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의 동서남북]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면세점 게이트’
[김영욱의 동서남북]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면세점 게이트’
  • 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7.07.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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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칼럼니스트] 면세점은 일정한 금액이나 가격 또는 수량 이하의 과세물건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를 않는 것으로서, 경제·사회 정책적 측면을 고려하여 설정된다. 이에 따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며 대기업의 입맛을 자극해 왔다.

특히 신규 면세점 특허권은 정부가 2000년 이후 15년 만에 내놓는 것이어서 면세점 사업을 두고 대기업의 경쟁은 치열했다.

이러한 면세점 신규 특허 심사 과정에서 일부 업체에 대한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1일 발표한 박근혜 정부의 면세사업자 선정 결과는 ‘복마전’ 그 자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당시 불거진 ‘면세점 게이트’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나타난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한화와 두산그룹 계열사가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관세청의 부당한 평가로 롯데 계열사가 두 차례 탈락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5년 7월과 같은 해 11월 두 차례 심사에서 사업자에 선정됐어야 할 롯데는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2015년 7월 ‘면세점 대전’ 당시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갤러리아면세점)와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합작사인 HDC신라(HDC신라면세점)가 특허권 2장(대기업 기준)을 거머쥐었다.

▲ 11일 감사원이 발표한 박근혜 전 정부의 면세사업자 선정 결과는 ‘복마전’ 그 자체라 말할 수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당시 불거진 ‘면세점 게이트’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소문이 그대로 사실이었다는 것으로 확정적 근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_진우현 기자>

2016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신규특허 지시 바람에 ‘외국인 적정 구매고객수’를 줄이는 등 관세청이 기초 자료를 왜곡, 롯데를 포함해 필요성이 부족한 면세점이 4개 더 늘어나게 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서울 시내면세점을 늘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특허 심사 결과가 사전에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관세청 발표가 있기도 전에 주식시장에서 한화갤러리아가 상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관세청 직원이 해당 정보를 미리 파악해 관련 종목을 매입한 것이 드러나면서 이미 결과가 내정돼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짙었다.

이와 관련, 관세청은 작년 말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허가를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면세점 게이트’가 터져버린 것은 작년 2월 SK 최태원 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것 말고도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줬다가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 직전 돌려받았다. SK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 원을 요구받았지만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

검찰 수사에서 관련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세청장은 관세법에 따라 특허를 취소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로 면세점업계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면세업계 매출의 80%에 육박했던 중국인 관광객(유커) 비중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폭풍’으로 크게 줄어 면세점들은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누적적자로 참다 참다 못한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다. 매출이 급락한 상황에서 추가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하는 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

작금의 면세점 특허 관련 비리는 검찰 수사로 공이 넘어갈 것인데 검찰은 이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면세점 특허권을 국가가 계속 틀어쥐고 관리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대책마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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