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여부에 대해 법원이 이번 주 내에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는 다음주 월요일인 16일 24시인 만큼, 법원 판단은 이번 주 금요일인 13일까지는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찰과 변호인단의 의견을 청취했다. 재판부는 이번주 중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의 정점에 있는 점 ▲검찰·특검 조사에 출석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점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될 경우 증거 조작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은 수사 당시 출석 의사를 명시적으로 하고도 출석하지 않았고,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발가락 통증 등을 이유로 3차례나 재판에 불출석하고는 재판부 지적을 받고 나온 적도 있다"며 과거 사례를 제시했다.

검찰은 "박근혜 피고인은 특검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탄핵심판 과정에도 헌법재판소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헌법과 법률을 존중하지 않는 피고인의 태도를 보면 불구속 상태가 되면 재판에 불출석하는 등 재판에 협조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석방될 경우 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증거를 조작하고 번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를 정확히 규명하고 상응하는 죄를 묻기 위해 구속영장이 발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을 경우)정상적·상식적인 재판 진행이 불가능한 것은 자명하다"며 "신속히 재판이 이뤄져 국정농단의 실체를 규명하고 정확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속영장이 발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롯데와 SK 관련 뇌물 사건으로는 추가 구속할 수 없다고 맞섰다.

유영하 변호사는 "롯데나 SK에 대한 공소사실은 이미 구속영장 단계에 포함됐고, 다만 기소 단계에서 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법적인 해석 부분"이라며 "관련 내용으로 2차 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롯데나 SK에 관한 부분은 이미 핵심 사항의 심리가 마친 상태"라며 "더는 구속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이 피고인의 구속 기간을 6개월로 제한한 근본 취지는 미결수에 대한 인권 침해 억제"라며 "추가로 구속하는 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해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롯데나 SK에 대한 공소사실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선 "주요 증인들의 증언이 이뤄졌고, 관련 물증도 검찰이 압수해 법원에 제출했는데 인멸할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따졌고, 도주 우려에 대해선 "상식선에서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장은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뒤 "구속영장이 추가로 발부된다면 증거인멸, 도주 우려 등 일반적인 구속사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난 4월 17일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 만기는 16일 24시까지다.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박 전 대통령은 17일 0시를 넘어가면 석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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