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 4차산업과 금융 ②로보어드바이저…下.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금융특집] 4차산업과 금융 ②로보어드바이저…下.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 신지영 기자
  • 승인 2017.07.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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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기획취재팀_신지영 기자] 금융 조사 기관 마이프라이빗뱅킹(MyPrivateBanking)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약 200억 달러의 자금이 로보 어드바이저스 서비스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오는 2020년에 45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으로 또한 이에 따라 금융투자협회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향후 5년 안에 18배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이미 수 년 전부터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 관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7년째 이어진 제로 금리로 인해 은행 이외의 투자를 원하는 고객의 수요가 늘었고, 이 과정에서 맞춤형 PB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수수료가 낮은 로보어드바이저가 급격히 성장하게 되었다.

주요 업체로는 ‘웰스프론트’, ‘베터먼트’, ‘퓨처어드바이저’, ‘마켓라이더’, ‘퍼스널 캐피털’등이 있다. 이 가운데 웰스프론트(wealthfront)는 관리 자산이 20억원에 이르며, 배터먼트(Betterment) 역시 15억원 규모에 이르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웰스프론트의 고객 중 약 90%가 50세 이하며, 약 60%는 35세 이하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과 관련 시장의 확대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블룸버그는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들의 운용자산 규모가 연평균 성장률 68%로 2020년에는 2조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 금융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블룸버그는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들의 운용자산 규모가 연평균 성장률 68%로 2020년에는 2조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_AT커니, 그래픽_진우현 기자>

◆ 국내의 현실과 문제 ‘法, 사람 개입 없는 로봇 자산운용 금지’ 등 법안 뒤늦게 해소

국내에서도 핀테크 바람을 타고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일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의 개입 없이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최근에야 운용인력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자본법령상 자문·운용인력(人)이 아닌 자의 자문·일임 업무를 제한하고 있어 사람의 개입 없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 운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국민 재산의 효율적 운용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상품자문업 활성화 방안’에는 사람의 지시 없이 고객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접 자문·자산 운용’의 길을 열어주는 방안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투자자 성향분석 및 포트폴리오 구성, 고객 정보 보호, 해킹 방지 및 재해 대비 등에 대비한 보안성, 공개 테스트를 거칠 것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로보어드바이저는 직접 고객에게 자문 혹은 자산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신한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 등 다섯 곳은 금융위원회와 옛 한국증권전산인 코스콤이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진행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검증을 통과했다. 사실 박근혜 정부에서 인증하고 통과되는 모든 것에 국민이 경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부분 만큼은 은행에서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출품을 통해 7개월간 실제 자산운용을 거쳐 사용해도 좋다는 일종의 ‘인증’을 받고 있어 다소 안심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후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정식 서비스로 출시했다. 국민은행도 이에 놓칠세라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처럼 은행 및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여겨진 로보어드바이저(RA) 전문업체들은 진행이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법령상 비(非)대면 일임계약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별도의 판매채널을 갖지 못한 RA 전문 업체들의 경우 7개월간의 1차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하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금융사들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들

은행이나 증권사와 달리 독자적인 판매채널이 없는 RA업체들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일임계약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판매채널을 가진 금융사와 제휴를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수수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만약 이후 비대면 일임계약이 허용되면 비용 차이로 인한 계약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한 RA업체의 경우 은행과 제휴해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신탁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여기에 제공되는 알고리즘은 당국의 까다로운 테스트베드 심사를 거친 알고리즘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 관계자는 “언제 당국에서 비대면 일임을 허용해 줄지 알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2차 테스트베드에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이들이 심사를 받은 이후에나 비대면 허용이 진행될 경우 막대한 노력을 들여 1차에 통과하고 나서도 대형사들에 밀려 선점효과마저 빼앗길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1차 테스트베드를 거친 업체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일임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아직까지 검토하거나 그런 단계가 아니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언제 비대면 일임 허용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해 지난해 비대면 일임을 허용했지만 이 경우 추가적인 제약 조건을 많이 뒀고, 모델포트폴리오를 다 공개하고 있어 이와 동일선상에서 비대면 일임 허용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국 역시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대면 일임 허용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거래 자체가 글로벌한 흐름이고, 이러한 맥락 속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쉬운 비대면을 열어줘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당국 입장에서는 투자자의 편의성과 함께 투자자 보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저렴한 비용과 쉬운 접근성’이 핵심으로, 비대면 일임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즉 해외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발 빠르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넓히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의 경우 고객 기반과 지점을 확보한 기존 금융사들에게만 유리할 수 있어 새로운 자문 고객을 확보한다는 본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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