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 인물_이성태 대표/ 그래픽_뉴스워커

[뉴스워커_기업분석] 2020년 자산총액 기준 재계 서열 40위의 세아그룹은 1960년 고 이종덕 창업주가 설립했다. 1971년 부산에서 서울로 본사 이전을 하며 본격적으로 철강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1996년 현재의 사명으로 확정된 후 2001년 세아제강의 투자사업 부문과 임대사업 부문이 인적분할 방식으로 신설법인 세아홀딩스가 설립되었다.

창업주의 장남 고 이운형 회장과 차남 이순형 현 회장이 형제 경영으로 그룹을 운영해왔다. 도중 고 이 회장이 작고한 후 오너 3세 이태성 대표이사와 이 회장의 장남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함께 사촌경영을 하고 있다. 이순형 회장의 세아홀딩스 지분 일부 매각과 이태성 대표의 세아제강지주 지분 매각, 이주성 부사장의 세아제강지주 매입 등의 변동이 발생하자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그룹 측에서는 계열 분리는 계획에 없는 것으로 답하기도 했다.


세아홀딩스의 안정적인 배당 지급 원동력은 계열사 내부거래’?


세아그룹 내 지배 정점인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5.12%의 이태성 대표다. 2대 주주는 이 대표의 사촌인 이주성 부사장으로 지분율 17.95%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모친 박의숙 부회장, 이 부사장의 부친이자 이 대표 부친의 동생 이순형 회장 등 오너 일가 개인이 지분에 참여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개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만 따져도 72.38%이므로 사실상 주주총회에서의 입지는 이미 탄탄하다. 이와 더불어 이 회장 일가 소유의 에이펙인베스터스와 이 대표 부부의 가족 회사 에이치피피가 각각 0.01%, 9.38%의 지분을 차지해 특수관계자의 지분율 총합계액은 81.77%. 사실상 세아그룹 오너 일가가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세아그룹은 세아홀딩스 이외 29개의 국내 계열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아홀딩스직속인 국내 자회사의 수는 총 10개다. 이중 세아홀딩스, 세아제강지주,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다섯 곳이 상장 등록된 곳이다.

세아홀딩스에 대한 오너 일가의 입김이 센 상황에서 지주사 지분율이 100%이거나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절반 이상인 자회사가 내부거래로 매출을 내고 있다. 세아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세아엔지니어링이나 세아네트웍스, 세아엘앤에스만 해도 일감몰아주기가 만연하다. 기체 펌프 및 압축기 제조업을 하는 세아엔지니어링(202156일자 지분매각으로 자회사 탈퇴)20% 안팎의 내부거래 비중을 나타냈으나 2020년 들어 29.1%로 크게 증가했다. 통신 부품의 판매, 공장 자동화 및 사무자동화 시스템 구축 용역 사업과 전기통신 설비공사를 하는 세아네트웍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다른 계열사보다 높았다. 2019년에는 66.8%까지 치솟았으나 2020년에 44.4%까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심각하다. 일반 화물자동차 운송업을 영위하는 세아엘앤에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점차 상승하고 있고 이마저도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아홀딩스의 지분율이 절반 이상인 세아에삽이나 세아베스틸, 세아엔앰에스도 3년 동안 각각 평균 29.8%, 10.5%, 17.8%의 내부거래를 기록했다. 세아제강지주와 이순형 회장의 지분율이 50% 이상인 세아제강 또한 일감몰아주기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출처_금융감독원

이렇게 일감몰아주기로 실적을 낸 계열사 중 대부분이 지주 회사로의 배당금 지급을 주총에서 결정했다. 세아홀딩스의 완전 자회사인 세아네트웍스는 2020년 재무제표 기준 주총에서 순이익의 2배보다 더 큰 배당을 결정을 내렸다. 또 다른 완전 자회사 세아에삽은 2018년 순손실이 난 가운데에서도 세아홀딩스에 중간배당 약 100억원, 결산배당 40억원을 지급하며 지배 회사에 유리한 방향의 결정이 이루어졌다. 세아엘앤에스의 3년 평균 59.8%의 배당성향을 기록하는 등 순이익의 절반 이상이 지주사 수익에 보탬이 됐다. 지주사 및 오너일가 개인의 지분율 합계가 50% 이상인 세아베스틸이나 세아제강도 지주 회사 위주의 배당 정책이 실시됐다는 점도 감안하면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는 세아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실적 흐름 상관없는 배당 실시, 결국 모든 수혜는 오너일가에 돌아가는가?


자회사의 높은 배당성향에도 불구 순수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의 실적은 불안정하다. 특수관계자가 81.77%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실적과는 상관없는 듯한 배당성향이 나타났다. 가령 3년 중 당기순이익 규모가 가장 컸던 2019년에는 되레 배당성향 18.4%로 가장 낮았지만 가장 순이익이 최저치였던 2020년에는 31.3%로 배당성향이 제일 높았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차등 배당을 이루어지지 않은 데다 소액주주도 8.25%에 불과해 주주 환원주의로 보기에도 상당히 어렵다.

매년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주당 배당금으로 오너 일가 등이 챙길 수 있었던 배당금 규모는 우리의 예상을 비껴가지 않았다.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이태성 대표에게 2018년부터 2020년까지 98억원 이상의 배당금 지급되는 것으로 결의됐다. 즉 한 해에 30억원 이상의 배당이 결정돼 사실상 돈방석에 앉았다. 2대 주주인 이주성 부사장이 세아홀딩스에서 수령한 배당수익만 3년간 50억원 이상에 이른다. 이순형 회장 역시 연간 10억원이 훌쩍 넘는 배당금을 챙길 수 있었다. 특히 이주성 부사장이 받은 배당금은 지분 매입 등의 자금 확보의 원천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대표 외 오너 일가 개인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한 2020년 총배당금은 약 6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23.7%에 달한다. 매년 보유지분수를 높여온 이 대표 가족 회사인 에이치피피도 짭짤한 배당금으로 회사 수익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철강 그룹으로 굳건히 자리 잡아 온 세아그룹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이지만 지난 2016년 내부거래 관련 공시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간 세아홀딩스가 순수 지주 회사로 기업의 투명성을 강조해왔지만 이 이미지가 한순간 와장창 깨져버리게 됐다. 자회사로부터의 배당 수익이 주요 수입원이어야 순수 지주 회사로서의 의미가 있으나 배당 실시의 원천이 자회사간 일감몰아주기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사촌경영의 모범적 사례로 세아그룹이 평탄한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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