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대성 일간 리웍스리포트 편집국장
뜬금없는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말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 지금의 부동산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이 말과 다르게 작금의 현실은 그 날개조차 없는 듯하다.
‘언젠가는 반전의 기회가 온다.’ 손자병법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이고 진리로 꼽히지만 역시 현 시국은 답답하기만 하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은 집값이 올라야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사업의 해답은 백약이 무효다.

아무리 좋은 처방을 써 본들 효력이 없는 답답한 현실만 반복될 뿐이다.
최근 재건축아파트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대치동의 ‘은마아파트’가 8억 원이하로 추락했다. 한 때 14억 원을 호가하던 이 아파트의 운명은 더욱 암울해지기만 할 뿐이다.
재개발의 지분값도 다르지 않다. 3.3㎡당 가격이 상승해야 비로소 사업의 성공을 점쳐볼 수 있다. 허나 지금의 부동산 가격은 끝 모를 추락을 반복할 뿐 역전의 기회는 모호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하반기 반짝 상승하던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가격은 MB정부의 DTI(총부채상환비율)라는 금융규제로 인해 상승선은 꺾이기 시작했다. 그 이후 정부는 집값을 잡았다는 자아자찬에 빠져 시장의 죽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30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주간아파트시황만 되풀이되는 부동산 정보업체의 보도 자료가 얄미울 뿐이다.

최근 재건축·재개발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건설업체와 공사비협상을 벌이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강동구 고덕4단지, 고덕6단지, 고덕7단지 등이 그곳이며, 강북에도 강남에도 그리고 경기도의 재건축·재개발 구역도 공사비 협상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들의 작태야 뻔하다. 건설사는 한 푼이라도 공사비를 높게 받으려하고, 조합에서는 한 푼이라도 깎아야 조합원에 이익이 된다보고 벌어진 격차를 좁히려 하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양보심은 없는 것인가가 의문일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시장의 상황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으로 점철된다.

결국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라고는 건설사는 조합에, 조합은 건설사에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치킨게임’양상이 만연된다. 작년 서울의 용산사태의 주범이었던 ‘용산 국제빌딩4구역’의 공사비 협상에서 시공사인 삼성물산·대림산업·포스코건설의 제시 공사비 문제로 조합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들은 결국 협상 차를 좁히지 못했고, 양측의 버팀 식 협상에 조합은 최종 계약해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곳 뿐 아니다. 초대형 아파트를 건립하는 왕십리뉴타운3구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반복되었다. 이들 치킨게임의 결과는 조합원의 원성으로 이어졌다. 이미 이주를 마친 상황에서 기간만 늘어 금융비 발생은 뼈아픈 현실이 되었고, 새롭게 시공사를 선정했지만 그 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경기도의 안산시의 재건축 단지 인 중앙주공6단지 또한 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을 벌였으나, 상황은 동일했다. 결국 시공사와의 계약은 해지됐고 이들은 새롭게 아파트를 건립해 줄 시공업체를 찾고 있다.

협상은 상대의 이익을 빼앗으므로 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이익을 만드는 것이라 했던가. 지금까지 그런 또 다른 이익은 분양수익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뻔히 예견되는 분양률 저조현상을 “우리는 그렇지 않을 거야”라는 막연한 바람만 가지고 협상테이블에서 양보심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이 술안주 삼아 얘기하는 것은 ‘정부의 당근’에 쏠리고 있다. 정부가 나서야 비로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잡았던 금융규제 든 그 어떤 규제도 풀어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금의 금융규제는 당연한 것인 양 청와대의 달변가들을 통해 공허한 메아리만 풀어낼 뿐이다.

그것을 바라겠는가. 이제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고 시장의 활기를 찾기 위해 너와 내가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바람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헤어나갈 그래서 성공의 잔을 마주칠 묘안 점을 찾아야 한다. 고민은 고민에 그친다.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몰입을 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또 다른 생각, 남들과 다른 묘안을 건설사든 조합이든 찾고 풀어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나가는 방법이며, 그것만이 서로가 살고 너와 내가 성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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