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들 중 일부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가정에서 추도 예배를 드린다.

기독교의 교리상 예배는 원칙적으로 하나님께만 해야 하나, 제사 문화의 전통이 강한 한국에선 기독교인들이 이를 절충하기 위해 추도 예배라는 형식이 생겼다. 예배는 하나님께만 해야 하며 추모가 유교적 개념이기 때문에 기독교 내에서 추모예배에 대한 논란이 적지는 않지만, 고인을 기억하며 고인을 보내주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한다는 의미로도 행해진다.

추도 예배는 성경에 기간이나 내용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기준이 없다. 기존의 제사 문화가 기독교 속에서 추도예배 형식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새로남교회·등주교회·안양제일교회 등은 신도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추도 예배 순서를 홈페이지에 올려 성도들의 예배를 안내하고 있다.

안양제일교회가 배포한 '추석 명절 가정예배'에 따르면 ▲사도신경 ▲찬송 589장 ▲기도 ▲성경봉독 ▲말씀 ▲찬송 ▲주기도문 순으로 가정예배를 진행한다. 예배 진행에서 주의사항도 명시돼 있다. 고인을 추모하는 데서 추모예배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라고 돼 있다. 또한, 사진을 준비하는 것은 좋으나 촛불이나 향을 피우지 말고 음식을 예배 전에 차려놓지 말라고 권장하고 있다.

등주교회가 작성한 추석날 예배(추모예배)는 조금 다르다. 찬송가는 559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와 491장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부르고, 성경봉독은 신명기 31장 7~8절을 봉독한다. 특히 설교 뒤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엔 주기도문을 낭송하며 마친다.

추도 예배는 20분 내외가 적당하며 예배 인도자는 가장 또는 가족 중에 연장자가 맡으면 된다. 김영범 CBS사목은 "'추도 예배' 혹은 '추석 가족 예배'는 일반 예배와 순서가 같다"며 "조상님을 생각하며 기도를 하더라도 기도의 대상은 하나님이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통용되는 추모 예배의 방법은 오해를 막는 차원에서 음식상을 미리 들여오지 말고 둘러 앉아서 예배를 드린 뒤에 식사하는 것"이라며 "음식상을 놓고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경우엔 식탁에 둘러 앉아서 예배 드리기를 권한다"고 했다. 이어 "성묘하러 갈 경우가 있는데 산소를 바라보며 일렬로 서서 목례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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