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통신3사 분석 ①LGU+] 5G 시대가 개막했다. 통신사마다 인프라 구축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중국의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2020년 내내 불안한 기조를 나타냈다. 국내 대형 통신사 세 곳 중 LG유플러스가 유일하게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하나의 문제로 제기됐다.

잠시 논란이 사그라졌다고 해도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 상황으로 다시 돌아설 때마다 위기론이 제기될 판이다. 지난 3월 19일 LG 경영관리팀장으로 LG그룹에 발을 들인 황현식 대표가 신규 선임되었는데 황 대표는 2014년부터 LG유플러스 컨슈머 사업의 총괄을 담당한 이력을 지녔다. 새로운 대표와 함께 통신사 3사 중 ‘꼴찌’라는 꼬리표를 떼낼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2년 연속 영업권손상차손.. 2년 연속 순손실 내며 M&A 시너지 효과 ‘아쉬워’


CJ헬로를 8000억원에 사들인 LG에 대한 이목이 쏠렸다. 2019년 12월 24일 관련 계약이 모두 종결되며 최대주주는 LG유플러스(지분율 50%)가 됐다. LG헬로비전은 케이블티비 사업 등을 영위하는 업체로 LG유플러스와의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기대감이 형성됐다. 인수하고 나서 2020년 한 해를 보냈고 그 성적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성적표가 다소 아쉬웠다.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2018년 영업수익은 1조1780억원, 영업이익 67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7%였다. 그러나 2019년에는 1년 전에 비해 매출 규모도 5.6% 빠진 데다 영업이익은 56.5%나 급감했다. 또한 순이익도 942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주인이 되고 1년을 보낸 지난해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4.9% 줄어들었지만 다행히 영업이익은 16.8% 증가했다. 그러나 2018년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20년 영업이익률도 2018년 대비 2.5%p 떨어진 3.2%이었다. 그런데 M&A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는 영업권손상차손이 급격히 증가하며 순손실은 3128억원으로 2019년보다 더 심각해졌다.

영업이익은 소규모 양호해졌지만 순손실 폭이 더 커진 까닭은 기타영업외비용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영업권손상차손이다. 2018년에는 0원이었지만 2019년 989억원, 2020년 무려 3213억원의 영업권손상차손이 인식됐다. 이로써 2020년 말 기준 4202억원의 손상차손누계액이 쌓였다.

손상차손누계액이 늘면서 영업권장부가액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18년만 해도 5892억원의 영업권이 무형자산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총자산 중 30.4%에 해당하는 부분이 영업권이다. 본격적으로 손상차손이 발생한 2019년부터 영업권장부가액이 4903억원으로 줄어들며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4%로 감소했다. 2020년 늘어난 영업권손상차손 탓에 영업권장부가액이 1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5%나 급감해 총자산 대비 영업권 비중은 11.5%로 뚝 떨어지며 재무적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영업권 관련 손실이 나자 일부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종속기업의 실적을 반영한 LG유플러스 연결기준 매출액순이익률도 2016년에서 2018년 사이 증가하던 추세를 주춤해졌고 급기야 2020년에는 3.5%까지 떨어지며 기존 4% 선도 뚫려 버렸다. 이처럼 영업권손상차손의 발생은 결국 시너지 효과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영업권은 인수합병에 일종의 프리미엄과 다름없는데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LG유플러스에 해가 되는 일이 될 수 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순손실 탓에 자본총액이 줄어들었다. 2019년 942억원의 순손실로 인해 이익잉여금 감소로 기존 1조527억원대의 자본총액이 9513억원이 됐다. 2019년 2월부터 씨제이이엔엠과 LG유플러스 간의 주식 양도 계약이 거론된 이후 당해 12월 마무리된 이후 오롯이 LG유플러스 타이틀로 운영되어 온 2020년에는 연결기준 3128억원 상당의 순손실이 나며 자본총계는 6311억원대로 주저 앉았다. 이는 2018년 자본총계 대비 40% 하락한 상태다. 자본총계는 계속 줄었지만 같은 기간 주당 75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기존 주주에 대한 배려일 수 있다. 하지만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는다면 이러한 배당 정책도 오래 가진 않을 것이다.

케이블TV, 인터넷전화, 알뜰폰 사업 등 LG헬로비전의 각 사업 부문별 가입자수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시너지 효과가 부각되지 않았다. 가령 케이블TV 사업부문에서는 2019년 419만명에서 1년 새 384만명으로 고꾸라졌다. 인터넷전화와 알뜰폰 사업 부문에서도 가입자수 감소세가 나타났다. 인터넷전화나 케이블TV 사업부문은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요인 또한 가입자수 감소가 설명된다. IPTV와 위성방송 등 경쟁 매체가 등장하며 아날로그 가입자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화도 마찬가지다. 이동전화의 활성화로 인해 유무선 대체 현상이 계속되며 해당 시장도 만만치 않다. 반면 알뜰폰 사업 부문에서는 시장 자체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불구 가입자수가 줄어들었다. 인수 전인 2018년 말 기준 1.2%의 시장점유율은 인수 이후 1.01%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1% 선도 붕괴돼 0.86%로 내려앉았다. 장기적인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 정확히 평가할 수 없지만 적어도 2020년은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용 절감’ 전략 탓에 연구개발도 뒷전?.. 3사 ‘꼴찌’ 타이틀 언제 뗄까


우리나라의 통신 시장의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는 3사 중 LG유플러스는 모든 사업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3위다. 무선통신 시장에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금씩 성장하는 듯했다. 하지만 2020년 여전히 23.6%로 SK텔레콘 44.8%, KT 31.6%에 밀려 3등이었다. 초고속 인터넷 사업부문도 이와 마찬가지다. 독보적 1위의 자리를 꿰찬 KT의 점유율은 아주 조금 주춤하며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점유율 확보에 성공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20.3%에 불과해 만년 3등이다. IPTV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꼴찌였다. 2019년 대비 2020년 점유율이 3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25.5%의 점유율로 인해 계속 꼴찌 타이틀을 이어갔다.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긍정적인 실적 흐름새를 알아차릴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있다. 매출액의 일부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계속해서 수입원을 마련해야 한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LG유플러스는 경쟁사 포함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SK텔레콤이 2.45%로 가장 높았고 케이티와 LG유플러스는 1%도 안 되는 각각 0.75%, 0.48%였다. 2019년 세 군데 모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낮아졌다. 2020년 케이티와 SK텔레콤 두 곳은 연구개발비를 더 줄였지만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0.02%p 올랐다. 다만 여전히 세 곳 중 연구개발 투자가 인색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연구개발 투자는 필수다. 그래야 장기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체제의 인사 개편이 이루어지며 기존에 LG유플러스를 이끌었던 현 권영수 LG 부회장이다. 하지만 권 전 대표(이하 부회장)를 둘러싼 갑질 등 논란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았다.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 재직 중 가격 경쟁력을 갖춘 화웨이 장비를 독보적으로 사용할 것을 선택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가 대표적인 논란이다.

이는 곧 LG유플러스 및 종속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이슈거리로 전락해버렸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의 대표직을 내려놨지만 공교롭게도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이사회의장으로서 LG유플러스에 대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쩌면 구광모 회장의 LG그룹의 핵심 계열사 LG유플러스가 3위 타이틀을 내려놓는 방법은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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