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에서 건강으로 커피 소비 패턴 대전환

[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카페인은 커피나 차 같은 일부 식물의 열매, 잎, 씨앗 등에 함유된 알칼로이드(alkaloid)의 일종으로, 개인의 신체와 내성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적당량을 섭취했을 경우 중추신경계와 신진대사를 자극하여 피로를 줄이고 정신을 각성시켜 일시적으로 졸음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으며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카페인을 장기간 다량 복용했을 경우 카페인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 카페인중독은 짜증, 불안, 신경과민, 불면증, 두통, 심장 떨림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신체·정신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카페인의 일일 섭취량을 제한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400mg, 임산부의 경우 300mg, 청소년의 경우 체중 1kg당 5mg 미만을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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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제 되는 것은 청소년인데, 체중 1kg당 5mg이므로 체중이 50kg인 경우 125mg 미만을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커피 음료, 에너지 음료, 커피 우유에는 제품에 따라 카페인이 126∼149㎎가 함유된 것으로 조사돼 1회 음용만으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의 경우에도 한 잔 기준으로 믹스커피 60-80mg,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 120mg 정도로 믹스 커피 기준으로는 5잔,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 기준으로는 3잔 이상을 마시면 식약처가 제시한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 국내 커피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믹스커피 등 맛 중심의 커피시장이 이제 원두커피 아메리카노 등 맛보다는 건강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도 프리미엄 인스턴트 카누, 루카스 나인 등을 시장에 내놓으며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한국소비자원이 2015년 12월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355g 기준으로 150mg, 카페베네는 레귤러 사이즈 360g 기준으로 58mg의 카페인이 검출되기도 했다.

1잔 기준으로는 최대 섭취량을 넘지 않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어느 제품군을 고르건 위험성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제품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높다면 음용 횟수를 줄일 필요는 있다고 볼 수 있다. 카페인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면 2잔을 초과하여 마시는 것은 바람직한 구매 패턴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살펴보기 위해 키를 이용하여 표준 체중을 구한 뒤 작업 대사량을 곱하는 공식을 적용해보기로 한다.

먼저 남성과 여성을 구분해 남성은 키(m) X 키(m) X 22, 여성은 키(m) X 키(m) X 21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여성의 키가 160cm라면 1.6m로 계산하면 1.6 X 1.6 X 21= 53.76kg이 표준 체중이고, 53.76에 작업 대사량 35을 곱하면 1881.6Kcal가 나오게 되는데 160cm의 신장을 가진 여성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1881.6Kcal라고 할 수 있다.

이때 활동이 거의 없다면 작업 대사량을 35대신에 30을 곱하면 되고, 활동이 많다면 40을 곱하면 된다. 예를 들어 160cm의 여성이 활동이 많다면 53.76에 35가 아닌 40을 곱하여 2150.4Kcal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 되는 것이다.

한편 ‘카누’나 ‘루카스 나인’과 같은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는 1회 제공량당 5Kcal를 넘는 경우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열량 조절이라는 면에서는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반면 믹스커피는 설탕이나 크림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보다 열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 1회 제공량당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 골드’는 50Kcal, 남양 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44Kcal의 열량이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믹스커피를 3잔 이상 마시면 300Kcal 밥 1공기의 반에 해당하는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열량 조절 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하겠다.

특히 지난 8월 21일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배윤정 교수팀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블랙커피와 커피믹스 섭취 정도에 따른 건강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하루 2잔 이상 커피믹스를 마시는 40-64세 중년 남성은 블랙커피를 즐겨 마시는 중년 남성보다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 발병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므로 중년 남성들에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한 질병이다.

◆ 믹스 커피 시장 하락세, 원두커피 스타일 시장 상승세

10월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커피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믹스커피의 점유율은 2010년 57.9%에서 2015년 41.6%로 16.3%p 감소한 반면 원두커피는 15.0%로 8.1%p, 원두커피 스타일 인스턴트커피는 21.4%로 8.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 판매량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서식품의 ‘카누’는 2016년을 기준으로 10억 봉을 초과하여 판매되었고, 2012년 1억 9000만 봉, 2013년 3억 7000만 봉, 2014년 5억 6000만 봉, 2015년 7억 4000만 봉이 판매돼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누’를 출시한 동서식품 외에도 남양유업은 ‘루카스 나인’을, 한국 맥널티는 ‘아이브루’라는 브랜드를 출시하여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믹스커피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원두커피와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소비자들이 열량 관리에 주목하여 1잔당 50Kcal에 달하는 믹스 커피보다는 1잔당 5Kcal 미만의 원두커피와 인스턴트커피 구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 인스턴트커피 시장에 라떼(우유) 바람 분다

전통적으로 원두커피 스타일의 인스턴트커피 제품은 아메리카노와 같은 블랙커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카누, 루카스 나인, 아이블루 등의 유명한 인스턴트커피 브랜드가 출시한 주력 제품은 어김없이 블랙커피였다.

하지만 최근 출시 경향은 이런 전통에서 조금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동서식품은 ‘카누 라떼’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이는 기존의 블랙커피에서 탈피하여 원두커피에 라떼(우유)를 첨가한 것이다. 카누 라떼에 대한 시장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라떼 부분에서는 남양 유업이 출시한 ‘루카스 나인 라떼’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봉을 돌파했을 정도로 그 기세가 강하다. 출시 직후 일 5만 봉에서 지난 9월 기준으로는 일 10만 봉에 달할 정도로 판매량이 수직 상승해서 적어도 라떼 부분에서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 라떼 돌풍이 일어나자, 후발 주자들도 앞 다퉈 라떼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대표적으로 한국 맥널티의 아이브루가 지난 9월 8일 우유 크리머가 더해진 신제품 ‘아이브루 예가체프 라떼’를 출시했다고 발표한 것을 들 수 있다.

블랙커피보다 라떼가 가미된 원두커피가 강세인 현재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맛에서 건강으로…커피 소비 패턴의 변화

과거 커피의 소비 패턴이 달콤한 맛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면, 현재의 구매 패턴은 빠르게 건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열량이나 카페인 함유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제품을 소비하건 카페인이나 열량이 함유돼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식약처나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권장 섭취량을 지키면서 소비하는 패턴이 요구된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제품이건 하루에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피하고, 카페인 분해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2시간 이내에 2잔 이상의 커피를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은 소비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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