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와 배민의 단건 배달 경쟁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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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쿠팡이츠쿠팡이 만든 음식 배달 서비스다. 서비스 시작은 지난 20195월이며, ‘단건 배달을 기존 음식 배달 서비스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기존 시장 점유율이 높던 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배민라이더스’, ‘푸드플라이배달 대행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기존에 배달을 선호하지 않던 이른바 맛집에만 한정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이렇듯 기존 어플이 한정적으로 배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기존 배달 가맹점 측에서는 해당 가맹점의 배달 직원이나, 업주와 따로 계약한 배달 대행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 반대로 쿠팡이츠에서 주문을 받을 경우 다른 배달 대행 업체를 이용하고 있더라도 쿠팡이츠의 배달원을 통해서만 배달하도록 해 단건 배달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쿠팡이츠는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강남 3구에서 배달의민족을 제치는 기염을 토하며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배달의민족이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나, 과거에 비해 다소 낮은 60%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배민1...


쿠팡의 매서운 공세에, 배달의민족도 지난 8일 단건 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배달의민족은 기존의 배달 서비스를 배달, 새로이 도입한 단건 배달 서비스를 배민1’로 명명해 분리했다. 어플 이용자와 식당 양쪽에 배달과 배민1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배민1 서비스는 서울 송파구에서 시작해 차차 확대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배민1 개시를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 1, 쿠팡이츠 측에서 선제공격을 시작했다. 무료 배달 행사를 시작한 것이다. 2019년 서비스 출시 이벤트 이후 무료 배달 행사는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이 단건 배달까지 시작하면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주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강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경쟁...


배달의민족 측에서는 배민1의 주문 중개 이용료가 전 세계 민간 음식 배달 플랫폼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고 알렸다. 주문 중개 이용료는 건당 12%(카드 수수료 및 결제 이용료 별도)이고, 배달비는 6천 원이다. 배달의민족은 그에 더해 중개 수수료 1천 원, 배달비 5천 원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프로모션 종료 기간은 정한 바 없다.

이는 쿠팡이츠를 의식한 전략으로 보이는데, 쿠팡이츠가 기존에 중개 수수료 15%, 배달비 6천 원을 내건 상태에서 실제로는 수수료 1천 원에 배달비 5천 원만 적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각종 쿠폰과 프로모션을 동반한 출혈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이 다른 앱에 비해 충성도가 낮아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단기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배달 고래 싸움에...


배민1 서비스 개시 관련 기사에서는 다양한 댓글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중 본인이 점주라는 작성자도 찾을 수 있었다. 해당 작성자는 배민1을 이용해 15천 원 메뉴를 하나 팔 경우 본인에게 돌아오는 돈이 1천 원 정도라며, 배달의민족 측에서 중개와 배달을 동시에 맡으며 매출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셈이라 정리했다.

이는 이미 여론의 우려로도 언급된 바 있는데, 단건 배달 시장의 확대가 장기적인 배달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단건 배달로 속도가 빨라지는 대신 배달 수행 건수가 줄어드는 탓이다. 배달 노동자의 부족한 수입을 메우기 위해서 배달료 인상은 불가피하고, 인상된 배달료는 점주와 고객이 나눠 분담하게 된다.

또 다른 댓글의 작성자는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이 최대한 오래, 팽팽히 맞서기를 응원했다. 어느 한쪽이 무너지고 다른 쪽이 사실상의 독점 구조를 형성하는 순간 지금까지 소비자가 얻었던 혜택이자 배달앱 측에서 지불했던 마케팅 비용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고자 하리라는 것이다.

이처럼 두 배달 고래싸움에 점주와 소비자가 흔들리고,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 싸움의 결과가 두 고래의 공존일지 한 고래의 승리일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새우의 몰살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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