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뉴스워커 그래픽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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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창간9주년_국민의 시선] 한 공기업으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그보다 더 심각한 조세 포탈 혐의로 기소된 구본상 LIG그룹 회장의 첫 재판이 열렸다고 한다. 아직까지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속단하긴 어렵지만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죄는 명확해 보이긴 하지만 그 경중의 문제로 귀결될 것 같아 보인다. 특히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주식의 양도가액과 양도 시가를 조작해서 약 1300억 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고 하니 그 금액에서 우선적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LH사태로 인해 국민적인 공분이 토지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는 것은 그 공분의 정도를 파악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이번 사건과 같은 조세 포탈범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시각에서도 크게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세란 지자체나 국가에서 국민들로부터 징수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국민의 3대 의무이기도 한 납세의 의무라는 것은 초등학교 때 이미 배운 내용이다. 또한 포탈이란 결국에는 탈세라는 의미인데 세금을 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정당하지 않은 방법을 이용했다는 의미다. 일반 기업들이 세금을 적게 납부하기 위해 위장 매출이나 매입전표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조세 포탈의 한 경우일 것이다.

또한 탈세한 돈이 3억 원을 넘기면 3배 이하의 벌금 혹은 3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 탈세 금액에 따라서 벌금과 형벌이 정해지는 것이다. 조세 포탈범은 국가의 조세과징권과 조세수입 등을 침해하는 중한 범죄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해마다 국세청은 유죄판결이 확정된 피의자 중 포탈세액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인적사항, 포탈 금액등을 공개하는 형태로 형벌 아닌 형벌을 가함으로써 그 예방효과를 보려고 하고 있다.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나 조세포탈범


하지만 그렇게 효과적이지 못한 것 같다. 더욱이 공정한 조세를 통해서 부의 균형을 맞출려고 하는 조세정책에도 부합되지 않는 것이며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는 듯하다. 실례로 지난 2019년 조세포탈범 54명 중 40명이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조세포탈범의 실형 비율은 단 26%로 14명에 그쳤다고 한다. 이들이 탈세한 금액이 적게는 수십억에서 100억 원 이상인 경우도 있지만 실형을 받은 사람은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하니 우리의 관심에도 벗어나 있지만 법원의 관심에서도 먼 듯하다.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방법과 편법으로 인해서 세금을 포탈하고 있고 이를 바로 세워야 하는 형평성의 원칙을 적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볼 때 일반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하는 것이 정말 옯은 일인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지 않을까.

잘못한 사람에 대한 법의 심판은 공정하지 못하고 그 공정성이 훼손될 때 우리가 분노한 것처럼 지금의 LIG사건도 그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제도적인 문제가 있다면 입법부인 국회에서는 법의 규정안에서 새롭게 관련법규를 보완하고 수정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법의 테두리안에서 할 수 있는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조세포탈범의 벌금 등을 징수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함은 물론일 것이다.


우리의 관심이 높을수록 범죄예방에 효과적인가?


또한 이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야 할 것이다. 물론 한 개인의 잘못된 조세 포탈에 대해서 우리의 관심이 높지 않을 수 있지만 공정한 조세정책을 위해서라도 우리의 관심과 적극적인 관심이 여론을 형성한다면 이같은 범죄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국민의 관심이 적어서 일까. 검찰의 조세포탈범 기소율도 상대적으로 타 범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8~19년 조세포탈 사건 542건 가운데 기소된 사건은 340건이며 이중 55건은 불기소했으며 이 금액이 1738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또 122건은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으니 국민적인 관심이 멀어질수록 검찰의 관심 또한 멀어지는 것은 분명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조세범죄 사건의 검찰 기소율은 23.3% 수준에 머물고 있으니 관대함을 넘어 미약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법원에는 여러 가지 감경요소를 이유로 집행유예 등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앞으로의 제도개선과 사회적 인식이 특히 이 같은 조세포탈범에 대해서는 높아야 할 것이다. 지난 LIG그룹 구본상 회장의 첫 재판시 직업을 묻는 판사에게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무직입니다. 통상 회장이라고 하지만 정식 직책이 없습니다”. 회장도 지금까지의 판결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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