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을 바라보며

일본 후꾸시마 원전사태가 발생한지 10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일본은 인지하지 못한채 안전만을 주장하며, 그 처리 또한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모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일본을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터저나오고 있다. 원전은 안전을 유지한다면 편리하지만 그것이 넘어섰을때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일본 후꾸시마 원전사태가 발생한지 10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일본은 인지하지 못한채 안전만을 주장하며, 그 처리 또한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모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일본을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터저나오고 있다. 원전은 안전을 유지한다면 편리하지만 그것이 넘어섰을때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52경 베크렐 수준의 방사성 물질 누출 추정


지난 3월 4일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2011년 3월에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기체상의 물질을 제외하고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약 52경 베크렐(경은 1조의 1만 배, 10의 16제곱)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캐논 글로벌 전략 연구소’의 의견을 인용하며 2011년 3월 11일부터 3월 21일까지 합계 8회 정도의 방사성 물질의 대규모 확산과 토양 오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폭발이 있었던 3월 12일 당일에는 바람 방향이 바다 쪽으로 형성되었으며 비가 내리지 않아 방사성 물질의 낙하가 비교적 적었다.

하지만 3월 14일 밤부터는 후쿠시마 원전의 북서쪽 방향을 중심으로 일본의 ‘관동’과 ‘동북’ 지역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구역에서 방사성 물질의 낙하가 증가했다.

게다가 3월 15일과 16일에는 원전 2호기와 3호기의 격납고 손상에 의해 방사성 물질 누출양이 증가한 상황에서 비까지 내렸기 때문에 많은 방사성 물질이 낙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원전 사고 후 상당한 양의 방사성 물질이 후쿠시마 인근 숲에 낙하한 것으로 분석되며 아직 충분한 제염(오염제거) 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된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의 ‘산림종합연구소’는 사고 직후 숲에 낙하한 세슘의 75% 정도가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부착되어 있었지만, 이후 비에 씻기는 등의 이유로 상당한 양의 세슘이 낙엽이나 토양에 스며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 현’의 조사를 인용하여 숲의 평균 방사선량이 방사성 물질의 붕괴 등으로 인해 2011년 8월 기준 시간당 0.91 μ㏜(마이크로 시버트)에서 2020년 3월에는 시간당 0.2 μ㏜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방사성 물질의 붕괴로 인해 숲의 방사선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세슘-137의 경우 반감기가 30년에 이르기 때문에 현재의 방사선량 감소 속도가 유지될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게다가 시간당 0.2 μ㏜의 방사선량을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0.2 X 24 X 365 = 1752 μ㏜ = 1.752 mSv(밀리 시버트)가 되는데, 이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권고하는 일반인 연간 허용 방사선량인 1 mSv를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사고가 일어나기 전인 2010년 ‘사이타마 현’에서 측정된 평균 방사선량 수치인 시간당 0.06 μ㏜과 비교하면 시간당 0.2 μ㏜의 방사선량은 높은 수준이므로 1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원전 사고의 영향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 내부에 치명적인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다는 중간보고서


지난 1월 26일 일본의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건물 상단에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으며, 이 사실은 향후 폐로 작업과 안전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조사팀은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상단 부분의 오염도가 높았다고 지적했다.

1호기의 경우 ‘차폐마개(쉴드 플러그)’의 정상부 커버의 하면과 중간 커버의 상면 사이에서 0.1~0.2PBq(페타 베크렐)의 세슘-137이 검출됐는데, ‘PBq’는 10의 15 제곱 Bq를 의미하므로 0.1~0.2PBq는 100~200조 Bq로 환산할 수 있다.

2호기의 경우 방사선량률이 높은 등의 한계가 있어 조사팀은 2018년 11월에 도쿄전력이 간접적인 방법으로 측정한 결과를 분석하여 차폐마개 부분에 70PBq 즉 7경 Bq 수준의 세슘-137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측정기에 대한 정보 등이 추가적으로 제공되어 이를 반영한 결과 20~40PBq 즉 2~4경 Bq의 세슘-137이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이 변경됐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이를 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량으로 환산했을 때 시간당 10 Sv(시버트)를 초과하는 수준이므로, 사람이 이 정도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1시간 내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호기의 경우도 30 PBq 즉 3경 Bq 정도의 세슘-137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2호기의 사정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2~3호기의 차폐마개에 대량의 세슘-137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때 차폐마개가 원전 사고 후 방사성 물질 중 일부를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막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같은 분석에 대해 차폐마개가 대량의 세슘-137을 외부환경으로 유출시키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는 차폐마개에서 작업자에게 치명적 수준의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의 폐로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오염수 또한 계속 증가 중...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 기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량은 124만 6960㎥을 기록하여 약 124만 톤에 달하는 오염수가 후쿠시마 원전의 저장탱크에 저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도쿄전력이 2020년 12월 31일에 파악한 오염수 저장량인 115만 6800㎥보다 9만 160㎥가 증가한 것이며, 2020년 12월 11일 기준 후쿠시마 원전에서 저장할 수 있는 약 137만㎥의 91%에 달하는 양이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루 평균 140톤 정도의 오염수가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본 정부가 저장탱크를 추가적으로 건설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오염수 저장은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3월 6일 일본의 ‘스가’ 총리는 원전 부지 내에 여유 공간이 부족하며 오염수 처리에 관한 결정을 적절한 시기에 내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일본 어민들을 중심으로 일본 국민들이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부정적인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가까운 시점에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해양 방류를 강행하기는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2011년 3월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사고 발생 후 10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사고 수습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수소 폭발로 건물 일부가 붕괴한 1호기 그리고 방사선량이 높아 작업자 투입이 어려운 2호기에서는 고준위 방사성 물질인 핵연료봉의 반출 작업을 시작조차 하지 못했는데, 현재 1호기에는 392개, 2호기에는 615개의 핵연료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고온으로 녹아 주위 구조물과 결합되어버린 핵연료봉을 의미하는 ‘연료 데브리’는 880톤 정도로 추정되나, 치명적인 방사선으로 인해 연료 데브리에 접근이 쉽지 않아 정확한 양을 파악하는 것조차 한계가 있을 정도로 수습 작업을 수행하는 것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처럼 선진국인 일본조차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횡에서 다수의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 또한 원전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경각심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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