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게시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해명문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재단의 입장문 내용에도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재단 측에서 해당 글을 게시한 과정을 문제 삼기도 했다.

먼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해명문을 올리게 된 데는 2018년 열린 두 행사와 관계가 있다. 20181020일 진행된 ‘2018 대한민국 시민 in 학생축제중 한 부스였던 ‘10대 페미니스트 성장 동아리행사 현수막에 재단의 이름이 오른 일을 일각에서 지적한 것.

2018년 10월20일 진행된 ‘2018 대한민국 시민 in 학생축제’ 중 한 부스였던 ‘10대 페미니스트 성장 동아리’ 행사 현수막
2018년 10월20일 진행된 ‘2018 대한민국 시민 in 학생축제’ 중 한 부스였던 ‘10대 페미니스트 성장 동아리’ 행사 현수막

또한 같은 해 315일부터 15주 간 진행된 영어책 모임, 페미-수다 1기 회원 모집행사 후원명단에 재단의 이름이 오른 일도 지적 대상이 됐다. 젠더 이슈를 둘러싼 갈등으로 페미니즘 사상에 반발하는 일부 여론이 전개된 여파인 듯 보이는데, 실제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페미 묻은 재단이라며 비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이에 재단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해명문을 냈다. 10월 행사의 경우 교육부 주최, 재단을 포함한 충청남도교육청,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행사 취지는 아동 및 청소년이 직접 참여해 아이들 관점의 정책안을 개발하고 제안하는 것으로, 전체 부스 중 재단이 담당한 곳은 놀이 및 권리 체험, 정책 관련 부스였기 때문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문제 제기된 행사 및 행사에 함께한 기관들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3월 행사의 경우도 독서 동아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장소를 제공한 것이지, 해당 모임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재단이 이러한 해명문을 게시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다. 21일 공식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리기 하루 전 타 사이트 게시판에 먼저 글을 게재한 것이다.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등지였는데 그중 디시인사이드의 국내 야구 갤러리(야갤)’에 해명문을 게시한 점을 문제 삼은 여론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문제가 된 야갤은 당초 국내 야구 관련 게시판이었으나, 일부 이용자들의 성인 여성,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연령대를 막론한 성적 대상화 및 성적 학대 게시물 소비, 공유 문제 등으로 오랫동안 논란이 야기된 곳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논란이 불거진 영어 책모임 안내문으로 해당 안내문은 지난 2018년에 치러진 행사다.<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논란이 불거진 영어 책모임 안내문으로 해당 안내문은 지난 2018년에 치러진 행사다.<사진: 2018년 3월15일부터 15주 간 진행된 ‘영어책 모임, 페미-수다 1기 회원 모집’ 행사 안내문>

이번 논란으로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청원글까지 올라온 상황. 이와 관련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추가 답변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관계자는 논란에서 빚어진 오해를 시급히 풀고자 해명 형식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먼저 게시하게 됐다. 이는 직원 한명의 독단적 결정이 아닌, 재단 내부에서 회의를 거친 결과였다고 답변했다.

이어 온라인상에 재단명을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등장한 곳,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해당 게시판을 선정하게 됐다고 언급하면서, 글을 올리기 앞서 게시판의 성향을 확인하지 못한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0183월 행사의 경우 세종시에 위탁 받아 장소를 제공한 취지였다. 이처럼 어떠한 모임이든 열린 공간 차원으로 재단에서 장소를 후원해 오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UN아동권리협약의 내용을 준수하는 아동복지 기관으로, 특정 사상을 옹호하거나 옹호하지 않는 차원이 아닌, 어떠한 이념을 초월해 무엇에도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재단의 방향성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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