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정찬우’ 이사장은 친박계 인물=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약력을 보면 정 이사장은 63년생으로 숭실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신시내티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퍼듀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과정을 마쳤다. 이후 금융권 경력사항으로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을 하다가 이후 한국금융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옮겼다.

그 뒤, 재경경제부 금융허브지원팀장,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금융분과 자문위원, 외교통상부 한미 FTA금융부문 자문위원 및 금융위원회 심의의원 업무를 맡았고, 2012년 한국금융연수원 부원장, 2013년부터 2016년 1월까지 제5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2016년 10월 제5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관한 온갖 잡음들이 새어나오고 있다.사진_정찬우 이사장 <그래픽_진우현 기자>

◆ 정 이사장, 취임식 때부터 노조반발, 잡음 새어나와

정찬우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되기 전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일며 관련한 온갖 잡음들이 새어 나왔다. 사실 정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의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을 지냈고, 20대 국회의원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 했다가 낙마한 경험이 있다.

또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과 함께 각종 정책 연구 모임에 참석하며, 박 전 대통령 인사들과 폭넓은 교분을 쌓은 정 이사장은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실세’로 통하며 ‘친박’ 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정 이사장은 실제 자본시장 경력 없이 전형적인 관료출신으로써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되어, ‘낙하산 인사’라는 노조의 거센 반발로, 취임 날 당시 노조원이 출근저지로 취임식이 하루 연기되기도 했다.

◆ 검찰 ‘KEB하나은행 인사개입 의혹’ 정 이사장 재수사

지난 6월 25일 검찰은, KEB 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찬우 이사장을 상대로 재수사에 착수를 했다. 이로써 검찰이 정 이사장을 상대로 본격적인 재수사를 나서게 되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참여연대 등이 고발한 정 이사장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했다. 통상 고발 사건이 형사부에 가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치 자금 등 인지 수사를 담당하는 특수부에 사건이 배당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검찰이 정 이사장의 혐의를 가볍게 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 이사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당시 이상화 전 KEB 하나은행 독입법인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데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독일법인장으로 일하며, 최순실의 송금 업무, 현지 유령 회사설립 등을 적극적으로 도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순실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이 전 본부장의 승진을 부탁했고, 대통령의 지시가 안종범 전 수석을 거쳐 은행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 이사장이 관여 했다는 내용이다.

◆ 2016년 12월 김도진 기업은행장 선임 당시 의혹도

2016년 말, 당시 김도진 기업은행 부행장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되자,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기업은행노조위원장 나기수)는 12월 16일 성명을 통해 “11월 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식사 자리에 김도진 부행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이 모임을 가졌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금융위원회가 김도진 부행장과 김규태 전 기업은행 전무이사와 관료 1명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친박계가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당시에도 정찬우 이사장은 정부 인맥을 이용해 금융권 인사에 수차례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었다. 정 이사장에게 만사정통(모든 인사는 정찬우로 통한다)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였다.

금융위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금융위는 노조가 언급한 인물을 후임 기업은행장으로 추천한 바 없다”며 “노조 성명에서 언급한 모임도 전혀 가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모임에 참석했다는 한 당사자로부터 ‘본인은 들러리를 섰을 뿐’이라는 해명이 있었다”며 “금융위 고위 관계자가 노조에 전화를 해 ‘법에 따라 금융위가 후보를 제청한 것’이라며 후보 추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식사에 동행한 인물인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 또한, 재계에서 친박계 인물로 분류되는 사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정부의 실세 중 한 명이었고, 최근 해운대 엘시티 금품비리 혐의로 구속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13년부터 1년간 ‘큐브인사이트’라는 작은 업체에 자문위원으로 있었던 점을 보면, 단순히 작은 제조업체로 보기는 어렵다.

기업은행은 2011년부터 KT와의 공중전화부스를 길거리점포로 바꾸는 2,000억 원대 사업에 ‘큐브인사이트’가 용역회사로 되어있으며, 이 중 60%를 ‘큐브인사이트’가 챙겨가고 있으며, 기업은행이 적자를 보면서도 빠르게 이 사업을 추진한 점이 석연치 않다.

또 사업이 시작될 무렵, 그 시기에 맞게 ‘큐브인사이트’가 설립 되어 용역회사로 참여했고, 2016년 큐브인사이트가 길거리점포 사업의 재연장이 필요하던 시점에,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이, 당시 김도진 부행장을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의 저녁식사에 자리를 마련해주었던 것에 관해 그들 간의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는가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된다.

◆ ‘만사정통’ 정찬우 이사장, 이제 풍전등화 신세(?)

새 정부 등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거 정부의 적폐 청산과 대대적인 사정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그리고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30일, 금융위원장발(發) 메가톤급 인사태풍을 예고했다. 최 위원장이 금융위원회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국장급을 전면 재배치하는 파격인사를 통해 ‘쇄신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금융위 1급들로부터 일괄 사표도 제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솔선수범’을 보인 이상 금감원장 이하 금융공기업 등 금융당국 수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자리에서 대내적인 ‘혁신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 공기업의 친박계 수장들과 임원들의 교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장 첫 손에 꼽히는 친박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다.

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임기가 각각 1년5개월, 2년2개월씩 남았지만 이른바 ‘친박’ 이미지가 강해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하기는 힘들 거란 얘기가 적지 않다. 금융당국 핵심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의혹까지 받고 있는 정 이사장은 본인이 조만간 사퇴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따라서, 과거 금융권에서 ‘만사정통’으로 통하던 정찬우 이사장은 이제 검찰의 재수사와 함께, 임기가 2년 남아있음에도, 교체압박과 함께, 자진사퇴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정찬우 이사장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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