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프랜차이즈재벌 ②본아이에프] 본죽, 본죽&비빔밥café, 본도시락, 본설렁탕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본아이에프는 프랜차이즈업 및 음식료업 등을 목적으로 2004년 7월 20일자로 설립됐다.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가장 예민한 문제로 거론됐던 상표권 수익 논란의 주인공이기도 했지만 상표권을 본아이에프로 모두 이전하며 오너 일가의 상표권 부당 이익 논란은 사그라드는 것 첨럼 보였다.

하지만 2020년 10월 열린 항소심에서 1심의 무죄 및 선고유예 판결에 부당한 점이 없다는 판결이 났다. 상표권 부당 이득 이슈 전에 터졌던 갑질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본아이에프, 이번엔 김 대표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무리한 확장’ 아니냐는 질타를 받고 있다. IPO 실패를 딛고 선택한 이 전략으로 인해 2019년 적자로 돌아서며 본아이에프는 위기에 봉착했다.


순손실 31억원 낸 자회사에 13억5천만원 지원.. ‘사업 다각화’, 무리수로 끝날까?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2015년 IPO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 유치 계획을 세우며 상장에 도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실적 악화는 물론 이른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갑질 논란’ 관련 제재 등의 사유로 본죽의 본아이에프는 속된말로 ‘죽’을 쑤게 됐다.

본아이에프 연결기준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상장은 계속해서 미뤄야 할 판이다. 매출액은 2015년부터 5년 내내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이후 김철호 대표는 본죽 프랜차이즈 사업 이외에도 단체 식사나 외식 기업, 이유식, 식자재 유통 등 사업군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사업확장이 진행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확실한 사실 한 가지는 전반적인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종속기업으로 처음 나타난 순수본의 순손실 때문에 2017년부터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빠르게 줄었다. 식자재 유통업을 맡고 있는 본에프디가 설립된 2018년에도 어김없이 수익성이 곤두박질쳤고 급기야 1년 후인 2019년에는 약 12억원의 영업손실과 24억원의 순손실로 인해 적자의 길로 돌아섰다.

김철호 대표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실적만 평가하면 부정적이다. 1992년부터 단체 식사 및 외식 산업을 영위하는 본푸드서비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단 한 차례도 손실을 낸 적이 없어 그나마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019년에는 681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리며 본아이에프의 외형 성장에 기여하기도 했다. 식자재 유통업을 담당하는 본에프디는 설립과 동시에 세 곳의 종속기업 중 가장 큰 매출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9년에는 매출액 1553억원, 순이익 13억5255만원으로 상당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유식 및 유동식 전문 업체인 순수본이다. 2016년 설립된 이곳은 2018년까지만 해도 매출액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연속된 당기순손실로 인해 사업성마저 의심을 받게 되었다. 2019년 들어 매출 규모는 38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순손실 31억원은 본아이에프 연결기준 실적의 적자 전환에 한 몫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납입자본금 109억원으로 시작한 순수본은 연속된 적자가 결손금으로 처리돼 자본 총액 규모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2017년 95억원이었던 자본총액은 1년 만에 27억원이 증발했고 2019년에는 납입자본금의 3분의 1 수준인 36억원으로 급감했다. 실적 악화가 불러온 대참사다. 빠른 시일 내 흑자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자본 잠식에 빠질 위험에 놓인 셈이다. 지배회사 본아이에프는 위기의 중심에 선 순수본에 2019년 18억50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을 대여금으로 제공했다. 당해 5억원을 바로 갚으며 2019년 말 기준 13억5000만원의 대여금이 남아 있다. 2019년 말 27억3365만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한 본아이에프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순수본 사업이 수포로 돌아간 순간 회수 자체가 불가능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김철호 대표의 공격적 사업 확장은 현재 시점에서는 아직은 헤매고 있는 듯하다.


2019년 차입금 의존도 43.2%, 지배회사 본아이에프 재무 건전성 비상


100% 지분율로 세 곳의 자회사를 거느린 지배회사인 본아이에프의 재무 건전성도 점차 무너지고 있다. 본아이에프의 사업 확장 전략을 실천으로 옮기며 차입금이 재무제표에 등장했다. 기존에 자금조달을 위한 차입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만 2018년 시설자금 명목으로 산업은행으로부터 연 2.51%의 이자율을 적용해 장기차입금 총 400억원을 끌어왔다. 또 우리은행으로부터 운전자금을 목적으로 3.32%의 연이자율로 1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조달했다. 1년 뒤인 2019년에는 우리은행에서 40억원의 장기 차입금과 국민, 하나, 신한은행에서 총 6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추가로 받았고 총차입금은 410억원에서 510억원으로 늘어났다.

[단위: %, 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차입금 의존도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할 수 있다. 첫 차입금이 발생한 2018년 적정 수준인 30%를 훌쩍 넘어 선 39%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기 및 장기 차입금이 추가로 더 늘어난 2019년에는 이보다 더 심각해져 43.2%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본아이에프가 감당해야 할 이자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2018년 4억2754만원의 이자비용으로 지출했고 2019년에는 이보다 225.1% 더 많은 13억8990만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했다. 차입금이 전혀 없던 기존에는 일절 없었던 비용이었다. 2019년에는 영업손실로 적자로 전환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자비용으로 자금 출혈이 발생했다. 2019년은 본아이에프 입장에선 수익성도, 재무 건전성도 모두 불합격을 받은 해였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사 죽이야기와의 가맹점별 평균매출액 추이를 서로 비교해보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규모만 봤을 때 본죽과 본죽&비빔밥café의 가맹점별 실적이 훨씬 더 큰 편이다. 하지만 추이로 따져보면 죽이야기는 소폭이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본죽과 본죽&비빔밥cafe는 2018년과 2019년 사이 가맹점별 평균매출액이 모두 줄었다. 그리고 대기업 CJ와 오뚜기 등에서 가정간편식으로 양질의 죽 제품이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굳이 본죽 매장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죽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기사에 따르면 CJ의 비비고죽이 출시 1년 9개월만에 누적 5000만개를 판매해 해당 상품 매출액만 1300억원이었다. 죽 시장을 개척한 본아이에프, 경쟁사의 성장세와 대기업의 가정간편식 출시 등 각종 난제에 부닥친 가운데 김철호 대표의 사업 확장이라는 카드가 먹힐 수 있을지 의문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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