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생리대 제조업체 4곳 등 제조수입업체 생리컵 시판 승인 앞둬

[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생리대 대체재로 주목받는 ‘생리컵(menstrual cup)’의 국내 정식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식약처에 따르면 이달 현재까지 국내 제조업체 1곳, 수입업체 3곳 등 4곳의 제조 수입업체가 생리컵 시판 승인을 받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냈다.

국내 생리컵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국내 제조 및 수입하려면 식약처로부터 안전성 및 효과성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생리대 파동 이후 생리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생리컵 정식 판매 요청 여론이 빗발치자 식약처는 지난 9월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생리컵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 여부 및 위해성을 조사하기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생리컵 제품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여부와 위해평가까지 시행하는 등 안전성에 대한 조사 후 허가여부를 올해 결정할 전망이다.

▲ 생리대 파문이 쉽게 가라앉고 국정감사의 대상이 될 정도로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생리대의 대체제 생리컵이 국내 시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_김태연 기자,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생리컵 국내 첫 상륙 예정…생리대 핵심 대체재 될까

우리나라에서 ‘생리컵’은 단순 여성 용품으로 인식될 정도로 여성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생리컵은 외국 각국에서 이미 보편화돼 있고 미국과 일본에서는 생리컵을 의료기기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생리컵에 대한 내용도 청소년 교과서 및 교재를 중심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생리컵 출시를 안전성 등을 고려해 보류하고 있었지만 생리대 파동 이후 국내 생리컵 판매 요청 여론이 빗발치자 생리컵이 정식 판매 될 전망이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제조업체 1곳과 수입업체 3곳 등 4곳의 제조수입업체가 생리컵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냈다.

국내 생리컵은 외국과 마찬가지로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국내제조 또는 수입하기 위해 사전에 식약처로부터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이 중에서 수입업체 1곳이 허가신청을 낸 미국산 제품에 대해 위해성 검사가 끝나는 대로 허가를 낼 것으로 밝혔다.

◆ 여성에게도 생소한 개념… ‘생리컵’ 진실은

생리컵은 여성의 생식기 질 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의료용 실리콘 재질 여성용품이다.

생리컵 주재료인 의료용 실리콘 재질은 무독성 물질로 친환경 원료 중 하나다.

또한 관리도 용이해 부식 우려가 없어 최대 사용기간은 대체로 10년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가들은 2~3년을 권장한다.

형태는 종 모양으로 생겨 부드럽고 탄력성 있는 촉감으로 평균 길이는 5~6cm, 직경 3~4.5cm 정도 크기다.

생리혈 상태, 양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여성의 건강상태를 즉각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가격도 2~4만 원 대로 비교적 저렴해 해외에서는 생리컵 사용이 보편화돼있다.

지난 5월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생리컵 사용자는 조사대상자 1.4%였지만 생리컵의 사용 용도를 알고 있는 사람은 41%였다.

생리컵 경험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경제적 부담 감소(87.4%), 피부 알레르기 예방(95.4%), 환경보호(85.9%) 관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82.4%는 다른 사람에게 추천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 생리컵, 독성쇼크 증후군 우려 있어

하지만 의료계 및 국내외 일부 연구진들은 생리컵에 의한 독성쇼크 증후군을 우려하고 있다.

생리컵은 질에 상처가 있는 상태로 사용하면 감염, 배탈, 신부전을 일으키는 ‘독성쇼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질 내로 손을 넣어 교체하는 생리컵 사용법으로 인해 감염에 대한 우려로 나타난다.

실제 과거 질속 염증이 있는 채 생리컵을 사용하다 독성쇼크증후군이 일어난 캐나다 사례가 있다.

하지만 생리컵은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했을 때 보다 피부 발진, 가려움증, 생리혈 감소 등 부작용이 없어 장점이 부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여성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생리대 파동 이후 SNS 및 포털사이트에서 생리컵 사용 후기가 활발하게 공유된다.

소비자의 의견에 따르면 “생리컵은 사용법만 잘 익히면 정말 편안하다”, “일회용 생리대만 쓰다가 사용해보니 신세계”, “그동안 왜 일회용 생리대를 쓰며 전전긍긍했는지 모르겠다. 부작용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아진 기분”이라며 긍정적 입장이 거론된다.

생리컵은 이때껏 출시된 여성 용품 중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각종 연구에 따르면 생리컵은 사용법만 잘 지키면 독성이 거의 잘 나타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 생리컵, VOCs 위해성 검출 등 안전성 고려 최우선시해야

연구진 및 의료계 설명에 따르면 생리컵은 화학물질, 세균 등에 취약할 수 있어 국내 시판 전 안전성을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 국내 판매가 추진되고 있는 생리컵에 대해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검출 및 위해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심사 중인 생리컵 제품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입업체가 생리컵 국내 판매를 위한 허가 심사를 신청했다”며 “최근 여성생리용품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걱정이 커진 것을 고려해 생리컵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검출량이 있는지, 어떤 종류인지, 위해한지 등을 조사키로 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검출결과를 살펴보고 인체 위해평가까지 시행해 해당 생리컵이 국내에서 판매돼도 괜찮은지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생리대 VOCs 관리 기준은 국내외 모두에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이 높아져 생리컵 판매 촉구 여론이 커지자 식약처는 위해도가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약 10종을 중심으로 검출량과 위해도를 평가 중이다.

이에 따라 생리컵 첫 시판은 검출량 및 위해도 평가 완료가 되는대로 12 월말까지 국내 시판을 앞 둘 전망이다.

여성의 생존권, 안전권에 직결된 문제는 ‘생리컵’이라는 피난처를 만들었다.

한편으로 ‘생리컵’ 이라는 대안을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 해 사후 약방문식 결과를 낳은 식약처의 태도에 여성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 2의 여성용품 부작용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생리컵 허가 전 사전검토 및 위해성 평가를 철저히 조사해 여성 건강권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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