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지난 10월 30일 국정 감사장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발언한 이른바 3NO원칙으로 불리는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이 주목을 끌고 있다.

3NO 원칙은 첫째 “한국은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둘째 “한국은 미국 MD에 편입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셋째 “한미일 공조는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11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3NO원칙을 공식 확인함으로서 3NO원칙이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임을 재차 천명하였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3NO원칙에 대한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3NO 원칙,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정책은 한국 사드 추가 배치 무 검토, 미국 MD 편입 무고려, 그리고 한미일 공조는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무 검토를 일컫는 말이다. 이에 대해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3NO원칙을 공식 확인했고, 이 3 No원칙이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임을 재차 천명했다.<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먼저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원칙에 대해 북핵에 대비해서 추가 배치를 해야 한다고 비판하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첫째, 미군의 사드 추가 배치 요구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미군의 사드 추가 배치 요구가 있다면 그에 대해서 검토를 해서 수용이냐, 거부냐를 결정해야할 필요가 있지만 미군의 요구 자체가 없다면 우리 쪽에서 먼저 검토를 할 이유가 없다.

둘째, 만약 미군의 추가 배치가 아니라 우리 군의 사드 도입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요격 시스템 선정의 문제로 전환된다. 사드는 유일무이한 탄도탄 방어 시스템이 아니다. 따라서 사드 시스템으로 확정해 놓고 검토를 할 이유가 없다.

먼저 현재 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탄도탄 방어 시스템은 KAMD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이다. 미사일 방어체계 중 사드 시스템이 부담하고 있는 임무는 L-SAM이 부담하고 있다.

L-SAM은 포대 당 최소 1조 5천억 원이 드는 사드보다 2조 3천억 원을 들여 4개 포대를 확보하여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독자적 기술 축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뿐 아니라 역대 정부에서도 사드 보다는 KAMD 조기 구축에 더욱 더 매진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L-SAM을 백지화하고 사드를 구입할 이유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일본도 MD 시스템으로 사드 시스템이 아닌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을 구매했기 때문에 한국이 KAMD를 백지화한다고 해도 사드만을 검토할 이유는 없다.

즉 3NO 원칙 중 사드 추가 배치를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원칙은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 미국 MD 편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둘째 “미국 MD 편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는 원칙에 대해서 한미 동맹의 균열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입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역대 어느 정부도 미국 MD 편입을 고려한 적이 없다. 심지어 직전 정권인 박근혜 정부의 입장도 미국 MD를 고려한 적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먼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4월 15일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실은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이 작년 9월 KAMD 공동연구를 위한 약정서(TOR)”를 체결했는데, 이때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BMD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은 바가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25일 한미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할 당시 일각에서 미국 MD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가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고 해서 미국의 MD 체계에 따라 한국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모든 판단은 주도적으로 한다.”며 미국의 MD에 한국의 편입을 부정한 바 있었다.

역대 정권, 심지어 보수 정권조차도 미국의 MD 편입을 부정하였는데, 이는 이념이나 정파 때문이 아니며 국익을 위한 결정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미국 MD에 편입될 것을 강하게 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 MD에 편입되었을 때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중국이나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로 향할 때 한반도에 MD 시스템을 구축하여 미리 조기 경보 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즉 미국은 중국이나 북한의 미사일이 자신의 영토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감지 요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미 동맹을 위해서 그만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보는 쪽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반도에 미국 MD가 배치되었을 때 중국의 보복에 그대로 직면해야 한다. 즉 미국은 MD를 한반도에 설치하여 이익을 얻으면서 우리가 중국의 보복에 희생양이 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예상되는 중국의 보복보다 더 큰 무엇인가를 주지 않는 이상 미국 MD에 편입하는 것은 국익을 해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중국과 미국이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극한 대립을 하는 경우 한미 동맹을 우선시해야 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미국 MD 편입은 절대로 국익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논리적 결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포함한 모든 역대 정권은 미국 MD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문재인 정부도 다를 바가 없다.

◆ 한미일 공조는 한미일 동맹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워딩 자체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한미일 공조가 한미일 동맹으로 발전되지 않는다.”고 하는 워딩은 한미 동맹의 균열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은 CNA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은 굳건히 하되 한국과 일본 간의 동맹은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밝혔다. 즉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한미 동맹을 버린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의 동맹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 정서상으로도 당연하고, 국익을 고려해도 당연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국민 정서상으로는 가장 위급을 다투는 한국 전쟁 시절에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군사적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을 들 수 있다. 즉 한국 국민들 대부분은 유사시에도 일본의 군사적 도움을 받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익을 고려해볼 때 일본과 군사 협정을 맺는 것이 우리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정보 협정을 통해서 정보 교류를 한다고 하지만 미국의 정보력이 일본의 정보력보다 훨씬 우위에 있고, 대북한 인적 정보 네트워크는 우리가 일본보다 우월한 상황에서 한미 동맹이 유지된다면 우리가 일본과 군사 협력을 해도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군사 협정을 체결하면 일본의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로 악용된다는 점에서 일본과의 군사 협정은 체결하지 않는 쪽이 국익에 부합된다 할 수 있겠다. 지금처럼 구체적 사례에서 일본과 공조 체제를 임시적으로 갖추는 것은 몰라도 항구적이거나 공식적인 군사 협력 체제를 갖추는 것은 우리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 3NO 원칙과 향후 산업 전망

위에서 본 바와 같이 3NO 원칙 자체가 국익을 해하는 결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비판으로 3NO원칙이 입장 표명을 넘어 중국과의 합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입장표명은 상황에 따라 3NO원칙을 폐기할 수도 있지만 합의가 되면 그 폐기의 책임을 우리가 물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미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에 대해서 입장표명을 한 것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분명히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에도 마찬가지 입장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입장을 배려하여 3NO원칙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이상, 중국이 사드 보복과 같은 행동을 계속하는 경우 3NO원칙 폐기도 가능함을 분명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3NO원칙 천명으로 일단은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해빙 국면에 들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의 공동 발표가 있은 후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한령을 거두어들이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11월 1일 한국 걸 그룹 마마무는 쓰촨 위성 TV로 생중계 된 아시아-태평양 방송연합 송 페스티벌 2017(Asia Pacific Broadcasting Union TV Song Festival 2017)에 참가했는데, 이는 한국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였던 중국 당국이 물밑에서는 규제를 풀고 있는 것이라는 예상을 낳게 하고 있다.

중국과 관련한 여행 업계, 면세 업계, 문화 업계 관계자들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특별한 악재가 터지지 않는 이상 중국의 한한령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한한령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점, 언제든지 중국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관련 산업계는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도 3NO원칙이 영원불변하는 원칙이 아니라 언제든지 한국의 국익에 맞게 변경될 수 있음을 천명하고, 이 위기를 잘 극복해줄 것이라 믿는 국민들의 기대에 100% 부응하려고 해야 할 것이 요구된다 하겠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