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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가구업계 ⑥지누스] 지누스의 전신은 1979년 3월 설립된 텐트 제조업체 진웅기업이다. 10년 후인 198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나 재무구조악화로 2005년 상장 폐지의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매트리스 사업이 대박을 내며 2019년 10월 30일 재상장했다. 무려 14년 만의 컴백소식에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2019년에 이어 2020년 배당까지 포기하는 선택으로 주주를 위하는 이윤재 대표의 행보도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수익성 추세와 무관한 고액연봉은 이윤재 대표의 결단에 의아함도 생긴다. 또 재상장 1년 만에 성장성 둔화 및 재무 건전성에 불안한 기류를 보이고 있어 지누스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수익성 하락세에도 10억원대 고액연봉은 계속된다


2019년과 2020년 이윤재 지누스 대표는 고액의 배당을 스스로 받지 않겠다며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되는데 액수만 해도 무려 100억원이 넘는다. 이 대표의 뒤를 이어 2대주주인 자녀 이다니 씨도 2019년에는 배당수익을 수령하지 않았지만 2020년 사업년도에는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씨가 받게 될 배당금은 3억336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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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5년간 연결기준 매출액 상승으로 꾸준히 외형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재상장하기 전 3년 내리 연속 하락했다. 2017년 영업이익은 금액만 따지면 2016년보다 늘어났지만 영업이익률은 14.5%로 전년 대비 6.6% p나 떨어졌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은 39.1%나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인 8.5%가 됐다. 2019년 상장으로 잠시 영업이익이 직전 사업연도 대비 95.7% 늘자 영업이익률도 12.7%로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 상승에도 불구 영업이익률은 최저치를 기록한 2018년과 비슷한 8.8%로 다시금 하락했다. 코로나 이후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인해 비경상적 물류비용 증가와 달러 약세로 인한 외화 관련 손실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의 감소로 이어졌다.

지누스의 다른 지표를 살펴보더라도 수익성이 같은 기간 계속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2016년 총자산이익률(ROA)은 38.72%이었으나 1년 만에 반토막 났고 2018년 들어 10.20%로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을 세후 순매출액으로 나눈 순이익률도 2016년 20.11%에서 1년 새 10%의 선이 붕괴됐으며 2018년에는 7.01%을 기록했다. 2019년 실적 회복 덕분에 두 지표가 조금 개선된 듯하나 2016년 수준에 비하면 아직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누스는 연결재무제표 상 매출액, 영업이익으로 구성된 정량지표와 개인의 기여도를 나타내는 정성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연봉을 산정한다. 2017년 지급된 상여금 4억7400만원은 2016년 하반기, 2017년 상반기 경영 목표 달성에 대한 성과급으로 규모를 정해 2017년 초와 말 두 번에 나눠 지급됐다. 이 기간에는 매출액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 속도가 떨어져 영업이익률이 대폭 떨어졌다. 그런데도 4억원 이상의 인센티브로 결정됐다.

2018년과 2019년 상반기까지의 경영목표 달성에 대한 성과급을 연초와 8월 분할 지급한 상여금의 총액수는 3억2800만원이다. 4년 중 최악의 수익성 지표를 기록한 2018년의 실적을 정량 지표로 평가했는데도 2016년 상여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재무성과 목표 달성도에 따라 대표이사 본인이 성과 인센티브를 결정하는 구조 탓에 회사 수익성의 추세와 상관없이 고액 연봉이 지급된 것으로 판단된다.


 재상장 1년 만에 활동성 ‘주춤’, 안정성 ‘비틀’


재상장 이후 새로운 출발을 알린 이후 활동성이 둔화됐다. 2019년 3분기 말 재고자산회전일수는 58.43일이었으며 재상장이 이루어진 4분기에는 52.91일로 짧아져 본격적으로 재도약하는 듯했다. 2020년은 코로나 시대 속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 등이 증가하자 가구, 침대 업계 전반이 호황을 누린 한 해였다. 하지만 지누스는 오히려 활동성이 더뎌졌다. 1분기 말 76.94일, 2분기 말 79.02일, 3분기 말에는 86.32일까지 늘어났다. 재고자산회전율도 내내 감소하는 추세여서 활동성 악화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2019년 4분기 1.72회에서 3분기 만에 1.06회로 줄며 재고자산이 빨리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듯하다.

침대 업계 최강자 에이스침대의 활동성 지표와 비교하면 활동성이 떨어지는 사실이 뚜렷해진다. 에이스침대는 2017년 45.37일에서 3년 만에 34.93일로 재고자산회전일수가 줄며 코로나 덕을 보게 됐다. 반면 지누스는 3년 내내 재고자산이 매출로 바뀌는 기간이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다.

IMF 이후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한 차례 상장 폐지의 아픔을 겪은 지누스의 차입금 의존도도 완전히 안정적이지 않다. 상장 바로 직전 사업연도인 2018년 32.8%를 넘어서며 적정 기준 30%를 초과했다. 2019년 상장으로 인한 자본금 유입 덕분에 총자산액 증가하며 23.2%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에는 24.1%로 다시 상승했다. 30% 이하로 유지되더라도 상장폐지까지 한 이력이 있다면 더 잘 관리해야 한다.

총차입금 규모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총차입금의존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기차입금이 아예 없었던 2016년부터 시작해 단기차입금은 빠르게 늘어났다. 2017년 650억원가량의 단기차입금은 이듬해 1122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동시에 장기차입금도 기존 148억원에서 565억원으로 280.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장기차입금은 34.4% 줄었지만 단기차입금은 23.2% 늘어 1382억원으로 치솟았다. 실적이 떨어진 2020년에는 단기 및 장기차입금 모두 늘어나 총차입금만 해도 2306억원이 되며 최근 5년 중 차입금 규모가 가장 컸다.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이는 지누스는 2019년 기준 미국 매트리스 전체 시장에서 5.3%, 온라인 시장에서 25.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오너 경영인인 이윤재 대표의 과감한 배당수익 포기와 무상증자 등으로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지만 공교롭게 재상장을 하자마자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이 모두 둔화되고 있다. 지누스가 다시 한번 기지개를켤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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