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보상배율 1인 미만 기업↑ VS 백화점 명품매장 줄서
“현 정부, 기업경쟁력 강화할 정책 펴 고용률 상승 시켜야”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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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나라 경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올해 초 ‘V자형 경제’를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기획재정부는 빠르고 강한 경기반등의 ‘V자 회복’을 통해 성장률 상승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뛰겠다”고 밝혔다. 취약계층을 포용하겠다고 정부가 선언했지만 사회전반에 양극화 현상이 뚜렸해졌다. 양극화는 서로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진다는 의미로 사회 불평등의 심화를 가리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5일 우리나라 금융업종을 제외한 1017개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은 67조 3000억원으로 전년(53조 9000억원)보다 24.9% 증가했다. 그럼에도 4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 것으로 파악했다. 업종 기업 별로 실적 차이가 났으며 같은 업종 내에서도 기업 간 쏠림현상을 보였다.

매출액 상·하위 20% 기업 간 평균 매출액 배율은 2019년 266.6배에서 지난해 304.9배로 확대됐다. 평균 영업이익 차이 역시 같은 기간 2386억원에서 3060억원으로 벌어졌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지난해 255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상장사 전체의 25%에 해당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돈을 벌어 이자를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만약 이자보상배율 1미만 상태를 3년 연속 지속하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돼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종별 차이도 극명했다. 지난해 의료·제약 업종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6% 늘었다. 비대면화 수혜 업종인 전기·전자는 64%,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는 19%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유통·대면서비스(-26%), 사업서비스(-39%) 등 서비스 업종과 기계(-73%), 운송장비(-39%), 철강·금속(-38%), 화학(-27%) 등 전통 제조업은 영업이익이 많이 줄었다.

문제는 모든 업종에서 고용이 줄었다는 점. 유통·대면서비스처럼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종에서 종업원 수가 많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증가한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통신 등 분야 등도 고용이 감소했다.


“기업, 코로나 충격 못 벗어나…기업 활력 위한 정책 必”


기업·산업별로도 경기 회복을 확연히 다르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백화점 올 봄 매출이 작년동기대비 50% 이상 증가하고 명품 매장은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백화점을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달 4일 펴낸 ‘부문별 경기 양극화 심화-최근 HRI 코로나 위기 극복지수 분석’ 보고서에서도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분석하고 있다. 알파벳 ‘K자’처럼 회복되는 사람은 빠르게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여건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처럼 지난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속에서 기업들이 거둔 성적표는 기업규모별, 업종별로 뚜렷이 명암이 갈렸다. 2020년 기업들의 전체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아직 많은 기업들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경연은 “상장사 실적이 양호해 보이지만 아직 많은 기업들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개혁 등 정부의 정책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상장 기업 4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있다. 상장기업이면 국내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표기업 가운데 4분의 1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경제계는 이구동성으로 각종 규제의 완화 등 정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기업이 살아나야 고용지표도 올라갈 것이다.


양극화 현상 극대화…“기업경쟁력 강화해 고용률 높여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국가 간은 물론 부유층과 서민층 간의 불평등도 심화할 거란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펜데믹에 일터를 잃은 사람들은 공황에 빠진 반면 자금력이 있는 이들과 대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살려 자산 규모를 늘려간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아파트의 경우 상위·하위 간 격차가 9배 가까이 벌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이후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도 가격 차이는 더 벌어졌다. 상위 20%의 가격은 10억원을 넘었지만 하위 20%는 1억원 대에 머물렀다.

인플레이션으로 시중에 통화량이 증가했고 자산의 가치가 더욱 오르고 있지만 청년층이나 무주택자들이 너무 빠른 변화의 속도에 절망감을 느낄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또 기업 간, 개인 간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소득불균형과 자산 불균형은 근본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는 축구로 유명한 나라다. 과거에는 잘 살았던 나라지만 빈부격차의 심화로 지금은 살기 힘든 국가가 됐다.

<21세기의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의 말처럼 자본소득이 근로(노동)소득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이 발생했고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곪았던 것들이 터지며 양극화 현상이 극대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양극화 해소는 국가만 해야 하는 걸까. 물론 국가의 역할을 막대하다. 그전에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산업도 계속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 자본주의의 흐름을 따라가 보는 건 어떨까. 물론 다른 사람에게 해가되는 ‘투기’는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 성장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원칙을 지키는 ‘건강한 투자’는 스스로 공부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렇게 공부하고 준비하면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이 ‘기회’임을 알 수 있는 눈이 생길 것이다. 그에 앞서 본인의 분야에서 실력 향상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독창적 콘텐츠만으로 개인의 부를 이룰 가능성이 무한한 시대다. 예전에는 ‘한 우물만 파라’고 했지만 지금은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라’가 더 맞는 말이 됐다.

양극화를 해법도 기업경쟁력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 경쟁력이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기술경쟁력 강화와 미래의 성장 동력 확보, 새로운 사업에서 의욕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일부 기업의 불법 행위가 반복돼 생긴 반기업정서도 극복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정부는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업의 숨통의 막기보다 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한다. 지금처럼 계속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정책으론 결국 기업이 위축돼 갈수록 일 할 사람을 뽑지 않을 수 있다. 일터에 사람대신 기계가 점령해 고용률이 지금보다 더 하락한다면 양극화는 더욱 커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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