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지영 기자] #아침이 되면 커튼이 자동으로 걷히면서 조명이 켜지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욕실에 온수가 준비되는 동시에 주방에는 커피가 내려진다.

#출근할 때는 일일이 조명이나 TV를 끌 필요 없이 단지를 나서면 자연스럽게 전원이 차단되고, 집을 나서면 자동으로 방범시스템이 작동한다.

#더위에 지친 퇴근길, 집안에 들어서면 내가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로 이미 에어콘이 가동돼 있고, TV를 켜면 내가 평소 관심 있던 제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쇼핑 방송이 나온다.

#욕실의 매직미러는 피부진단 및 마사지 정보 등 사용자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스마트욕조는 사용자가 원하는 적당한 온도와 시간을 알아서 설정해 준다. 스마트변기는 건강관리시스템과 연계하여 혈압, 체지방, 맥박 등을 체크해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추천해 준다. 욕실이 가정마다 비치된 병원 설비 역할을 하는 것이다.

더 이상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현실화되어 있는 기술들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일상이 될 모습이다.

▲ 사진출처_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SA

◆ 스마트홈 성장 전망…2019년 111억 달러 규모 전망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575억달러로 예상되며 2019년에는 11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SA는 IoT 및 모바일 네트워크의 확산, 스마트폰, 태블릿PC,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대 및 스마트홈 서비스 수요 증대를 스마트홈 시장의 주요 성장 요인으로 분석했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8조 5,677억 원 규모에서 2015년 10조 4,000억 원, 지난해에는 12조 5,000억 원으로 약 20% 성장했다. 오는 2018년에는 18조9122억 원 규모로, 2019년에는 23조 4,000억 원 규모로 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건설사와 통신사가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협업에 나서면서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스마트홈 시장은 성장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잠재적 경제 효과도 어느 산업보다 크다. 건설, 통신, 가전, 인테리어 등 주거와 관련된 수많은 회사들이 서로 협력하여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스마트 시티로 범위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입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스마트헬스케어산업, 스마트TV 등의 주거 환경 서비스를 넘어, 안전, 물관리, 에너지·환경, 교통, 통신, 공간정보 등처럼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요소들로 끝없이 확장될 수 있다. 또한 제품 제작이나 인프라 구축 뿐 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부가서비스 시장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미래 주거환경 개선의 대안으로도 각광받고 있어 정부와 산업계 모두 스마트홈 관련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 해결해야 할 문제 ---기술표준화

그러나 스마트홈이 더욱 성공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표준화와 보안 문제인데, 특히 하나의 통합된 솔루션을 통해 수많은 가전기기를 원활하게 제어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홈 관련 기술표준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전용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업계 표준화가 사물인터넷의 보급과 스마트홈 산업 발전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 출처_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이에 따라, 스마트 홈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사업자 간 협력과 경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구글 주도의 스레드그룹(Thread Group), 칩셋 제조사인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MS) 주도의 올신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와, 또 다른 칩셋 제조사인 인텔(Intel)을 중심으로 한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 통신사 중심의 원엠투엠(oneM2M), 그리고 애플의 자체 스마트 홈 시스템인 홈키트(HomeKit)가 그것이다.

지난 2014년 LG전자는 올조인 개방형 프레임워크를 내세운 퀄컴 주도의 올씬얼라이언스에 가입해 활동했고, 삼성전자는 인텔, 델, 브로드컴과 손잡고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을 출범시켜 독자 노선을 밟았다. 시장 선점을 위해 각각의 표준을 내세우던 두 진영은 2016년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결국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어느 한쪽의 귀속이 아닌, 동등한 관계의 결합임을 강조하기 위해 명칭도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으로 바꿨다. 현재 330여개 회원사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OCF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28일 OCF의 세계 최초 지역 포럼으로 'OCF 코리아 포럼'이 설립됐다. 포럼에서는 OCF 표준의 국내 확산을 위한 표준기술 규격서의 한글화 및 해설서를 제작해 배포한다. OCF 표준의 국내 확산을 위한 기술지원, IoT 세미나 및 전시회, 공동 홍보 및 마케팅 등도 추진한다.

이처럼 글로벌 사업자들이 광범위한 협력을 하는 것은 스마트 홈 시장이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가치 사슬이 특징이었던 기존의 산업구조와 달리, 개방과 공유를 핵심 가치로 하는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스마트 생태계 환경에서는 협력 없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시간에는 스마트홈 기술 개발에 있어 풀어야 할 난제 두 번째 시간, ‘보안’에 대해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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