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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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사회기획] 최근 노약자를 향한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흉기를 사용해 상해를 입히거나 치사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수 건 수차례 보도되고 있다. 개인의 범행이 모두를 위한 ‘치안’ 유지를 헤집고 있다.

특이점은 ‘일면식이 없는’, ‘길을 가다가’, ‘처음 본 사이에’ 범죄가 이루어진 사건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무연고’ 흉악범죄 발생을 체감으로 느끼고 있는 요즘, 타인에 이유 없이 분노를 표출하고, 홧김에 폭력을 행사하며, 결국 범행하는 사건을 되짚어 보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하는 묻지마 범죄, 분노 범죄가 코로나 시국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심리적 스트레스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약자의 사전적 정의는 ‘늙거나 약한 사람’이다. 여기서 약하다는 것을 힘의 측면에서 본다면 완력이 세지 못해 타인의 공격에 제대로 대적할 수 없는 상태로 설명될 수 있다. 그러한 신체 조건을 가진 사람을 통상 약자라고 부른다.

이에 <뉴스워커> 취재진은 노약자를 노인, 여성, 어린아이로 정의해 노약자를 향한 흉악범죄 사례를 나누어 조명해 본다.


손주들 돌보러 왔다가 무자비한 폭행 당한 70대 노인


지난 22일 임 씨는 아들 집을 찾았다가 아파트 주민 20대 남성 A씨로부터 심각한 폭행을 당했다. 임 씨는 평일 낮시간에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온 것이었다.

임 씨는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건장한 체격의 A씨에 무차별적으로 폭행 당했다. 20여분 간 폭행을 당한 임 씨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고, 얼굴과 팔에 골절상, 뇌출혈 증상까지 보여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 바닥은 임 씨가 흘린 피로 흥건했다고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증언했다.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처참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A씨가 임 씨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데 ‘눈이 마주쳤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소 황당한 이유를 들어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30일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당초 중상해 혐의 적용에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목격자 진술, CCTV증거 등을 고려해 살인미수 혐의로 변경됐다.

피해자 임 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에게 별안간 폭행을 당한 상황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낮 카페서 마구 폭행 당한 30대 여성


지난 5일 대구 시내 한 카페에서 30대 남성이 30대 여성을 다짜고짜 폭행하고 도주했다. 폭행이 일어난 시간은 단 2분여, 여성이 기절했는데도 남성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고, 순식간에 벌어진 폭력에 여성은 광대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피해여성과 가해남성은 일면식 없이 ‘처음 마주친’ 상황이었다. 카페에 들어온 남성이 갑자기 여성이 앉아 있는 자리로 와 거기 있던 가방을 치우고 앉았다. 이에 여성이 항의하자 남성은 벌컥 화를 내며 소리 지르고 욕설을 퍼붓더니 이내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목격자 진술과 CCTV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진행하던 중 지난 9일 대구 중구의 한 전통시장 부근에서 가해남성을 긴급체포했다. 현재 이 남성은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건은 대낮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 벌어진 대담한 폭행 사건이다. 피해여성은 외출하기조차 두렵다고 호소했다. 평범한 일상,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길거리서 여성과 어린아이가 동시에 당한 ‘동반’폭행


지난 26일 서울 노원구 길목에서 여성과 아이가 40대 남성 A씨로부터 난데없이 폭행을 당했다. A씨는 한 손으로 여성의 목을, 다른 한 손으로 아이의 목을 잡고 졸랐다. 두 사람의 목을 쥐고서 길 한쪽으로 밀치기도 하고, 심지어 여성은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 당하기도 했다. 덩치 큰 남성의 위력에 여성과 아이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목격자 황 씨가 A씨를 제압하기 전까지 여성과 아이를 향한 폭력이 이어졌다. 이후 제압된 A씨는 말없이 황 씨를 쳐다보기만 했고, 황 씨는 그 눈에서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공포스러웠다고 증언했다.

A씨는 지적장애인인 것으로 밝혀졌고, 폭행 혐의를 들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A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한 뒤 A씨를 병원에 응급입원 조치했다.

대낮 길거리에서 여성과 아이가 ‘길을 가다가’ 낯선 사람에게 이유 없이 당한 폭행 사건은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상기 사례들은 모두 최근에 벌어진 일이다. 노약자는 공격을 당해도 방어가 어려우니 손쉽게 공격할 수 있는, 공격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 상기 사례들과 유사한 사건에 대한 단죄여론이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노약자를 향한 흉악범죄에 솜방망이 처분이 아닌, 강력한 처벌로 단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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