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민낯]⑤ 배달앱 편: 차 떼고 포 떼면 치킨장사에 남는 건 한숨 뿐
[갑질의 민낯]⑤ 배달앱 편: 차 떼고 포 떼면 치킨장사에 남는 건 한숨 뿐
  • 김다예 기자
  • 승인 2017.07.11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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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다예 기자]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의 다수는 양극화와 그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낳은 결과들이다. 특히 불평등의 극단으로 치달은 갑을관계에서 갑의 탐욕과 횡포 때문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안타까운 생명이 이미 여럿이다. 이에 <뉴스워커>는 경제적 불평등과 부조리를 넘어서 서민의 목숨마저 위협하고 있는 대기업의 ‘갑질’ 논란을 집중 조명하고 해당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봄으로써,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상생해법을 모색하는 ‘갑의 횡포,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시리즈로 연재한다.<편집자 주>

▲ 지난 2014년까지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사업자들이 큰 성장을 한 가운데, 오히려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탄생한 배달앱에 의해 소상공인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기자

◆ “왜 전화해?”, “터치만으로 끝”, 배달앱이 대세

전단지를 뒤적이거나 냉장고 앞에 서서 문에 붙은 자석들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스마트폰 화면에 몇 번의 터치만 하면 손쉽게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시대이다. 2010년 처음 등장한 배달앱은 1인 가구 증가, 배달음식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더불어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2010년 4월, ‘배달통’이 첫 선을 보였고, 2011년 ‘배달의민족’, ‘요기요’가 시장에 진출했다.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 다운로드 수는 2015년 기준 4,0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배달앱의 연간 시장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배달앱 사업자들은 주문(판매)수수료, 전용단말기 사용료, 광고료, 외부결제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며, 취급 음식의 종류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적용한다.

▲ 품목별 수수료는 치킨, 중식, 피자/패스트푸드, 족발/보쌈, 야식/찜/탕으로 분류 조사 / (자료 : 중소기업중앙회)

◆ ‘수수료 0원’ 선언, 소상공인 부담도 0원일까?

지난 2015년, 배달앱의 높은 수수료가 골목상권을 죽이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자, ‘배달의민족’은 ‘중개수수료 0원’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등록 업체들의 모든 부담이 ‘0원’이 된 것은 아니다. 등록 업체들이 배달앱 사업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중에는 상점과 주문자를 연결해주는 대가인 ‘중개수수료’ 외에도 앱 내에서 즉시 결제를 이용하는 데 드는 수수료인 ‘외부결제 수수료’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앱을 이용한 결제’ 시 ‘업체에 직접 결제’하는 것과 비교해 3배에 가까운 외부결제 수수료(3.5~3.6%)가 발생한다. 그리고 배달앱 사업자들은 이와 같은 외부결제 수수료가 발생하는 ‘바로결제’ 이용을 강제하고 있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이른바 빅3 배달앱 사업자들의 총 수수료율은 각각 3.3%, 16.46%,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식업의 평균마진율은 15~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맹점료, 임대료, 카드수수료에 더해 최대 16%가 넘는 배달앱 수수료까지 지불하고 나면 점주들의 주머니에는 남는 것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2만원 하는 치킨 한 마리를 팔면 배달앱 사업자들은 수수료 명목으로만 660~3,292원이 들어가고 점주는 3,000~6000원의 이익을 남기게 된다. 수수료뿐만 아니라 앱 등록비, 별도의 광고비 등까지 더하면 배달앱 이용의 대가로만 마진과 맞먹는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각종 비용까지 더하면 소상공인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 자료 :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실

배달음식 주문 수단으로서 배달앱이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점주들은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배달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현실적으로 음식의 종류, 맛과 크기, 양 등에서 획기적인 차별화를 꾀하지 못한다면, 광고에 최대한 노출되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점주들은 출혈이 크더라도 월 100만원 이상 드는 상단노출 광고를 진행한다. 목록의 최상단 노출을 조건으로 하는 ‘슈퍼리스트(배달의민족)’, ‘우리동네플러스(요기요)’ 등은 광고가격을 정액제가 아닌 입찰방식으로 결정하여, 수도권의 경우 1개 동에 대한 낙찰가가 100만원에 이르는 탓에 개별 업체가 부담하는 광고비가 수 백 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초심’을 찾아라

배달앱이 처음 선보였을 때 내걸었던 창업목표는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맛집들을 홍보해줘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윈윈’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당초의 목표는 희미해지고 높은 수수료와 광고비, 광고노출 경쟁 등으로 오히려 소상공인들의 시름만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5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는 많은 소상공인들의 환영을 받았다.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에 허덕이던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개입하여 적정 수준의 수수료율을 합의할 수 있었다. 점주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배달앱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배달앱들이 애초에 내걸었던 창업목표가 퇴색되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면 점주와 소비자, 배달앱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위해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댄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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