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인가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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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SSG 닷컴은 ‘SSG 푸드마켓’의 대표 상품 450종에 대해 새벽배송을 시작한다고 한다. 물론 지역은 아직까지는 서울과 수도권에 한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새벽배송이 모든 유통업계의 화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각종 언론에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마켓컬리가 대전광역시 등 충청권에 대한 샛별배송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으며 GS홈쇼핑, 11번가, 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 및 오프라인 유통업계 모두 배송이라는 택배 서비스를 가장 큰 차별화 전략이라 생각한 것 같다. 쿠팡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온 샘이다.

물론 빠른 배송은 국내시장에서는 큰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빠른 배송은 언제나 온라인 쇼핑몰의 큰 화두였기 때문이다. 상품에 대한 불만보다는 배송에 대한 불만이 더 높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제품은 이제 소비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지금 주문하면 언제 도착하는 서비스가 없다는 것은 물건을 팔지 않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빠른 배송이 유통기업의 대표적인 서비스가 된 것은 이미 16년 전이다. 그 당시 미국 아마존의 경우에는 연회비 119달러에 가입하면 ‘아마존 프라임’ 회원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이들에게만 무료배송을 시작한 것이다. 16년이 지난 지금은 지역과 물품에 따라 당일 배송이나 2시간 내 배송도 가능하다고 하니 아마존의 물류 네트워크는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서비스가 된 셈이고 이것이 아마존의 성장 전략인 셈이다. 우리나라보다 100배 넓은 미국 지역에서 이 같은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류서비스 기업경쟁력 최우선 과제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쉬운 서비스가 바로 물류 서비스다. 지역은 작지만 유연한 노동시장이 존재하고 있고 언택트 시대에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은 이제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것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물류 및 택배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고 있어 일자리가 늘어나는 모양이지만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플랫폼 노동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면서 노동의 질은 이제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게도 성장에 따른 노동시장의 질적 하락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것 같다.

새벽배송과 같은 물류 서비스의 혁신은 어쩌면 노동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질이 떨어지는 노동자를 양산해 내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에서는 이미 과로 등으로 인해 사망자가 지난 1년 사이에 9명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대책은 오직 오래 근무하면 주식을 주겠다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노동자 환경개선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성장에 비해 더딘 노동환경과 제품품질


노동자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 같은 새벽 배송 서비스를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결국에는 각 유통 업체에 입점된 기업이거나 소비자라는 것이다. 유통 업체들은 판매를 대행하면서 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이를 통해서 수익을 만들어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물류 서비스의 혜택에 대한 비용 지불은 입점된 업체들의 수수료일 것이며 이 수수료를 내기 위한 업체들은 상품 가격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유통 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 장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새벽배송시장이 2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되었고 올해에는 4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이에 따른 역효과에 대해서 벌써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그에 따라서 동반성장하는 산업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하지만 성장으로 인해서 더욱 힘들어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다면 그것을 성장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한 줄로 요약해 버리기에는 너무나 무서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통업체가 빠른 배송에만 치우쳐 각 카테고리별 제품의 질을 우선적으로 높이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제품에 대한 하자나 유통기한 등에 대한 모니터링 등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 업체가 우선적으로는 좋은 제품을 잘 선별하고 이 제품을 소비자 원하는 배송날짜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가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는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동반성장할 수 있는지 그 묘안을 생각해 내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의무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과연 새벽배송이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서비스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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