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등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 노출에 사태 혼란 증폭…식약처 이달 9월 전수조사 결과 공개키로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생리대 발암물질 유해성 논란이 연이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발암물질 생리대 리스트’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및 SNS 등에서 발암물질 생리대 리스트를 공유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안은 지난 4일 식품의약안전처의 브리핑에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시험’에 사용된 생리대 제품명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기존 리스트였던 릴리안에 국내 생리대 제조사 몇 개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릴리안 부작용 사태로 가중돼 온 소비자 불안심리, 유한킴벌리 등 대기업의 생리대 발암물질 의혹이 제기되면서 초래된 케미컬포비아로 보여진다.
한편 식약처의 이번 달 9월 전수조사 결과를 남겨두고 시민단체의 역학조사 또한 주장되며 혼란은 연이어 확산돼 진실 공방전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 여성 생리대의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 검출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9월에 있을 식약처의 생리대 유해물질 전수조사 발표가 있을 예정이어 사태는 점점 확산돼 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생리대 판매대와 서울 식약처 등 <사진_김태연 기자 /그래픽_진우현 기자>

◆ 혼란 가중된 여성소비자들.. 일부 포털사이트, SNS에서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 공유

국내 생리대 시장 점유율 1위인 유한킴벌리를 시작으로 유해성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자 이른바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까지 형성돼 포털사이트 및 SNS를 중심으로 여성소비자들에게 낱낱이 공유 되고 있다.
일부 포털사이트에서는 ‘생리대’ 글자만 검색하여도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가 자동검색에 오르고 있어 사건에 대한 공포와 논란이 반증된 양상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를 받아보면, 현재까지 유해물질 검출 의혹이 제기된 생리대는 ‘릴리안 순수한면 울트라 슈퍼가드 중형, 릴리안 팬티라이너 베이비파우더향, 릴리안팬티라이너 로즈향, 바디피트 귀애랑 울트라 슬림형, 바디피트 볼록맞춤 울트라슬림날개형, 위스퍼 보송보송케어 울트라 중형, 좋은느낌 울트라 중형 날개형, 좋은느낌 좋은순면라이너, 화이트 애니데이 팬티라이너 로즈마리향, 화이트 애니데이 순면커버’등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생리대발암물질 리스트를 공유한 한 네티즌의 말에 따르면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는 릴리안만 제기될 것이 아니다. 국내 생리대 몇 개 또한 발암물질 의혹이 있다. 사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있은 4일 브리핑에서 발표한 ‘검출시험’에 사용된 제품명 공개 리스트다.
식약처는 이날 공개된 리스트를 두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되었다는 것으로 인체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기에 소비자가 지나친 우려를 하기보다는 9월 위해평가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집단소송제도 및 생리대 발암물질 리스트를 중심으로 국내 생리대 불신 현상 또한 이어지고 있어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식약처 위해평가결과가 하루빨리 공개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 대립되는 진실공방…위해성 여부 아직 판단할 수 없다 vs 역학조사 촉구로 진실 규명하라

식약처 브리핑 결과로 발표된 검출리스트에 식약처의 입장은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는 것만으로 인체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기다”며 “조금있으면 발표될 자체 위해 평가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해명이다.
문제는 식약처의 “위해성 판단할 수 없다”와 시민단체 및 지역정치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역학 조사 촉구”의 진실 공방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정의당 인천시당은 “식품의약안전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된 것만으로 인체 위해성 판단이 어렵기에 자체 위해성 평가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지만 역학조사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관 공동역학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생리대 안전성 조사와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역학조사에 대한 경각심을 표했다.

▲ 제품안전정보센터의 일회용 기저귀 ‘자율안정확인기준’. 1회용 기저귀 안전관리기준

◆ “생리대만의 문제가 아니다…기저귀 안전기준 미흡하다” 지적도

진행 중인 식품의약처의 유해성 여부 검출 시험은 유통되는 모든 생리대와 기저귀유기화합물 조사다. 사태와 더불어 식약처 행정체제 흠결이 도마에 오르면서 생리대와 닮은 어린이, 성인용 기저귀에 대한 위해성 우려 또한 확산되고 있다. 제품안전정보센터 ‘자율안전확인기준’에 따르면 유아용 일회용 기저귀 안전 요구 사항은 ▲산도(pH) 3.0~10.0 ▲형광증백제가 용출되지 않을 것 ▲폼알데하이드 검출되지 않을 것(20㎎/㎏ 미만) ▲염소화페놀류(PCP, TeCP) 0.5㎎/㎏ 이하 등이다. 하지만 이번 생리대 사태 논란이 된 김만구 강원대학교 연구팀의 실험결과 검출된 벤젠, 다이옥신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기저귀 안전 기준마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성분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이다. 현재 생리대를 속옷에 부착하는 흡착제인 접착용 글루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이 검출됐기에 생리대와 유사한 접착용 글루, 원리를 사용하는 기저귀에도 피부발진, 가려움 등 생리대 부작용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부작용의 경우, 피부, 호흡기 등을 통해 화학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는 생리대와 동일한 부작용을 안게 된다는 것이 문제된다.

현재 생리대 안전기준의 경우 유아용 기저귀, 성인용 기저귀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으로 다뤄지고 있다. 생리대와 유사한 성분을 사용하고 원리마저 비슷한 소비재인 기저귀 관리 기준은 생리대와 각기 따로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생리대의 경우 식약처, 기저귀는 산업자원통상부로 각기 소관부처가 다르다.

이러한 관리체계는 동일한 부작용을 보일 수 있는 선상이 충분한데도 책임소재가 각기 다르게 적용되고 있어 기저귀 관리기준에 대한 통합 기준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뉴스핌의 기사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서 통용되는 안전성 기준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INP, DIDP, DNOP) 3종, 유기주석 화합물, 노닐페놀’이 국내 기저귀 관리 기준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지적된다. 이에 따라 식품, 의약품을 분리해 관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 제 2의 옥시사태 답습 않아야…국민 건강 위한 안전한 소비재 촉구

작년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메디안 치약, 살충제 계란, 생리대 부작용까지 초래돼 소비재에 대한 논란은 연이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 생리대 성분을 스스로 분석하고, 수작업 생리대를 만들기까지 한다. 친환경 면 생리대를 사용한 한 네티즌은 “생리대 사태이후 국내 생리대 성분을 읽어 내려가면서 맘을 졸이는 게 싫어 면 생리대를 사용하니 안도감이 더 크게 작용해 이제는 면 생리대 같은 대체재만 고집하려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생리대 대체재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사안은 문제 된 생리대는 릴리안 생리대가 아니라 전 생리대라는 의구심이 불거진 형태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친환경제도, 전성분표시제, 유해물질 규제 등의 시민단체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여성건강을 위해 안전한 생리대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리대를 비롯해 기저귀, 물티슈 등 위생용품 전반에 발암성, 돌연변이성, 생식독성 성분이 규제돼야 한다” “국내 생리대 규제는 약 이십 년 전 제정된 포름알데히드에서 멈춰있다. 생리대에 잔류농약, 프탈레티트 등 유해물질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성의 경우 13 살부터 50~52세까지 37년간 생리를 한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5일, 하루 평균 5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이는 일생이라고 가정한다면 1만 1천 여 개가 넘는 생리대를 사용하는 꼴이다.

이러한 대목은 생리대가 여성의 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필수품이라는 것을 유추하게 한다.

생리대 파동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논외 된 현상과 그에 대한 지적이 맞물려져 터진 현상이다. 따라서 여성이 발암물질 리스트를 공유하고, 대체재를 찾는 국내 생리대 불신 및 회피현상을 방관할 것이 아닌, 소모적 공방전을 멈춰 여성의 건강과 직결된 호소의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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