는 작년부터 시작됐다. 2016년 4월, MP그룹(당시 MPK그룹) 정우현 회장은 자신이 아직 나가지 않았는데 건물의 문을 잠갔다는 이유로 건물 경비원인 50대 황 모 씨를 폭행해 경찰에 입건됐다.

당시 건물 문을 잠근 것에 대한 사과를 하기 위해 정 회장이 있는 식당으로 온 황 씨를 정 회장이 폭행하는 장면은 고스란히 식당 CCTV에 찍혔고,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강해운 부장검사)는 황 씨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정 회장을 벌금 2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후 정 회장은 황 씨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도를 넘은 ‘갑질 폭행’은 당시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고 미스터피자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져갔다. 여기에 정 회장의 이름으로 미스터피자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이 9줄의 부실한 내용으로 진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오너리스크로 폭탄을 맞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줄줄이 폐업하는 위기를 맞아야만 했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인한 폐업 가맹점주는 6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 방배동 MP그룹 본사 앞에서 “정 회장을 대신해 가맹점주들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며 시민들에게 호소했지만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미스터피자는 이후 피자업계 인지도가 3위에서 7위로 떨어지는 수모을 안아야만 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미스터피자의 탈퇴 가맹점주 이 모 씨가 본사의 보복 영업을 탓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씨는 2015년 2월 9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미스터피자 본사가 가맹점 매출의 4%를 광고비로 받아가고 있지만, 최근 3년간 광고횟수가 줄면서 가맹점 매출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본사로부터 ‘가맹본부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에 3월부터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때부터 본사와의 갖은 소송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가맹해지 통보를 받은 후 이씨는 같은 처지에 있는 30명의 가맹점주들과 함께 ‘피자연합’이라는 협동조합을 설립했는데, 이에 미스터피자는 피자연합 협동조합 매장 이천점과 동인천점 인근에 직영점을 내고 타 매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가격 할인 행사를 지속했다. 조합 이사장을 맡았던 이씨는 결국 지난 3월 그가 10년간 몸담았던 매장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주위에서는 이 이사장이 그동안 미스터피자 측의 각종 소송과 상식에 어긋난 행위들로 인해 심리적으로 힘들어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서 미스터피자 측은 “보복 영업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해당 상권이 좁아 벌어진 일이고 탈퇴 점주의 자살은 회사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21일 미스터피자 본사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네티즌들은 “경비원 때릴 때부터 알아봤다”, “김상조위원장님의 힘이 발휘되어야 할 때”, “이런 기업이 망해야 정상”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 더 이상의 안타까운 죽음 없도록 ‘을’ 보호해야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에 대한 부당한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맹점들은 본사의 부당한 갑질에 신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너의 개인적 문제로 인한 매출 급락의 손해까지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만 한다.

그러나 정치권과 공정위를 비롯한 규제당국의 개선 의지는 고통 받는 ‘을’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본사의 보복 영업으로 인해 가맹점주가 목숨까지 끊는 일이 발생했지만 지난 3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에는 보복금지 조치가 빠졌다.

또한 현행법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 간의 협의를 통해 상생협약을 체결하더라도, 가맹본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규정이 없다. 현행법에서는 상생협약 체결에 대한 인센티브만 있고, 가맹본부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지키지 않아도 제재하거나 이행을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다. 더구나 협상의 당사자인 가맹점주들은 본사와 개별적으로 협상할 협상력도 없다. 미스터피자 역시 2015년에 이미 본사와 가맹점주협의회 간 상생협약을 체결했지만 본사가 이를 외면하면서 상생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더 큰 문제는 본사 오너의 일탈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를 위한 법적 보호장치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통과된 가맹사업법 내에 ‘징벌적 손해배상’이라는 내용이 있지만 오너 개인의 일탈로 인한 피해는 해당되지 않는다. 미스터피자 역시 정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으로 가맹점들의 매출이 급락하고 폐업 점포가 속출하는 등 가맹점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이 감당해야할 몫이 되었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기약 없는 싸움을 지속해온 ‘을’들은 하루하루가 힘겹다. 정치권과 규제당국의 적극적인 논의와 신속한 조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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