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코엑스서 2017 대한민국 라면 박람회 개막을 계기로 알아보는 국내 라면시장 현주소

[뉴스워커_신대성, 염정민 기자] 오는 9일 2017 대한민국 라면 박람회가 11일까지, 3일간 코엑스(COEX) D홀에서 열린다. 이번 라면박람회는 대한민국라면박람회 사무국이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후원하는 행사로 80개사 250부스가 참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내 외 라면 제조 기업들의 기업관이 설치될 예정이고, 나만의 라면(D. I. Y 라면)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거나 세계 각국의 라면들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참가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 올해의 라면 신제품 트렌드 살펴보니…국물 없고 이열치열의 매운 맛 인기

2017년 상반기 국내 라면 신제품 트렌드는 한마디로 국물 없는 라면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농심은 볶음너구리, 짜왕매운맛과 참치마요비빔면 등을 출시했고, 삼양은 쿨불닭비빔면과 핵불닭볶음면을, 팔도는 볼케이노꼬꼬볶음면 등을 시장에 내놔 높은 인기를 구가했기 때문이었다. 라면 업계에 따르면 볶음너구리는 출시 한 달 만에 1000만개를 판매했을 정도로 그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기자

업계에서는 무더위로 인해서 상반기에는 국물이 있는 라면보다는 국물이 없는 라면 쪽이, 이열치열의 피서 법으로 맵지 않은 라면보다 매운 라면이 더 인기를 끌지 않았나하는 추측을 내고 있다.

한편 10~20대를 겨냥해 만든 라면이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 농심의 참치마요비빔면, 삼양의 와사마요볶음면과 오뚜기의 와사비마요볶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 세 라면은 와사비 즉 고추냉이와 마요네즈를 혼합한 소스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 하였는데 일단 그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라면 제조업체들이 편의점만을 유통채널로 하던 것에서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지로 유통채널을 확장할 정도로 판매량이 좋았기 때문이다.

맛에 대한 평가를 보면 대체적으로 농심의 참치마요비빔면은 고소한 맛을 강조하여 맛있는 치즈 볶이 맛이 난다는 평이 많았고, 삼양의 와사마요볶음면은 알싸한 맛을 강조하여 코끝이 찡하는 와사비 맛이 난다는 평이 많았다.

2017년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국물 있는 라면 신제품의 출시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추측된다. 삼양은 삼양라면 매운맛을 출시했고, 농심은 감자탕면이라는 국물 라면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삼양라면 매운맛은 오리지널 삼양라면에 얼큰함을 더한 라면인데, 출시 직후의 시장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면 조리법을 소개하는 한 블로그는 삼양라면 매운맛이 해장라면으로 그만이라며 엄지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최근 농심은 2009년 단종 되었던 감자탕면에 진하고 구수한 맛을 더하여 업그레이드된 감자탕면을 재출시하였는데, 업계는 신제품이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왔다.

◆ 올해 국내 라면의 세계시장 수출 동향…미국 맑음, 중국 소나기

2017년 상반기의 라면 수출 시장 동향은 한 마디로 미국 맑음, 중국 소나기로 표현할 수 있겠다. 또한 미래 시장으로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자료조사: 염정민 기자

농심이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실적보고서에 의하면, 농심 미국 법인의 매출액은 2016년 상반기 1063 억 원에서 2017년 상반기 1146 억 원으로 증가했으나, 중국 법인의 경우에는 2016년 상반기 1485 억 원에서 2017년 상반기 1276 억 원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2016년에 비해 2017년의 농심 중국 법인이 올린 매출액이 대폭 감소한 것은, 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한국의 대중국 라면 수출은 최근 2012년과 2016년 사이의 5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 2016년에는 한국이 대만을 제치고 대중국 라면 수출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기 때문에 갑작스런 매출액의 감소 요인으로 사드 배치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중국 시장을 제외한 다른 라면 수출 시장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Yi Yang 싱가포르무역관이 2017년 8월에 코트라(KOTRA)에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라면 업계는 아세안(ASEAN) 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한류로 인해 아세안 국가에서 K-Food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K-Pop, 한국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동남아 국가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고조되어 2016년 불닭볶음면의 동남아 수출액은 270억 원으로 2015년의 4배로 급증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게다가 그의 보고서는 불닭볶음면 뿐만이 아니라 면류의 수출액이 2017년 상반기에만 5393만 달러에 달했고,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해 103.5% 정도 상승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그는 아세안 시장에서 라면을 포함한 K-Food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그 성장세는 지금도 증가추세라는 것이다.

◆ 아세안과 중동 시장을 위해 할랄 인증 지원 강화해야

할랄(HALAL)의 사전적 의미는 이슬람법(Shariah)에 따라 ‘허용되는 것’을 의미하고, 반면 이슬람법에서 ‘금지되는 것’은 하람(Haram)이라고 한다.

할랄 식품에서 인정하는 육류는 주로 양, 소, 닭 등 허용된 고기로 한정되며 ‘신의 이름으로’라는 주문을 외운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살하는 등 제한적인 방법으로 도축된 것만을 사용해야 한다.

 

반면 하람 식품으로는 돼지고기 및 이와 관련된 음식, 피와 이와 관련된 부산물, 육식동물의 고기, 파충류 및 곤충을 들 수 있고, 이 식품들이 사용되거나 섞인 식품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섭취가 금지되고 있다.

이미 라면 업계를 비롯한 식품 업계는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정부도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국내 농식품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할랄 등 해외인증 취득 및 연장에 필요한 비용의 70%(연간 2000만원 이내)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에 의하면 할랄 인증 지원의 결과물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액이 4억66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21.8% 증가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 낙관만은 어려운 국내 라면의 아세안 수출 시장

하지만 미래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아세안 시장 수출을 위해서는 엄격한 할랄 인증을 통해 수입국들의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식품의약청(BPOM)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6월 18일 삼양의 우동라면과 김치라면, 농심의 신라면블랙, 오뚜기의 열라면 등의 수입허가를 취소하고 전량 회수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제품의 일부에서 돼지고기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인니 식약청장은 한국 제품에 대해 할랄 식품이 아님을 제품 포장에 표기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 요구를 한국 업체들이 무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업계의 종사자는 “할랄 인증을 한 제품에서 돼지고기 성분이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식약청장의 비난에 억울함을 느낄 수도 있다”면서도 “이슬람 국가를 상대로 수출을 하려면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기에 이번 사태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좀 더 엄격하게 할랄 인증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또한 업계는 아세안 시장을 비롯한 이슬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할랄 인증을 포함한 당면 과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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