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징역 12년 구형 ‘과연 적절한가’
[뉴스워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징역 12년 구형 ‘과연 적절한가’
  • 박경희 기자
  • 승인 2017.08.08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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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박경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함께 기소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은 각각 징역 10년을 구형받았고, 황성수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는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28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으로 ‘뇌물공여’ 등 총 5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기소된 지 160일 만에 특검으로부터 구체적인 형량을 받은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정씨의 승마 약속금액인 135억원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 원 등이 포함된 433억 2800만원의 뇌물을 최씨 모녀에게 준 혐의를 적용했다.

이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실제로 지급된 298억원의 금액에 대해서는 별도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게다가 승마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비덱스포츠(코어스포츠)에 용역비 명목으로 지급한 79억원에 대해서는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말을 교환하는 등 ‘말 세탁’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또한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국회청문회에서 승마 지원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한 부분이나 최씨 일가를 모른다고 증언한 부분은 ‘국회 위증’ 혐의를 받았다.

◆ 이재용 부회장 ‘중형 구형’의 이유는

7일 열린 공판에서 특검은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원을 준 사실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그룹 차원의 뇌물 사건에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돈을 건넨 사실’과 ‘총수의 가담 사실’을 밝혀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제는 금전 지원의 대가성 여부인데,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합병 문제 등 현안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이후 독대라는 ‘부정적인 방법’을 거쳐 승마지원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즉 박 전 대통령이 합병의 뒤를 봐준 대가로 삼성 역시 이 부회장을 필두로 하는 승계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고 특검은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양측 사이에는 ‘부정청탁’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형이 구형된 결정적 이유는 ‘재산해외도피죄’ 때문인데,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위해 해외로 빼돌린 79억원 때문이다.

특검은 이날 공판에서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이라고 강조하며 이 부회장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의 주된 혐의인 ‘뇌물공여의 법정형은 5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뇌물수수와 비교해 형량이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재산해외도피’ 죄는 형량이 무겁다.

재산국외도피죄는 빼돌린 액수에 따라 형량이 늘어난다. 5억원 미만이면 징역 1년 이상,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징역 5년 이상,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2년 구형, 적정한가

이번 재판에서 박영수 특검은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인 허위진술로 대응하는 등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검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등으로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은폐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 임원들의 휴대폰에서 나왔던 구체적 물증과 독일 숙박업소에서 했던 메모 등의 물증들이 재판부에 대거 제출된 바 있다. 그럼에도 삼성 임원들은 ‘이재용 구하기’에 나서면서 상황을 전면 부인해 재판부의 판단을 흐리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도 특검의 구형이 적정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해온 만큼, 특검이 기준형량의 최소한도(10년)보다 감형시켜줄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뇌물공여죄와 묶여 있는 재산국외도피 혐의의 최소형량과 다른 혐의 등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이 자백을 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10년 이하로 구형하긴 어려웠다”고 말하면서 “주범인 이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무죄를 주장하고 혐의를 부인한 점을 고려하면 적정한 구형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영수 특검은 구형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정경유착으로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죄의 경중을 떠나 헌법적 가치의 훼손을 지적한 것이다.

◆ 박 전 대통령에도 영향을 미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이달 25일 오후 2시 30분에 내려진다. 이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운명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도 법원이 이 부회장이 뇌물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다면 혜택은 입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역시 유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1심이 선고되는 이 부회장의 판결문은 추후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거로 제출될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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