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해외 소재땐 한국내 거래소와 연관성등 확인 필요
텔레그램·오픈채팅으로만 고객 응대? 삭제땐 연락 두절
사업자등록번호 있을땐 국세청 홈피서 사실 여부 조회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비트바이코리아 등 가상화폐거래소 먹튀 사건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뉴스워커>가 단독보도한 가상화폐거래소 '에그빗'에 대한 신뢰성 의문 제기 후 해당 거래소는 메인 홈페이지 링크를 유튜브로 연결시켰다. 해당 유튜브는 비트바이코리아 피해를 호소하는 영상으로,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후 사이트 자체가 사라졌다.

피해자 600명 이상, 피해액은 수십억원에 추정될 것으로 보이는 비트바이코리아의 먹튀 사건과 에그빗의 먹튀 논란을 취재하면서 공통된 먹튀 정황을 찾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고객을 유인한 뒤 연락을 끊었다.

이에 <뉴스워커>에서는 최소한의 피해예방을 위해 비트바이코리아와 에그빗에 대한 취재후기를 공개한다.


비트바이코리아, 잠적 후 '에그빗'으로 앱 변경


비트바이코리아가 모든 소통 채널을 단절하고 잠적한 건 지난 10일이었다.

비트바이코리아는 이날 홈페이지와 카카오채널, 텔레그램 대화방 등 고객들과 소통 가능한 모든 창구를 삭제했다. 해당 업체를 홍보하던 유튜브 채널들 또한 사라졌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건 구글 스토어에 등록된 비트바이코리아 앱 뿐이었다. 그러나 해당 앱도 지난 13일자로 '에그빗'으로 어플명을 변경했고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야말로 남아있던 흔적들을 모조리 지운 것이다.

지난 12일 기준 비트바이코리아는 앱을 통해 '높은 안정성과 수익률의 비트코인 1000x 500x 레버리지 거래소'라고 소개하며 비트코인의 선물 거래, 마진 거래, 무기한 계약이 지원된다고 홍보했다.

해당 업체는 지난 7일까지 고객들에게 응대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바이코리아는 사기를 우려하는 고객에게 "거래소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없다"거나 "먹튀 문제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안심시켰다.

(왼쪽) 에그빗은 비트바이코리아와 무관하다고 공지를 올렸으나 이후 메인 홈페이지가 사라졌다. (오른쪽) 잠적 후 홈페이지가 사라진 비트바이코리아.
(왼쪽) 에그빗은 비트바이코리아와 무관하다고 공지를 올렸으나 이후 메인 홈페이지가 사라졌다. (오른쪽) 잠적 후 홈페이지가 사라진 비트바이코리아.

특히 "투자를 해 손해를 본 고객, 타 거래소가 악성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업체는 모든 소통 경로를 끊고 잠적했다.

이어 비트바이코리아는 13일 해당 앱을 '에그빗'으로 변경했다. 주소와 앱 소개글, 모두 에그빗으로 바뀌었다. 에그빗 측은 긴급공지를 통해 "에그빗은 비트바이코리아와는 100% 상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 또한 거짓으로 판명나고 있다.


에그빗, 공식 홈피 '사기 피해 유튜브'로 연결


당초 <뉴스워커>는 비트바이코리아가 잠적 후 왜 자신들의 앱을 다른 가상화폐거래소인 '에그빗'으로 변경했는지를 알고자했다.

지난 13일 에그빗은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비트바이코리아라는 곳이 먹튀를 했고, 이유는 모르겠으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저희 플랫폼 주소를 포워딩을 한건 같다"면서 "일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취재를 하면 할수록 에그빗은 '비트바이코리아 무단 도용'의 피해자가 아닌 '2의 비트바이코리아'라는 의심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앞서 비트바이코리아는 캐나다의 가상화폐거래소 '비트바이'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 비트바이를 본사라면서 문의사항은 본사에 연락하라고 했지만 정작 캐나다 '비트코인'은 한국의 비트바이코리아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로고 또한 비트바이코리아가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 확인됐다.

에그빗도 마찬가지였다. 에그빗이 본사라고 소개한 곳은 홍콩 소재의 사설탐정 전문업체였다. 해당 업체의 주업무는 가상화폐와 무관했다.

일반 고객들이 해외에 소재한 기업들을 잘 확인하지 않을 거라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에그빗 지점의 사업자등록번호 또한 엉터리였다.

기사화 직후 에그빗 홈페이지는 한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됐고 이후 아예 홈페이지가 웹상에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점은 현재까지 영업 중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었다.


가상화폐거래소, 이럴땐 신뢰성 의심해봐야


시중은행과 실명거래를 트지 않은 가상화폐거래소 이용 시 이 점을 꼭 유의해야한다.

바로 내가 지금 텔레그램 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해 대화를 하는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 또는 연관이 있는 직원(지점)이 해당 방을 삭제했을 시 모든 소통 채널이 단절되는 지 여부다.

텔레그램과 오픈채팅은 익명성을 내세우는 채팅 프로그램이다. 이외에 소통채널이 없다면 상대가 잠적할 시 그야말로 '먹튀'를 당하는 셈이다.

비트바이코리아의 경우 촬영감독과 유튜브에 출연한 이들의 신원만 나왔을 뿐, 먹튀 사기에 관계된 회사 관계자 그 누구의 신원정보도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메인 홈페이지가 사라진 가상화폐거래소 에그빗도 지점과 블로그를 통해 여전히 홍보가 되고 있지만 사업자등록번호는 가짜이고 전화번호 역시 수신정지가 된 상태다.

피해발생시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고작 카카오톡 오픈채팅 뿐이다.

비트바이코리아는 먹튀 직전까지도 사이트 신뢰성 의혹에 대해 "악의적 루머"라고 고객을 안심시켰다. 에그빗은 홈페이지가 사라지기 전까지 자신들은 비트바이코리아와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비트바이코리아는 물론 에그빗도 자신들은 안전하다고 광고했지만 결론은 먹튀였다.


먹튀 피해자 유혹하는 또다른 가상화폐거래소들


일부 가상화폐거래소는 비트바이코리아와 에그빗의 먹튀를 두고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들의 사이트를 홍보했다. 자신들은 먹튀를 절대하지 않고 안전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 대부분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만을 통해 고객을 모집하고 있었다.

한 사이트는 다른 사이트가 사기라며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홍보했지만 이 사이트도 오픈채팅만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었다. 사업자등록번호는 당연히 없었고 고객센터라고 안내한 연락처는 텔레그램이나 오픈채팅 뿐이었다.

이들 업체를 이용시 언제든 제2, 3의 비트바이코리아 먹튀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픈채팅으로만 영업을 한다고 해서 무작정 먹튀 업체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먹튀 사건에 연루된 업체들이 오픈채팅 등 익명성을 바탕으로 영업을 해왔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익명성을 강조한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오픈채팅이 가상화폐거래소 먹튀 범죄에 이용되고 수많은 피해자를 낳는 상황이다.

이들은 검색이 용이한 네이버 블로그 또는 유튜브를 통해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었다. 투자원금 보장, 먹튀 손실 만회, 100만원으로 1억 벌기 등등 미사여구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지만 이들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오픈채팅을 삭제만하면 고객들과 모든 소통을 언제나 단절시킬 수 있기에 허위·과장광고를 마음껏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피해 발생시 현재로서는 업체 고발을 제외하고는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고 있다.

먹튀 의심이 가는 가상화폐가래소를 소비자들이 거르는 것만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피해 예방법인 셈이다.

<뉴스워커>가 비트바이코리아와 에그빗 보도 이후 취재과정 전·후를 기획기사로 다시 다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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