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_이재현 CJ그룹 회장

[뉴스워커_이필우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개최한 골프대회에서 외신 언론사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것과 관련, 국내 언론사를 소외시키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소재한 그룹 소유 골프장 나인브릿지에서 한국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인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달러)를 열었다.

주목할 부분은 이 회장이 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정오께 미국 NBC방송 골프채널의 생중계에 등장해 영어로 중계 캐스터와 대담을 했다는 것이다. 대회 기간 내내 제주에 머물렀던 그는 제이 모나한 PGA 커미셔너(최고 관리자)와 코스를 돌며 경기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자를 격려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CJ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캐스터의 요구에 “과거 CJ는 단지 설탕과 식품을 만드는 제조회사였다”면서 “제가 경영을 시작한 이후 식품서비스와 생명공학, 물류, 특히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분야까지 다양한 사업 확장을 통해 CJ를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변화시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CJ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기업이며 우리는 각각 사업영역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면서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범위를 더욱 확장해 궁극적으로 전세계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룹 총수가 방송에 직접 나와 영어로 인터뷰에 응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특히 이 회장은 재벌가 총수 중 ‘은둔형’으로 꼽히는 인물이어서 이번 방송 출연은 매우 파격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회장이 은둔경영으로 널리 알려진 것처럼 그동안 국내 언론사의 취재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광복절 사면으로 출소한 이후 유수의 국내 언론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언론사 ‘패싱’ 논란까지 불거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언론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난 5월 4년여 만에 공식석상에서 ‘2030년에 최소 3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1위에 올라서는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CJ가 10년 간 개최되는 이번 대회를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문화 플랫폼’으로 키워 ‘2030년 월드 베스트 CJ’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로 끼우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직접 외신과의 인터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이 국내 언론사와의 접촉이 거의 없었던 점을 십분 고려해 NBC 출연 이후에라도 국내 언론사들과 잠깐이라도 기자간담회를 가졌더라면 패싱 논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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