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커진 새벽배송 과대포장·배송지연 보상기준 미흡
-한국소비자원 익일배송 업체 만족도 조사…1위는 쿠팡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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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세상이 단절된 사이를 틈타 언텍트 서비스는 급성장했다. 즉 소비자와 직원이 만날 필요가 없는 소비 패턴이 코로나 19로 인해 자연스레 형성된 것. 코로나시대 사람이 몰리는 곳 대신 아침 6~7시면 문 앞에 제품이 도착하는 ‘새벽배송’을 활용해 장을 보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온라인쇼핑 식품 부문 거래액은 25조9743억원으로 전년대비 53.1% 성장했다. 이처럼 비대면 소비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배달, 새벽배송 시장도 이전보다 급격히 성장했지만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불만은 커졌다. 특히 배송지연에 대한 보상기준과 유통기한 등 상품정보 제공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과대포장을 개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은 쿠팡, SSG,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헬로네이처, 현대식품관 등 새벽배송 브랜드 상위 업체 6곳의 상품정보제공 실태 조사 결과와 소비자 이용 상위 3개 업체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및 이용실태 조사 발표했다.

2018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새벽배송 업체 관련 소비자 불만 144건을 분석한 결과, ‘배송지연’이 31건(21.5%)으로 가장 많았다. 품질 하자(18.1%), 오배송(15.3%) 등도 주요 불만 사항으로 나타났다. 새벽배송은 다음날 아침식사를 위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배송시간이 중요하다. 예정 시간 내 배송이 되지 않을 경우 배송지연에 따른 구체적 보상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그 기준이 불분명하다.

쿠팡,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브랜드 상위 6개 업체 중 5개 업체는 배송지연에 따른 구체적인 보상 기준을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컬리, SSG닷컴, 헬로네이처는 배송지연 시 이용자의 손해를 배상하겠다고 약관에 나와있지만 자세한 보상기준은 없었다. 쿠팡은 상품 상세페이지에 ‘천재지변 등 예외적인 사유 발생 시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적어 놓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새벽배송 브랜드 6개 업체의 이용약관을 조사한 결과, 5개 업체는 약정 배송시한을 초과한 경우 구체적인 보상기준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배송지연 개선을 위해 인력 충원과 구체적인 보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정보 표시 불분명…과대포장 개선돼야


통신판매업자가 상품을 판매할 때는 계약체결 전에 ‘전자상거래 등에서 상품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이하 상품정보제공고시)’에 따라 품목별 상품정보를 통신판매의 수단에 표시해야 한다.

새벽배송 브랜드 상위 6개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정보제공고시 준수 여부를 조사결과 이들 업체의 300개 식품 및 가공식품 중 유통기한·제조연월일을 표시한 제품은 40.7%(122개)에 그쳤다. 이 중 채소류·샐러드(63.3%)와 정육류(75.0%)의 표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축산법에 따라 쇠고기는 등급을 표시해야 하나 표시대상 24개 상품 중 33.3%(8개)가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되는 제품 중에는 유통기한이 없는 제품들도 있어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 개선에 대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24.1%가 과대포장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무료 배송 기준을 낮춰야 한다’(19.4%), ‘품절 상품이 없도록 제품 구비에 신경 써야 한다’(13.3%) 등의 답변이 잇따랐다. 특히 ‘과대포장’에 대해서는 쿠팡 이용자의 30.8%, 마켓컬리 이용자의 26.5%가 과대포장을 개선사항으로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새벽배송 업체들이 다회용 보냉가방 제공, 종이박스 회수, 분리배출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며 친환경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포장 쓰레기 과다 배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요즘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선 식료품은 온라인 장보기 앱을 활용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애용한다. 문제는 배송 포장 쓰레기. 신선식품이 대부분인 새벽배송이라서 포장을 꼼꼼히 하는 것은 좋지만 스티로폼은 분해되는 데 500년이나 걸린다. 아이스팩은 고흡수 폴리머 성분으로 돼 있어 재활용이 안 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새벽배송 업체에게 ▲배송지연 시 지연정도에 따른 구체적 보상기준 마련 ▲상품정보제공고시에 따른 상품정보 제공 강화 ▲과대포장 개선 등을 권고할 계획이다.


‘더 빠르게’ 새벽배송 1위는 쿠팡…포장 쓰레기 해결 위한 정책필요


익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만족한 업체는 쿠팡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새벽배송 업체 이용 경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 종합만족도는 쿠팡(로켓프레시)이 가장 높은 3.81점을 얻었다. 3개 업체의 평균 만족도는 3.77점이었으며 SSG닷컴(쓱 새벽배송)이 3.76점, 마켓컬리(샛별배송)가 3.72점이었다.

6개 평가 부문 가운데 쿠팡은 ▲서비스 품질 ▲전반적인 만족도 ▲기대 대비 만족도 ▲이상 대비 만족도 등 4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위인 SSG닷컴은 ▲서비스 상품 평가 ▲서비스 체험 부문에서 점수가 가장 높았다. 제품을 아침에 배송 받는 ‘새벽배송’ 서비스. 이제 제품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해주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에 업체들은 가격경쟁 보다 1시간이라도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의 ‘시간을 절약’을 해주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 앞에서 사람들은 불안에 떨면서 거리두기를 하며 물리적으로 고립되는 순간이 많았다.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서비스의 비율이 커졌다. 다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가 우리 삶에 파고들었기에 미흡한 점도 있다.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처럼 새벽배송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배송지연, 상품정보 제공 부족, 과대포장 등은 하루속히 개선돼야한다.

특히 과대포장은 결국 쓰레기로 남겨지기 때문에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새벽배송 업체나 택배 업체가 보냉백과 아이스팩 등을 수거해서 다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새벽시장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소비자뿐 아니라 지구를 위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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