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혼밥족이 증가하고 있다. 혼밥족이란 혼자 식사를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혼밥족의 증가는 가족 구조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을 지나 1인 가구 시대로 전환되면서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직장에서도 조직 문화를 벗어나 혼자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이젠 저녁시간 외에 점심시간에도 홀로 식사를 하는 사람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직장 내에서도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개인적으로 온전히 사용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통계청이 지난 6월 21일에 발표한 ‘2016년 1인 가구 고용 현황’에 따르면 2016년 10월 기준으로 1인 가구는 527만9000가구로 전년대비 16만9000가구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인 가구 비중은 27.8%로 전년대비 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즉 1인 가구의 증가세는 수치상으로도 증명되고 있고, 당분간 혼밥족의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트렌드에 대응해 산업계도 재빠르게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혼밥 트렌드에 수혜를 입고 있는 업종으로 도시락 전문점, 편의점의 도시락 매장 등을 들 수 있고, 커피 전문점 또한 브런치 제품을 출시해 혼밥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의 깊게 살펴볼만한 업종은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편의점의 도시락 매장을 들 수 있겠다.

▲ 편의점 시장이 나홀로족 특히 혼밥족들로 인해 폭발적 성장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산업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했고, 2030년까지 1인 가구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 하에 편의점 산업은 내년 이후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편의점 도시락 매장의 무서운 성장세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 리테일의 3분기 매출액은 1조 5235억 원, 영업이익 782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9.8% 증가한 수치로 알려졌다. 한편 GS25를 운영하는 GS 리테일 편의점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 7410억 원, 830억 원으로 추정되어 편의점 산업 부분은 올해에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0월 13일 ‘한국 농식품 유통 교육원’의 발표에 의하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0년 7700억 원에서 2014년 1조 7000억 원으로 4년 사이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GS25의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대비 17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해 최근 편의점 도시락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는 편의점 도시락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즉 가격 대비 성능이 다른 품목보다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5월 10일 취업포탈 잡 코리아는 직장인 800여 명을 대상으로 점심값을 조사하였는데, 직장인들은 평균적으로 6100원을 점심값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도의 6370원보다 270원이 줄어든 수치였다.

조사는 직장인들의 점심구매 패턴에 따른 지불 금액에 대해서도 설문 조사를 했는데, 회사 근처 음식점을 이용하는 경우 7050원, 구내식당의 경우 5510원, 도시락 4870원, 편의점 도시락 4840원의 평균 금액이 지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는 것이 음식점이나 구내식당, 도시락을 싸는 것보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점심구매 패턴에 대한 비중도 조사되었는데 회사 근처 음식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44.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33.6%, 편의점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9.8%, 도시락을 싸오는 사람들이 8.9%로 그 뒤를 이었다.

불경기로 인해 직장인들이 점심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것도 한 이유지만, 과거처럼 식당을 이용하는 것 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 등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어서 평균 점심값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 편의점 도시락, 더 이상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 않해

편리성을 추구하지만 건강까지 함께 생각하는 혼밥 트렌드에 맞추어 대표적 편의점인 GS25, CU,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제품군을 재편성하고 있다.

GS25는 4800원에 ‘돔베고기’ 도시락을 내놓았는데 이 도시락은 메인 테마가 보쌈으로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의 ‘돔베고기’ 조리법을 따라 고기를 조리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파전, 새우볶음, 달걀말이 그리고 보쌈과 어울리는 생보쌈김치, 무생채, 쌈장을 담아 프리미엄급 도시락으로 인정받고 있다.

CU는 5000원에 ‘횡성한우 불고기 정식’, 4300원에 ‘횡성한우 사골곰탕’을 출시하였는데, 횡성 한우 불고기 정식은 흑미 밥과 간장 소스에 재운 불고기를 메인으로 무말랭이 무침, 호박나물 무침, 고기완자를 반찬으로 하고 있다. 한편 횡성한우 사골곰탕은 사골 추출물이 함유된 국물에 머릿고기와 뽈살을 넣었고 소면과 만두, 홍고추, 청고추 그리고 깍두기와 소금 후추를 개별 포장해 프리미엄 도시락 군을 형성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4500원에 ‘전주식 한상 도시락’을 선보였는데, 구절판 모양의 용기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구절판에는 버섯과 우엉을 넣은 버섯 우엉 밥을 중심으로 고추장 불고기, 간장 불고기, 동그랑땡, 오미 산적, 고추 튀김, 건취나물, 볶음 김치의 8가지 반찬을 포함하고 있다.

과거 3000-4000원 사이에서 가격대가 형성되었던 편의점 도시락은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에 발맞추어 고급화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편의점 시장 향후 전망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은 통일되어 있지 않다. 먼저 지난해 편의점 산업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하였고, 2030년까지 1인 가구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 하에 편의점 산업은 내년 이후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어 놓는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어놓는 전문가들은 2016년 말을 기준으로 전체 편의점 수가 처음으로 3만개를 넘어섰고, 2014년 7.8%에 그쳤던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2015년 24.6%로 크게 뛰었으며 2016년에도 18.6%에 달했기 때문에 큰 악재가 없는 이상 고속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어놓고 있다.

하지만 핑크빛 전망만을 늘어놓는 것은 위험하다는 전문가들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들 중 일부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신규 출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기존 편의점들도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존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 가맹점주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편의점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성 악화를 보전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득 주도 성장을 지향하는 만큼 최저 임금 인상은 피해갈 수 없겠지만, 소규모 가맹점주를 포함한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 관련자들의 말은 가볍게 들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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