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 대구은행人, 박인규 회장, 25세 대구은행 입행 후, 줄곧 대구은행 근무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은, 경상북도 경산 출신으로, 영남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 한 뒤, 25살의 나이에 대구은행으로 처음 입행을 한 뒤로, 40여 년간 대구은행에서 경력을 쌓아온 정통 대구은행人이다.

또한, 2017년 3월 DGB금융지주 그룹임원추천위원회는 박인규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선임하면서, 2020년까지 3년간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 박인규 회장, ‘디지털금융과 비은행 부문 확대’ 비전 제시

박인규 회장은 재선임의 포부로 “디지털 금융과 비은행 부문 확대를 통해, 그룹의 성장 동력과 체질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고객과 지역사회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모범적인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인규 DGB그룹 회장은, 재선임 임기의 포부로 비은행부문 확대를 외친 것은 물론, 첫 임기 동안 DGB생명보험과 DGB자산운용을 편입시켰으며, 라오스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DGB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 그래픽_진우현 기자

◆ 자산운용업 진출, 증권사 인수 등으로 2020년까지 종합금융그룹의 꿈

박인규 회장은 지난 2014년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BNK금융지주에게 패한 뒤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지방은행에서의 패권을 잡기 위해 꾸준히 M&A시장에서 매물을 찾아왔었고, 최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DGB금융지주가 4,700억 원을 매각가를 제시해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위를 선전함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8월 14일 DGB금융지주와 2파전 승부를 예고했던 우리은행-IMM PE 컨소시엄은 사실상 딜 드롭(Deal Drop)을 선언했다. 우리은행-IMM PE컨소시엄 측은 적정 가치 대비 과도한 수준으로 DGB금융지주가 베팅한 것으로 추후 자금 회수 측면에서 감당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단독 인수후보로 남은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의 새 주인으로 유력시 됐다.

◆ 박인규 DGB금융 회장, 9월 6일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경찰에 입건.

BNK금융지주의 성세환 전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이번에는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배임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혐의 내용으로는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고, 비자금 규모는 3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 등 임원 6명은 2014년 3월부터 올해 2017년 7월까지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상품권을 법인카드로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공제하고 현금으로 바꾸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대경티엠에스는 대구은행의 행우회 출자회사로, 대구은행의 업무, 시설, 용역관리를 맡고 있는 회사임/ 자료조사_김지훈 기자

◆ 갑작스런 내풍(內風)으로 하이투자증권 인수, 물 건너 갈수도

갑작스러운 내풍(內風)에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9월 6일 박인규 회장을 비롯해 비서실, 마케팅부서, 사회공헌부 등에서 일하는 직원 5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 입건되면서, 만약 박 회장 등의 혐의가 입증돼 DGB금융이 당국으로부터 ‘기관에 대한 제재’를 받으면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임원이 위법 부당행위의 주된 관련자이거나 다수의 임원이 위법·부당행위에 관련된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을 수 있다.

금융회사감독규정 제15조 제3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3년 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으면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벌금형 이상을 받았을 경우엔 3년 동안 경영권 인수 및 자회사 설립도 제한된다.

또한, 금융권 일각에선 DGB금융에 대한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도 하이투자증권의 인수가가 문제가 될 것이란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희망가는 4300억 원 정도로, DGB금융은 작년에 약 32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해 추가 증자를 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증자 없이 내부자금 등을 동원해 자금을 마련하면 지주의 부채비율과 대구은행의 자본적정성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쪽이든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DGB금융그룹 흔들기, 관치금융 의혹에 사퇴설 까지

올해 초 재선임된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사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박 회장은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자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본인의 거취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작금의 사태가 불거진 데 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가라는 후문도 돌아다닌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온 상황에서 지역, 특히 TK지역의 주요 금융사 수장 자리라고 해서 안전한 건 아니란 소문이 도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경북 경산 출신인 박 회장은 대구상고, 영남대를 졸업하였으며, 금융권 친박 성향의 인사로 분류되고 있으며, 대표적 친박 의원인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잇따른 사건을 박 회장 책임으로 몰고 가며 경영권을 흔드는 건 ‘친야 성향(친박)’ 박 회장을 곱게 보지 않는 세력의 모종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게 조심스러운 관전평이다.

▲ 자료조사_김지훈 기자

◆ 안개 속으로 묻힌 ‘DGB금융그룹의 미래’

이번 내사를 통해, 박인규 회장의 비자금 의혹과 몇몇 직원들의 성추행 의혹 등으로 박인규 회장의 리더십에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정부의 금융권 친박인사 흔들기 이건, 박인규 회장 개인의 도덕성 문제이건, 앞으로 DGB금융지주의 향방이 불투명해진 것이 확실시 되어 보인다.

앞으로 DGB금융그룹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사퇴하거나, 금융당국의 제제를 받게 되면, 하이투자증권 인수 실패는 물론, DGB금융그룹의 비 은행 부문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시도는 무산 될 것이며, DGB금융그룹의 향방 또한 안개 속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박인규 회장의 문제가, DGB금융그룹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영향을 주고 있어, 향후 박인규 회장의 거취가 주목이 되는 시점이다.

※ 다음호에는 JB금융지주 김한 회장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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