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미디어팀] 세계적인 조선경기 불황과 부실경영으로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붓고도 회생여부가 불투명했던 대우조선해양이 채권단의 일관된 구조조정과 조선경기 상승세에 힘입어 2017년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CBS 노컷뉴스가 입수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영업실적 문건'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1/4분기 2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2016년에만 3조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조선경기 회복과 자산매각에 힘입어 이후 완성한 배를 인도해 유입된 돈이 9조원이다.

이같은 실적은 ▲일부 채권단의 '출자전환 버티기' 해소 ▲선박 인도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감소 ▲과거 수주한 선박의 인도수입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산은은 지체보상금을 아끼고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부채비율을 300%에서 2017년 연말 198%로 낮추고 이를 통해 하반기 수주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구상도 세워두고 있다. 2017년 3월말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량은 8억달러, 2/4분기까지는 16억달러에 그쳤지만 이 실적을 급속히 늘리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모 고객이 알박기를 시도해 (채권을)출자전환도 못하게 되고 모든 게 올스톱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대법원에서 이 고객의 소송을 기각해 회사가 어려운 지경에서 벗어나는 한 계기가 됐다"고 노컷뉴스에 말했다. 또, 25일 개최한 산업은행 경영설명회에 참가했던 한 직원은 "대우조선해양의 2017년도 실적은 '조' 단위를 초과할 것 같다는 사측의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자금사정이 눈에 띠게 호전되면서 이 회사에 투입될 예정이던 혈세의 액수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대우조선 구조조정의 키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25일 CBS와의 통화에서 "올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출연하려던 2조9천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투입된 돈은 1조4천억원 수준"이라며 "경영사정이 호전돼 연간 단위로 절반수준으로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세계 기술경쟁력 1위로 대우조선의 핵심 사업부문인 '방산부문'과 'LNG운반선'만 남기고 나머지 사업부문을 점차적으로 구조조정해 몸집을 줄인 뒤 전체 매출규모가 13조원에서 7조 정도로 줄어들면 국내 다른 조선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구조조정을 통한 조선 산업의 재편완료 시점을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현대건설과 SK하이닉스, 신한카드 등 굵직굵직한 회사만도 19개사를 구조조정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성과를 거뒀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부실경영과 최악의 조선경기, 청산할 경우 57조원의 천문학적인 피해가(금융위 추산) 예상된다는 이유로 갑작스러운 청산보다는 혈세투입을 통한 회사정상화의 길을 택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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