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의제인 북핵문제와 사드배치, 한미FTA에 대해 직설적으로 질문

[뉴스워커_박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이틀째인 29일(현지시간)에도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미국 의사당에서 진행된 미 상・하원 지도부와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 북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현안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오전 10시부터 45분간 미 하원 지도부와, 11시부터는 상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가졌다.

◆ 미 하원 지도부, 북핵 문제와 중국의 역할에 대해 질문

▲ 사진_청와대기자단

미 하원 지도부들은 문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와 그 사이에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특히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북한 미사일에 핵탄두가 장착되는 것은 한미 양국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문제로 북핵 위협 대응에 한미 양국이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면서도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데, 문 대통령의 의견은 어떤지” 물었다.

문 대통령은 “북핵의 고도화를 막고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한・미 공동의 목표고 이는 강력한 한미동맹으로만 가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미국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해결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근원적 해결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완전한 정보는 없지만, 중국도 지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름대로는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북한이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가고 있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과 중국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준비를 하고 있고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중국이 좀 더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나면 논의 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무위원회 간사는 문 대통령에게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문 대통령은 “과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은 시장경제나 남한의 체제 우월성을 교육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지금 쉽게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며 “적어도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대화 국면에 들어설 때만 논의할 수 있고, 이것은 당연히 국제적 공조의 틀 안에서, 그리고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답변했다.

◆ 문 대통령, “사드의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은 필요, 번복의 의미는 아냐”

▲ 사진_청와대기자단

라이언 의장이 사드 체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생각을 묻자,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기초한 합의이고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한국이 미국과 같은 민주국자 이므로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라 사드에 대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요구도 크다”며 “환경영향평가 때문에 절차가 너무 늦어지지 않겠는가라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이며, “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그런 절차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드는 북한 도발 때문에 필요한 방어용으로 북핵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본질”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답변에 맥 숀베리 하원 군사위원장(공화당)은 “사드 관련 확인에 감사드린다”며 “북한에는 한미간 이견이 없다는 것과 군사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 문 대통령, 한미 FTA는 서로에게 이익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한미 관계는 양국 모두에게 중요하고 세계의 많은 권위주의에 의해 우리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는 것이 염려스럽지만, 대통령의 사드에 대한 답변은 매우 만족스럽다”며 “한미 FTA 이행에 관해 답변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미국 상무부 조사 결과를 보면 한미 FTA가 발효된 후 5년간 세계 교역액이 12%가 감소하는 동안 한미 교역액은 12%가 증가했고 한국 수입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도 늘어났으며,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도 증가하는 등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상품교역에서 한국의 흑자가 많다는 것인데, 거꾸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의 흑자가 많고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미국의 대한국 투자보다 훨씬 많다”며 “전체를 종합하면 이익의 균형이 맞는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안민석 의원은 우리나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시간 동안 미국 상원, 하원 의원들이 매우 날카롭고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졌지만 대통령께서 두 시간 내내 본인의 철학과 견해, 입장, 앞으로의 대응 방식에 대해 답변을 매우 잘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 우리 측에서는 문 대통령을 비롯,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용 주미 한국대사, 박수현 대변인, 김경수・안민석 의원이 참석했다.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는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케빈 맥커시 공화당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 에드 로이스 외무위원장, 엘리언 엥겔외무위간사, 맥 손베리 군사위원장, 아담 스미스 군사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다.

▲ 사진_청와대기자단

상원 지도부 간담회에는 마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 찰스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 밥 코커 외교위원장, 벤 카딘 외교위원회 간사, 존 매케인 군사위원장, 리차드 버 정보위원장, 코리 가드너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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