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대성 일간 리웍스리포트 편집국장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의 서울시가 국내 최고의 땅이라 불리는 강남에 소형평형건립비율을 50%까지 늘리겠다는 안을 내놔 강남일대 재건축사업단지가 들끓고 있다.
서울시 내에 서민이 살아야 할 공간이 재건축·재개발로 인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복안으로 강남땅에 서민이 거주하고 살 수 있는 곳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남 개포주공1단지를 비롯한 2·3·4·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최근 개포주공1단지재건축이 60제곱미터 이하 소형주택을 20%만 짓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해 서울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개포 일대 재건축조합들은 이에 호응하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형국. 다만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 소형주택을 35%를 짓겠다는 절충안도 나오고 있어 서울시와 개포재건축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이 같은 복안은 서민이 살 공간의 부족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강남 일대에 60제곱미터 이하 소형주택을 짓는다 해도 서민이 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조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남 일대 아파트는 3.3제곱미터당 2500만~3000만원 정도 한다. 전용면적 60제곱미터(분양면적 79~82제곱미터)미만의 아파트는 7억~8억 원 안팎에 거래된다.

새 아파트일 경우 이 보다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게 되고, 또 최근과 같은 소형아파트 인기가 대형보다 큰 것을 감안할 때 분양가는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개포재건축 아파트의 소형주택은 최소 7억~8억 원의 가격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 만큼의 돈을 가진 자가 과연 서민으로 불리어야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소형주택을 임대용으로 쓰기 위해 부자들이 매입한다 해도 전세가는 3억 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며, 월세로 돌린다 해도 보증금 5000만원에 250만원의 월세시세가 만들어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250만원을 월세로 낼 수 있는 사람을 과연 서민으로 봐야하는 문제가 생기며, 서민이 이 만큼의 돈을 내고 세 들어 살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아니 들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지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로 인해 서울시는 단독주택이나 다세대 등 서민형 주택이 사라지고 이곳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상황은 결국 서민들은 내쫓길 수밖에 없는 사태가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박 시장은 이 같은 사태를 미리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모 대학 K교수가 제시한 소형주택건립비율 상향에 의견에 대해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상적인 계획이라 할지라도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이 사태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바로 강남의 우후준순 들어서 있는 밤업소 노동자들의 대거 입주사태이다.

실제 대치동 등 재건축한 아파트에 초소형아파트를 건립해 분양한 사례가 있다. 지금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밤업소 노동자들이 많다는 조사가 있다.

이로 볼 때 또 하나의 주거문제를 우려할 수 있고, 개포 재건축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것도 일견 이해할 만한 일이다.

서민이 살지도 못하는 곳에 서민형아파트를 짓는다고 하면 이것이 과연 옳은 정책일까에 대해 다시금 곱씹어봐야 한다.

주장이 계속되면 결국 극한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의 형상만 만들고 말 것이다. 분양가 7억원을 가진 사람을 서민으로 봐야하는가. 아니면 전세금 3억 원을 내고 사는 사람을 서민으로 봐야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월세 200만~300만원을 내는 사람을 서민으로 치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풀기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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