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이 2012~13년 세 차례 신입공채에서 국내 응시자들의 출신 대학과 전공 분야에도 최저 5점에서 최고 15점까지 점수를 세분해 차등 부여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중진공은 정부의 출연·출자 또는 재정지원으로 설립돼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2017년 현재 평균 근속기간 14.5년, 평균 연봉이 7761만원에 이르기에 ‘꿈의 직장’이라 불린다. 따라서 경쟁률도 높은 편이어서 2013년 하반기 채용시험에는 36명 모집에 8670명이 지원했을 정도다.

그런데 중진공을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응시자들을 출신대학에 따라 1등 국민부터 꼴찌국민까지 11개 등급으로 나눠 차별 대우를 했다는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2013 신입 채용 서류전형 기준(안)’에서 전국의 4년제 대학 187개교를 다시 본교/분교, 주간/야간을 기준으로 257곳으로 세분한 뒤, 최고 15점부터 최저 5점까지 일일이 점수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스카이(SKY) 등 최상위권 6개교는 만점, 중앙대·경희대 등 차상위권 7개교는 14점을 줬으며, 비수도권에선 부산대·경북대 등 국립대와 영남지역 일부 사립대가 12점으로 최고였지만 대다수는 10점보다도 낮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 ‘친박 실세’였던 최경환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의원이 청탁 압력을 넣은 지역사무소 인턴 출신 지원자는 학교점수가 12점이었으나 점수 조작으로 최고 15점으로 바뀌는 등 유력자들의 뒷심에 힘입어 바늘구멍을 뚫은 비리도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공공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해 7월 간호직 신규 채용때 출신학교를 4개 그룹으로 나눠 학교 성적에 따른 선발 기준에 차별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서울시내 4년제 대학은 대학정원의 성적순 70%이내, 국립대는 성적 40% 이내, 경기도 및 7대 도시 4년제 대학은 성적 20% 이내, 지방 4년제 대학은 성적 10% 이내 등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는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신규 채용때 출신 대학교에 따라 0.8부터 1까지, 전문대와 고등학교는 각각 0.75와 0.7의 가중치를 두는 방식으로 학력과 학교를 차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성적이 우수하고 변호사나 회계사 자격까지 갖춘 응시자들이 서류전형에서 억울하게 탈락한 반면, 최상위권 대학 출신 지원자들 상당수는 부당한 특혜를 누렸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공기업의 ‘성별·신체·학력·연령 등에 대한 불합리한 제한’을 규정으로 금지한 때가 2010년, 국가인권위가 이들을 차별행위로 규정하기 시작한 게 2002년이지만 공공기관의 학력, 학교 차별은 중진공 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도 공공연하게 차별을 해온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을 요구하고 있는 문 정부에서 공공기관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