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지영 기자] 앞서 언급한() 스마트홈에 대한 미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지금의 세계는 시간이 갈수록 기술이 진화할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자를 창출하며 또 그에 따른 시장의 규모 또한 가히 빅뱅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발전하는 기술만큼이나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문제가 바로 ‘보안’이다.

◆ 해결해야 할 문제 ---(2)보안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고,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역시 보안이다. 홈 IoT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해킹은 단일 기기에서보다 여러 요소들이 서로 연결돼 있을 때 그 위험과 효과가 배가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보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컨대 도둑이 빈 집에 침입해 보석을 훔치려면 아파트 경비아저씨부터, 창문의 잠금장치, 보안카메라, 금고 비밀번호 등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이 단계들은 각각 독립적이고, 다음 단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IoT를 적용해 모든 기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면? 일반 가정의 경우 유무선 공유기가 이런 인프라에 해당하는데, 도둑이 뚫어야 할 관문은 시스템 관리자 ID 하나로 압축된다. 문을 따고 금고 비밀번호를 푸는 일련의 과정들이 생략되고, ID 해킹 작업 한 번으로 모두 뚫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제 직장은 물론이고 가정에서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시대가 열렸다. 부동산시장이 이에 발맞춰 건설과 IT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럴 수록 더 큰 난재가 발생한다. 바로 보안의 문제이다. 기술의 밝은 미래는 반대로 어두운 그림자를 만든다. 지금의 기술이 바로 이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사진 배경은 영화 'Bloomington Has An Intruder On The Loose'의 포스터<그래픽 진우현 기자>

스마트 홈 인프라가 공격받으면 연결된 가정용 IT 기기를 강제로 제어하거나 오작동이 일어나게 할 수 있다. 제3자가 냉난방 장치를 외부에서 조절해 범죄에 악용하거나, 공유기의 DNS IP를 변조해 사용자를 파밍 사이트로 유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이버 공격이 금전 피해나 개인정보 유출 등에 그쳤다면, 사물 인터넷 시대에서는 시스템 마비나 인명 사고까지 유발할 수도 있게 됐다.

또한 해커가 공유기에 접근할 수 있다면 공유기에 연결된 각종 사물인터넷 기기에 접근하는 것은 물론, 여기서 발생한 정보를 탈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집은 가장 사적인 영역이며, 가장 편안하게 느껴야 하는 공간이다. 보안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스마트홈 시장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물 인터넷 기기 및 서비스는 개발 단계에서 반드시 보안 기능을 탑재할 필요성이 있다. 기기 제조사는 제품의 보안 초기 설정을 강화해야 하며, 주기적인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유관 기관은 서비스에 대한 보안 인증 제도를 마련하고 침해 사고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사용자는 기기의 기본 보안 설정을 직접 변경해 해커의 공격 시도를 어렵게 하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하는 등 스스로 기본적인 보안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해 말 사물 인터넷 기기 보안 가이드를 기업용과 소비자용 등으로 제작 배포한 바 있다. 또한 신규 취약점 신고 포상제의 일환으로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사물 인터넷 보안에 관한 인증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각종 취약점 테스트 환경도 구축할 계획이다.

◆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홈…융합 & 협업

스마트홈 서비스는 AI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가전제품 제조 기술, 아파트 건설 기술 등이 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스마트 홈은 가정 내 가전제품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관리하는 홈 네트워크 단계를 넘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개인형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스마트 홈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방화된 생태계 안에서 다양한 사업자가 서로 협업하여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통신사들과 건설사의 협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함께 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건설사 분양을 통해 한 번에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발생한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인공지능 기기를 대량으로 판매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을 확산시키고, IoT 생태계 구축에 용이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구축해 놓은 유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새로운 수익원 창출도 가능하다. 또한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공 주택에 스마트 기기를 장착함으로써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쾌적한 주거환경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현대건설과, KT가 대림산업과, LG유플러스가 대우건설과 손을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다른 건설사들도 자체 스마트홈 서비스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현대건설과 손잡고 동탄 힐스테이트 아파트에 스마트홈 서비스 공급을 시작했다. 힐스테이트 동탄에 적용된 스마트홈 서비스는 SKT의 개방형 스마트홈 플랫폼과 현대건설의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연동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스마트홈 플랫폼과 홈네트워크 시스템 연동이 완성되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주자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조명, 가스, 난방 등의 제어는 물론 통신이 가능한 제품을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앱은 엘리베이터, 공용 출입문 등 여러 공동시설과도 연동되고 스마트폰으로 주차가능 위치나 내 차의 주차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SK텔레콤은 부동산 전문 기획·개발 기업인 아시아디벨로퍼와 계약을 맺고 2021년 경기 성남시 한국식품연구원 단지에 조성될 아파트에 ‘누구’를 배치하기로 했다. 총 1226가구 규모에 가구별로 거실 및 각 방에 총 550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KT는 지난 3월 사업협력을 맺은 대림건설, 한화건설 등의 대형 건설사와도 기가지니 아파트 구축에 힘쓰고 있다. 대림산업과는 지난 5월 분양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주상복합 아파트에 KT 기가지니 AI 기술을 접목해 음성인식 스마트홈을 구현한 바 있으며, 향후 e편한세상 아파트에 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KT는 앞서 경기도시공사와도 '공공주택 지능형 스마트홈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공공주택에 IoT 기반 지능형 스마트홈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대우건설과 ‘유·무선 통합형 홈IoT 시스템 구축’과 ‘IoT 애플리케이션 제공’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업무협약은 단지 내 통합 IoT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IoT 플랫폼과 홈네트워크 서버 간 연동을 지원하고, 대우건설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및 IoT 시스템의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것이 골자다. 양사가 구축하는 스마트홈은 기존의 홈네트워크 시스템의 단점인 폐쇄성을 개선하고, 거주자 맞춤형 스마트홈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에 IoT 허브를 탑재한 스마트 월패드를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기존에 제공되던 홈네트워크 서비스와 홈IoT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