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모씨(35)가 10일 범행을 자백했다. 이씨 딸은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건네고 시신을 내다 버리는 데 동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보도자료를 내고 “이씨가 딸의 친구 A양을 살해하고 사체유기를 한 사실에 대해 시인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만 “범행동기 및 살해 방법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은 딸에 대해 “집에서 영화를 보자고 놀자고 하여 친구를 집으로 데려와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후 나가 다른 친구들과 놀고 집에 들어오니 친구는 죽어 있었고, 아버지로부터 ‘내가 죽였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이씨와 딸을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는 종전까지는 A양 시신을 내다 버린 사실은 인정했으나 A양을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경찰은 또한 “딸은 친구의 시신을 검정색 캐리어가방에 담아 아버지와 함께 차량에 싣고 강원도 영원 야산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씨 딸과 A양은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낸 사이였고, 과거에도 이씨 집에 여러 차례 놀러온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사망한 부인이 좋아했던 아이라는 이유로 A양을 부르라고 딸에게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딸의 진술을 토대로 “피해자에게 수면제 먹이는 것을 부녀가 하루 전에 모의했다”며 “이씨 딸이 수면제 먹인 것은 아빠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씨가 피해자를 특정해 딸에게 데려오라고 시켰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의 딸은 초등학교 동창인 A양과 함께 사건 당일인 지난달 30일 낮 12시쯤 서울 중랑구 망우동 집에 들어갔다. 이씨 딸은 이어 혼자 오후 1시쯤 외출했다가 오후 8시에 집에 돌아왔다. 이씨 딸은 다른 친구들과 만나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에서 지난 1일 사이 딸의 친구인 A양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강원 영월군의 야산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8일과 9일 조사에서 시신을 유기한 혐의는 인정하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A양이 집에 놀러와 자신이 자살하기 위해 준비해 놓은 수면제를 실수로 먹어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한편 경찰은 또한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로부터 시신으로 발견된 딸의 친구인 A양(14)을 부검한 결과 피해자 혈액에서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구두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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