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한령(限韓令) 이후 다각화되고 있는 해외여행 상품

[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 한류를 금지하는 이른바 한한령을 발표하여 한국 방송 수입과 한국에 대한 관광을 제한한 바 있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민들도 다소 무리한 중국의 한한령에 반발하여 중국 여행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각 여행사들이 판매한 여행 상품수를 분석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모두투어의 경우 올해 9월에 판매한 중국 여행 상품은 1만 9034건으로 전년 동기에 기록한 3만 339건에 비하면 37.3%가 축소된 결과를 나타내었다. 올해 10월 판매량은 2만 1404건으로 전년 동기에 기록한 3만 6979건에 비하면 42.1%가 감소한 결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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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드 보복으로 중국이 한한령을 발동한 이후에 한국 쪽에서도 중국 여행을 기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남아나 일본으로 눈을 돌려보면 폭등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무섭게 여행 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 지난 해부터 중국 여행의 대체지로 일본과 동남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사드보복 문제로 중국이 일본으로 눈을 돌리게 된데 있는데 여기에는 엔화가치 하락이 무엇보다 큰 역할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한중관계가 화해모드로 돌입하면서 국내 여해안업이 다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모두 투어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올해 9월 판매된 해외여행 상품은 일본이 6만 9421건, 동남아가 4만 6262건을 기록하여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3%, 40.6%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0월 여행 상품 판매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일본이 5만 6182건, 동남아가 5만 293건으로 각각 12.3%, 42.2%의 성장세를 기록하였다.

패키지 여행사인 하나투어도 별반 다르지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한 매출 타격을 일본과 동남아등 다른 여행 상품 판매 증가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중국의 대체지로 각광받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

전문가들은 일본, 동남아 여행객들이 늘고 있는 이유로 몇 가지를 들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던 관광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관광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던 일본이 그간 아베 내각의 반한(反韓) 행보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저평가 되었던 것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의 한한령으로 한국 국민들이 대체지로 일본을 찾게 되었고, 최근 100엔당 1050원까지 가던 엔화 가치가 100엔당 970원대까지 하락함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일본 여행상품을 한국 국민들이 구매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저평가 되었던 전통의 관광 강국 일본이 그 강점을 점점 회복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동남아는 그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로 한국 국민들이 많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

동남아의 대표적 관광지로 파타야, 세부, 보라카이 등을 들 수 있는데 열대 기후와 해양 스포츠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최근 한국 관광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관광지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는 일본과 비교해서 겨울철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 오염되지 않은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해양 레저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특히 쌀쌀한 가을철을 맞은 한국에 비해 열대 기후에 가까운 파타야, 세부, 보라카이 등의 동남아 관광지는 따뜻하기 때문에 계절적 여행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여 10월 기준으로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이 일본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한중 사드 화해 조짐과 여행 산업의 장래

지난 10월 31일 한국과 중국은 ‘한중 관계개선 협의문’을 공동으로 발표하여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을 밝힌바 있다. 협의문 발표 후 아직 중국의 공식적인 한한령 해제 움직임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언론이나 민간 부분에서 중국의 기조가 달라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중국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은 한국 여행상품 안내를 재개하였고, 상품 구성을 위해 롯데호텔에 실무 협의를 제안하였다고 롯데 호텔 관계자가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한한령 해제에 대해서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민간 부분에서 협의가 오가고 있는 것이 분명한 이상 중국 정부가 과거처럼 완강하게 한한령을 유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또한 중국 언론들의 태도도 이전과는 달라진 것이 분명해 보이는 데,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1일 ‘한국의 태도가 긍정적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은 바 있다. 이 매체는 지난 날 ‘김치만 먹어서 멍청한 한국인’이라는 내용의 사설을 실은 바 있기 때문에 특히 그 태도 변화가 주목할 만 하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사드로 인한 한중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한중 정상회담이나 다른 외교적 기회를 통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점차 사드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여행 산업이 받고 있는 타격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는 것이 업계 관련자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고, 향후에도 중국의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한한령은 발동될 수 있으므로 여행 산업은 이번에 얻은 교훈을 잊지 말고 여행 상품의 다변화를 통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오는 16일부터 여행 박람회 열어

‘2017 모두투어 여행 박람회’가 11월 16일부터 11월 19일까지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된다. ㈜모두투어 네트워크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세계의 다양한 여행정보 및 공연, 풍성한 이벤트와 모두투어 여행박람회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박람회 전용상품까지 전시할 예정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행 산업에 관심이 있거나, 최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는 본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그리 나쁜 결정은 아니라고 하겠다. 특히 11월 16일은 B2B 행사로 인해 일반 관람객들의 참가가 제한되기 때문에 일반 관람객들은 11월 17일부터 11월 19일 사이에 방문을 하는 것이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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