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영욱의 동서남북] 박근혜 ‘나 홀로 추석’, 구속연장 초조함 때문인가
[뉴스워커_김영욱의 동서남북] 박근혜 ‘나 홀로 추석’, 구속연장 초조함 때문인가
  • 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7.10.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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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컬럼니스트] 서울구치소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긴 추석 명절 연휴를 접견인사 없이 ‘나 홀로’ 보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추석 연휴기간인 2일과 7일에 가족을 만날 수 있지만 혈육인 박지만 EG 회장,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접견을 거부했다. 변호사 자격으로 찾아오는 유영하 변호사에겐 연휴 기간 만날 수 있는 날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은 매년 명절을 전후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에 성묘를 다녀왔다.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였던 지난 설날에도 양친의 묘소를 살폈다. 그러나 이번 추석 땐 차례조차 지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추석 당일인 4일 전국 52개 교정시설에서 지내는 수형자 합동 차례엔 기결수만 참석할 수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석 연휴기간인 2일과 7일 가족을 만날 수 있었지만 혈육인 박지만 EG 회장,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접견을 거부하면서 쓸쓸한 추석 명절을 맞이 했다. 사진은 익산 교도소 촬영세트장 및 쓸쓸한 추석을 맞이하는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의인화 했다. 그래픽_진우현 기자

교정당국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인(囚人)이어서 추석 성묘를 다녀오거나 가족들과 차례를 지내지는 못하지만 구치소 안에서 송편도 먹고, 영화도 보고, 독서 등을 하면서 추석연휴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교정당국은 보통 설날이나 추석, 성탄절 등 공휴일에 특식을 내놓는다.

서울구치소는 추석날 조식에 모닝 빵과 잼·샐러드·스프·우유와 함께 송편을 특식으로 배식했다. 중식으로는 닭곰탕·미역줄기볶음·채소와 쌈장·무생채를, 석식으로는 미소된장국수·콩나물밥과 양념장·김·열무김치 등을 준비해 명절을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3일 개천절에는 특식 옥수수를 맛봤고 연휴 마지막 날인 한글날(9일)에는 맛밤도 먹을 참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소화기 계통이 좋지 않다’며 평소 배급된 음식의 3분의 1가량만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구치소 내 교정방송인 <보라미> 방송은 추석 당일 오후 6시에 <국제시장>을 방영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이미 본 영화다. 특히 이 영화는 독일 광부와 간호사 파견, 베트남 전쟁 파병, 중동지역 근로자 송출 등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재임시절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2015년 1월 박 전 대통령은 파독 광부와 이산가족 등과 함께 서울 한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10.6m² 크기의 독방에는 TV가 비치돼 있다. 평일에는 오후 4∼9시 교화 방송 채널을 통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감방에 비치된 TV를 일절 켜지 않는다고 한다.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후 ‘국정은 안 돌보고 드라마만 봤다’는 비난을 받은 일이 마음에 상처가 됐기 때문일까.

대신 박 전 대통령은 추석 연휴에 ‘독서삼매(讀書三昧)’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고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 전편을 다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주말은 물론이고 재판이 없는 날에는 식사와 약간의 운동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 독서에 시간을 쓰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토지>를 모두 읽자 유 변호사는 최근 각각 7권인 고 이병주 선생의 대표작인 <지리산>과 <산하>를 영치품으로 넣어줬다.

이 같은 박 전 대통령의 ‘나 홀로’ 추석 행보는 검찰의 구속영장 연기 청구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연휴 직후인 10일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청문절차를 갖는다. 오는 16일 구속 만기일을 앞두고 검찰에서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혐의는 1차 구속영장 청구 당시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던 롯데와 SK 관련 뇌물 부분이다. 재판부에서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구속기간이 최대 6개월 연장된다.

박 전 대통령은 연휴 이후 결정될 재판부의 판단에 대한 초조함을 명상과 독서로 달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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