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미디어팀] 넷마블 자회사 퇴직자들은 8일 국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무료노동부당해고 신고센터가 주최한 ‘넷마블 과로·공짜야근 증언대회 및 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에 나와 넷마블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증언했다.

넷마블 네오 전 직원 ㄱ씨는 2014년 1월에 턴온게임즈라는 게임 개발사에 게임 기획자로 입사했다가 2015년 10월 회사를 나왔다.

ㄱ씨는 “게임을 준비하면서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밤을 새웠고 크런치 모드(게임 출시 직전 고강도 근무체제를 유지하는 것)에 돌입하면 매일 야근에 주말 출근을 했다”며 “넷마블 네오 재직 기간에 4∼5달을 그렇게 지냈다”고 주장했다.

애초 2014년 말로 예정된 게임 출시를 맞추기 위해 ㄱ씨는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 크런치 모드로 일했다. 그러나 출시가 미뤄지면서 2015년 6월 직전까지 크런치 모드가 이어졌고 이에 따른 보상은 없었다는 게 ㄱ씨의 주장이다.

ㄱ씨는 크런치 모드 기간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팀원들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감기가 유행병처럼 돌거나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고 줄기도 하고 ‘번아웃 증후군’에도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ㄱ씨는 “당시 팀원 중 한 분이 갑자기 쓰러져 몇 달간 휴직했고 복직해서도 금세 퇴사했다”며 “과로사로 돌아가신 분 이야기를 들었을 때 터질 것이 터졌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넷마블에서는 지난해에만 직원 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7월과 11월 잇따라 직원이 돌연사 했으며, 10월에는 한 직원이 사옥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6월 넷마블의 자회사인 넷마블 네오에서 일하다 지난해 11월 숨진 ㄱ씨의 유족이 낸 유족급여 청구를 ‘업무상 재해’로 받아들여 승인한 바 있다.

이번 증언대회에 함께 한 박준도 민주노총 서울남부지구협의회 무료노동신고센터 사무국장은 “넷마블 전직 재직자들은 개같이 일했다”며 “2014∼2016년 노동자들은 월평균 주당 노동시간을 60시간 넘나들며 죽음의 문턱을 왔다 갔다 했다”고 말했다.

송예진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퇴직자 13명의 교통비 지급기록을 기준으로 야근 수당 체불 규모를 추산한 결과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월평균 임금체불 규모는 550만원으로, 이 기간 전·현직 재직자 1500명의 2년간 임금체불 규모는 165억원 이상으로 각각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넷마블 과로사 재발 방지, 3년치 체불임금 전액 지급을 위해 노동자 대표, 넷마블 대표,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등 3자로 논의 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넷마블 계열사 12개사에 대한 근로 감독 결과 넷마블 노동자의 63%가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일하고 있다며 연장근로수당 지급 등 44억원이 미지급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넷마블은 고용노동부의 시정 명령에 따라 44억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이후에도 임금체불 등의 논란이 되자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지난 4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넷마블게임즈와 해당 계열사는 지난 근로감독 이전 2개년에 대해 퇴사자를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들의 초과근무에 대한 임금지급을 9월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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