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리모델링 협회장 인터뷰

▲ 김진호 한국리모델링협회 회장.
한국리모델링협회의 3대 협회장이라는 중책임을 맡고 있는 김진호 한국리모델링협회 회장(사진)은 리모델링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선봉장’ 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을 놓고 볼 때 자원을 절약하는 리모델링사업은 국민과 더불어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가장 먼저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아쉬운 때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리모델링을 방치마라

리모델링을 관계하는 업계나 조합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면 정부가 리모델링을 손놓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의 주 초점은 주택공급과 가격안정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시장이 우선돼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은 규제를 통해 획일화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정부가 스스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수요자들도 억압된 틀 안에서만 움직이려하고 정부도 규제를 풀어야 할 뚜렷한 명분이 없는 상태에서 지금의 리모델링시장은 방치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업계 스스로도 자구 노력해야

리모델링업계 스스로도 자생의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김 회장은 전했다.
국내 주택업자들은 새로운 건물에 대한 수익구조를 신축하는데 집중하다보니 보수보강 측면에서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신축보다 향후 시장을 선지했을 때 보수·보강 공법의 발달은 절실하다”며 “현 기업들은 그 분야에 투자를 게을리 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문화 정서가 다 헐고 새로 건물을 짓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얼마든지 기능을 확대하고, 주거편익시설을 유지하면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그것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협회, 리모델링 조합원 포용해야

일각에서는 협회가 리모델링 관련 업체들로만 구성해 사업의 핵심축인 조합원의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협회가 공공성을 목적으로 구성한 단체이니만큼 취지 자체는 좋은데 실제, 회사의 수익구조와 연계성을 갖다보니 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하며 “협회로써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학계나 사업계, 조합원, 일반인도 다수 참여해 진정한 협회의 공익적 성격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자성했다.

김 회장은 또한 “공공성을 담보로 한 협회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지 않으면 어렵다”며 “앞으로는 설계나 시공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 조합원이나 일반인들도 회원으로 참여해 같이 고민하는 장을 마련하면서 아울러 많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김 회장의 의미는 지금까지는 협회의 동력원이 업계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향후에는 업계 뿐 아니라 리모델링의 주체인 조합원과 일반인까지도 참여의 폭을 넓혀 협회 활성화에 이바지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리모델링, 주거환경 주도해야

리모델링은 지금의 주거환경을 대폭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재건축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민의 인식은 집고치기 수준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김진호 회장은 “학교나 병원 등 기존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지역에서의 주거개선방법은 리모델링이 최선이다”며 “국민들의 인식이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어 몇 해 지나지 않아 리모델링이 국내 주거개선시장의 판도를 주도할 것이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회장이 이 같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세계시장의 불안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가장 큰 배경 중 하나가 원자재가 급등이다. 재건축은 모든 자재를 새로 구매해 사용하지만 리모델링은 상당부분을 남기고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자재가격 상승에 대한 압박이 훨씬 경감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사업기간길고, 부담금 높은 재건축을 고집하기란 앞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회장의 예에 따르면 리모델링은 착공 후 1년6개월이면 모든 사업이 완료돼 살던 곳에 재입주할 수 있지만 재건축은 평균 3년 이상이 소요된다. 뿐만 아니라 각종 부담금이나 규제 등으로 사업기간이 길게 소요되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사업절차가 비교적 간소하고 인허가 기간도 짧아 리모델링이 가지는 매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아파트 리모델링 세대수 증가 허용돼야

김 회장은 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서 세대수가 증가할 수 없게 규제해 놓은 것에 깊은 아쉬움을 표했다. 구조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세대수 증가를 못하게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금도 수직 증축은 허용하고 있다”며 “최하층 세대를 필로티를 통한 주민 공동시설로 건립할 경우 1개 층을 최상층에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김 회장은 한 단계 더 높여 2~3개 층 수직증축이 가능케 되면 주민이 내야하는 부담금도 경감되면서 주택공급효과를 더불어 누릴 수 있어 ‘1석2조’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이 부분에 형평성의 문제를 제시했다. 일반 상업용 건물은 기존 층에서 몇 개 층의 증축이 가능한데 아파트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구조안전문제도 리모델링을 실시할 정도라면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지적이다.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구조에 이상이 없는 C등급 이내의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이 의미는 증축을 해도 일부 보강만하면 충분히 수직 증축이 가능케 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이를 통해 입주자에게 해택이 주어진다면 리모델링 활성화는 예상보다 일찍 올 수 있다는 기대를 전했다.

다양한 평면구조 절실

최근 설계되는 리모델링은 주차공간을 극대화하는 등 다양한 구조가 실험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 뿐만 아니라 평면구조의 독창성을 강조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의 성패는 이런 독창성에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리모델링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사항은 평면구조와 주거 편의성의 최대 만족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단지 환경의 특화나 주거공간의 실용성 및 디자인적인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녹지공간을 최대화를 통해 주거지가 아니라 공원과 같은 하나의 여유로운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며 “테마공간이나 휴식공간이 기획돼 짜임새 있고 체계화된 단지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서만이 자산가치의 극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이는 입주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건설, 국가경제 기여 빨리 왔으면

김 회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끝으로 “건설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도래했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 활성화가 시급한 시기라고 전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원리인 시장원리에 의한 자율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믿고 맡겨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리모델링이 됐던, 재건축·재개발 또는 일반 건축사업 모든 분야에서 조화롭게 사회나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게 규제완화나 금융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요즘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인해 자금압박이 많다”며 “실수요자가 없어 미분양인 경우도 있지만 투자자들이 투자가치를 느끼지 못해 미분양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치가 없다는 말은 세금·금융지원·규제문제 등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어 정부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건설경기 활성화 및 실업문제 등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목마른 때이다.

조합장 리더십 길러야

김 회장은 수천억 원대의 자금을 운용하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재개발 조합장들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조합의 분쟁이나 심하게는 파국으로 치닫는 정비사업의 실태를 볼 때 조합장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견해다.

김 회장은 “조합장들은 조직의 관리자인데 이러한 능력이 배양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 없이 시작되다 보니 조합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을 때가 많다”며 “조합장은 대기업의 CEO와 동급이기 때문에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3心을 가져라

김 회장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에는 2가지 금기해야할 마음과 지켜야할 하나의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바로 노심과 소심 그리고 양심이다.

노심은 화를 내는 마음, 보수적인 생각, 관념에 얽매인 생각으로 이러한 생각은 공격적이어야 할 때 움츠러들게 하며, 활동적이어야 할 때 정서적이고, 과감해야 할 때 소극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소심은 리더는 사태를 전환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파이팅이 있어야 하는데 소심하면 자기배짱이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끝으로 양심은 지켜야 할 덕목으로 양심은 기업의 참된 실현가치를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한국리모델링협회 7주년을 기념하여 진행한 김진호 회장 인터뷰 기사이며, 당시 김진호 리모델링 협회장의 인터뷰가 4년 여가 지난 지금에도 정책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점이 많고, 리모델링을 사랑하고 관계하는 일반 독자 및 업계에 귀감이 될 점 등의 부분을 고려하여 재 개제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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